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과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공통점

  인스타그램의 '스토리'는 너무 유혹적이라 눌러보지 않고는 나가기가 정말 어렵다. 인스타그램 앱 아이콘과 비슷한 붉은 색 테두리가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감싸며 어서 손가락이 눌러주길 빤히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스토리는 사진처럼 친구 계정에 들어가면 언제든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올린 지 24시간 동안만 있다가 사라진다. 지금 보지 않으면 영영 볼 수 없는 콘텐츠라는 생각에 조급함은 더 커진다. 우리의 정신은 '사라지기 전에 어서 확인해보자!!!'라는 충동에 마비된다.

  홈쇼핑 광고에서 많이 보던 방식이다. "자, 주문 마감까지 몇 분 남았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신 이 가격에 이렇게 좋은 제품을 만날 수 없어요! 지금 전화주세요!! 제품이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제품의 꼼꼼히 따져볼 시간 따위 줄 수 없다. 제한 시간을 걸고, 선착순, 한정 수량 등의 미끼를 이용해 시청자를 최대한 조급하게 만든다. 조급해진 인간은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만다. 나중에 자책해도 이미 늦었다. 인간 본성을 파고드는 상술이 내 행동을 이미 조종했고, 시간도 돈도 다 가져가 버렸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도 같은 원리다. 쇼호스트 대신 내가 팔로잉하는 친구와 셀럽이 시한부 콘텐츠를 올리고, 나는 '놓치고 싶지 않은' 충동에 떠밀려 스토리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렇게 스토리를 넘기며 "곧 사라질 콘텐츠를 놓치지 않았어!"라는 저급한 만족감을 누리는 사이에 광고가 하나씩 끼어든다. 사용자들은 서로 플랫폼에 중독시키고, 인스타그램은 광고비를 받아 돈을 벌고, 기업은 물건을 팔아 돈을 번다. 우리는 관심도, 집중력도, 시간도, 돈도 다 내어주기만 하다 끝난다. 자신의 귀중한 정신적, 물적 자원을 플랫폼에 약탈당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 갖다 바치는 꼴이다.

  인스타그램을 엄격한 준칙에 따라 제한적으로 쓰고 있지만, 아예 쓰지 말지 검토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