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1.

[일기] 취향을 두고 논쟁하지 마라 했거늘

유시민은 '글쓰기 특강'에서 '취향은 고백하고, 사실은 기술하며, 주장은 근거를 들어 논증 하라'라고 했다. 취향을 두고 논증하면 안 된다. 하지만 대화하다 보면, 취향과 주장을 혼동하기 쉽다. 잘 생각해보면 취향인데 고백하지 않고 논증하려 하니 당연히 결론이 나지 않는다. 상대방 입장에선 내가 자신의 취향이 틀렸다고 논증하고 있으니, 받아들일 리가 없다. 결국 격렬히 논쟁만 하고, 결론은 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취향이라고 고백하면 됐을 일이다.
때론 주장을 취향이라고 바꿔서 생각해야 할 때도 있다. 친구와의 일반적인 대화에서 주장할 경우가 많은데, 잘 논증하면 보통은 한쪽이 쉽게 수긍한다. 문제는 둘의 주장이 서로 상반되는 경우다. 서른 넘었으면 웬만해선 사고와 경험의 틀을 대화 수준의 논증으로 깨기 힘들다. 논쟁이 격렬해진다 싶으면, 한 쪽이라도 주장을 멈추고, '주장이 아니라 취향이라 치고, 논증하지 말자'라고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 애초에 친구는 논쟁할 대상이 아니지 않은가. 각자 취향으로 인정해주는 게 다툼을 피하는 길이다.
보통 인간은 살면서 겪은 모든 경험과 얻은 지식을 근거로 논증한다. 그걸 반박하면 상대 입장에선 자신의 인생을 반박하는 격이 된다. 그러니 그냥 인정해줘버리는 게 속이 편하다. 마찬가지로 상대의 주장을 취향으로 간주해버리면,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다. 어차피 내 주장으로 남의 사고방식을 바꾸기도 어렵고, 남의 주장으로 내 사고방식이 바뀌기도 어렵다. 괜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