[한 달 동안 SNS/OTT 끊기] 23일 차: 광고 하나가 일으킨 마음의 파문

SNS와 유튜브를 끊은 지 23일째다.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은 지웠지만, 운영하는 고양이 계정에 사진을 올리려 하루 한 번 정도는 들어간다. 사진을 올린 다음 팔로우하는 학교 관련 계정들의 게시물을 훑어보며 학교 사정이 어찌 돌아가는 지 살펴본다. 

며칠 전 그 게시물 사이에서 SONY 광고를 보았다. (왜 하필 소니 광고가 떴을까? 나는 최근 크롬 브라우저로 소니 렌즈를 검색했고, 구글 포토에 올리는 대부분의 사진이 소니 카메라로 찍은 사실도 구글이 알고 있다.  구글은 이 정보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페이스북에 팔았을 테고(또는 상시로 공유되고 있을 수도), 내게 딱 적당한 광고를 내 피드 사이에 교묘하게 끼워 넣었을 것이다.) 나는 습관적으로 "더 알아버기"를 눌러 들어갔고, 이벤트의 자세한 내용을 훑어보았다. 카메라나 렌즈를 살 계획은 없었지만 어쩌다 사은품으로 주는 삼각대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 삼각대 모델명을 검색하여 사용기를 살펴보고, 최저가도 알아보고, 내 카메라에 잘 맞을지 고민하는 데 긴 시간을 소모했다.

단시간에 결정 내릴 수는 없기에 우선 즐겨찾기에 저장했다. 그러나 이후 브라우저를 열 때마다 그 즐겨찾기가 눈에 보였고, 또 클릭하여 들어가서 추가 정보를 얻었다. 나는 그 상품에 나 자신을 스스로 반복하여 노출했고, 내 마음속에 '사고 싶다'는 감정이 점점 커졌다. 

이런 감정 동요는 그 즐겨찾기를 삭제하며 멈추었다. 광고 하나에 노출됐을 뿐인데 제법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했다. 평소 스스로 광고에 저항력이 강하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알아차리기 쉽지 않았다. 만약 최근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면, 지금 내 손에는 그 필요하지도 않던 삼각대가 들려있을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구글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소니가 합작한 이번 광고는 내가 소니 제품을 사지 않음으로써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실패는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되고, 그걸 기반으로 만든 더 교묘한 다음 광고가 나타날  것이다. 그때도 내가 광고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생각해보니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산 고양이 브러시가 있다. 물론 지금 쓰지 않는다. 광고에서만큼 고양이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은 대기업과 IT 플랫폼, 광고 전문가, AI 알고리즘의 단합된 힘을 이길 수 없다. 그들은 인간 본성의 가장 약한 곳을 공략하여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광고에 무참히 휘둘리지 않도록 우리 본성의 취약성을 인지하고 늘 경계해야 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광고가 주 수입원인 무료 서비스(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TV, 네이버/다음 등)에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미 중독되어 벗어날 수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