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31.

닭가슴살 반야

[카카오T카풀] 크루 승인됐다


1-2주 전, 카카오T 카풀 크루 신청했다. 첨엔 미니 해치백은 소형차라 안 됐는데, 나중에 추가됐다. 출퇴근 거리야 짧아서 해당되지 않고, 저녁에 수영장 가는 길은 카풀이 가능할 것 같아서. 예전에 차 없던 시절, 수영장 한 번 가려고 버스 기다리다 지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오늘 크루 승인 카톡이 왔다. 앱에 들어가서 웰컴박스 받을 주소를 입력했다. 웰컴박스엔 크루 가입증, 차량 방향제, 카카오 쿠폰이 들어있단다. 카카오 일 잘 하네.
그나저나 어떤 식으로 카풀이 진행될지 궁금하다. 어차피 혼자 타고 다니는 차, 목적지 맞으면 같이 타면 좋지, 기름값도 조금 벌고ㅎ

2018. 10. 30.

사료 먹는 관종이와 얼룩이

[미니 쿠퍼] 머드 가드 주문 @알리 익스프레스

옛날 차들은 기본으로 머드 가드(=스플래쉬 가드, 머드 플랩)가 달려서 나왔던 것 같은데, 요즘엔 머드 가드 붙어있는 차들을 보기 힘들다. 원가 절감인지, 디자인 때문인지, 암튼, 내 미니도 머드 가드가 없어서 젖은 도로를 지나거나 비가 오는 날에 차체에 흙탕물이 많이 튄다. 특히 트렁크 쪽. 해치백은 뒤 타이어에서 튄 물이 트렁크 쪽으로 바로 날아오는 구조라 특히 더하다.
'말자동차'에서 파는 정품을 살까 하다가,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직구했다는 후기도 제법 있어서 알리에서 주문했다.



2~3 주면 도착할 것 같은데, 과연 퀄리티는 어떨지...

2018. 10. 27.

[일기] 미니 MSI(소모품 무상교환) 기한이 2개월 남았는데

내 13년식 미니 쿠퍼 MSI(소모품 무상 교환) 기한은 최초 등록 후 5년 또는 50,000 km다. 적산 거리는 한참 남았고, 올해 12월이면 5년이 지난다. 딱 두 달 남으면서, 마음속 뭔가 조급함이 생겨났다. 차에 별다른 문제도 없지만, 기한이 끝나기 전에 서비스센터에 가서 뭐라도 교환받아야 할 것 같은?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결국 서비스 센터에 전화까지 해봤다. 돌아온 답변은, '경고등이 뜬 부분만 무상교환 대상입니다'. 당연한 걸 물어봤네. 서비스 센터에서도 문제없는 부분을 무상으로 교환해 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질문한 내가 잘못됐다. 애초에 나는 왜 아직 문제도 없는 차를 수리하려 했는가? 물론 그 대상이 소모품 교환이긴 하지만, 엔진오일 교환한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30,000km밖에 되지 않아 기타 소모품도 교체 시기가 멀었는데?
결국 내 욕심이다. 공짜 욕심. 무상으로 교체해줄 때 뭐라도 교체 받고 싶은. 브레이크 패드 공짜로 교환받겠다고 매번 풀 브레이킹 할 수도 없지 않은가. 병원비 공짜라고 일부러 다리 부러뜨리는 것 마냥. 애초에 중고차 사면서 보증 기한에 신경 쓴 게 무의미했다. 이제 3만 km 달린 찬데, 교환할 게 뭐 있겠나. 이전 주인이 아예 정비를 안한 것도 아니고, 정비 내역도 다 있는데.
돈이 중요하긴 하지만, 공짜 좋아하다 대머리 될라. 그놈의 '무상'에 집착하지 말고, 필요하면 내 돈 내고 제대로 정비 받아야지.

2018. 10. 26.

[일기] 이제 다시 1번

며칠 전, 수영장에서 항상 1번(제일 앞에서 출발하는 사람)을 서던 형님이 스타트 다이빙하다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다. 5일 정도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수영을 쉬다 왔으면 무리하면 안 되는데 평소처럼 1번에 섰다가 그런 사고가 난 것이다. 얼떨결에 내가 1번에 서게 됐다. 하, 이게 얼마 만인가. 거의 3~4년 만에 1번 복귀다. 예전엔 젊고 체력도 좋아 1번을 섰는데, 열심히 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2번으로 밀렸었다. 마침 1번의 사고로 내가 다시 1번에 서게 됐는데, 감회가 새롭다. 1번은 앞엔 아무도 없고 뒤에 모두가 쫓아오기 때문에 항상 쫓기는 기분으로 수영을 하게 된다. 앞사람이 느려지면 나도 따라 천천히 가면서 좀 쉴 수가 있는데, 1번은 뒤 사람이 나 때문에 제 속도를 못 내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 때문에 항상 힘을 짜내야 한다. 부담이 되는 만큼, 운동도 된다. 책임감이 커져서,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수영장도 덜 빠지게 된다.
1번 서던 형님이 2~3주는 수영을 못 할 테고, 다시 오셔도 체력 회복하는 데 1달은 걸릴 테니 2달 정도는 내가 1번을 맡아야 할 것 같다. 마침 강사도 열정적이고, 나도 1번을 섰으니, 요럴 때 많이 배우고 체력도 늘려야 한다. 어떻게든 열심히 하고 잘 먹는 수밖에.

2018. 10. 25.

[슈퍼커브] 야간 퇴근길.youtube

출퇴근 거리가 짧아 아침에 늦잠 잘 수 있지만, 라이딩 시간이 짧아지는 건 쪼끔 아쉽기도 함.

2018. 10. 24.

뒹구르르 반야

[일기] 수영 강사가 바뀌어서 엄청 힘든데

10월부터 수영 강사가 바뀌었다. 이 강사가 예전엔 물에도 들어오지 않고 거의 안 가르쳤다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고, 지금은 엄청 빡세게 시킨다. 숨이 차서 죽을 것 같고, 어깨 근육이 터질 것 같을 때까지 시킨다. 누가 힘들다고 앓는 소리 내면, 더 시킨다. 엄청 힘든데, 묘하게 즐겁다.
몸은 힘들지만, 머리는 '암, 이 정도로 해야 체력도 수영 실력도 늘지. 지금껏 너무 쉽게 했어.'라고 생각한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힘들다고 징징거리면 강사는 '아, 이 사람들 체력이며 수영 실력이며 늘릴 생각은 없구나. 그냥 하루 기본 운동량만 채워주면 되겠다. 가르쳐봤자 보람이 없네.'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름만 마스터 반이고, 체력은 초~중급인 반도 많다.
한창 수영할 때는 수영만으로 몸이 제법 좋았는데, 지금은 별도로 웨이트를 해야 싶을 정도로 약해졌다. 근데, 이 강사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다시 예전 몸으로 돌아갈 것 같다. 그래서 수영 끝나고 집에 오면서 닭 가슴살 샐러드도 사 와서 먹고, 달걀도 삶아 먹는다. 강사가 열정적으로 잘 가르쳐줄 때 많이 배워야 한다. 빡세게 돌릴 때 꾹 참아가며 열심히 운동해야 체력도 근육도 는다.
힘들다고 징징대면 수영장에 씻으러 오는 것밖에 안 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2018. 10. 22.

[고양이] 하양이와 아가들이 사라졌다.


지난 토요일, 아깽이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동료의 연락을 받고 가 봤더니 아깽이들과 박스가 사라져 있었다. 물론 어미 하양이도 보이지 않았다. 입학전형 때문에 토요일 내내 학교에 있었는데도, 못 봤다. 오늘 출근해서도 하양이를 보지 못했다. 평소같으면 하루에 세 번씩 꼬박꼬박 밥 먹으러 왔었는데.
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다. 어미가 새끼들 데리고 떠났거나, 누가 세트로 입양했거나, 누가 모두 없애버렸거나. 하양이가 데리고 떠났다면 어련히 알아서 잘 키울 것이고, 그 이후는 운명이라 어찌 할 방법이 없다. 누가 모두 입양했다면, 부디 좋은 인간이라 잘 키워주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최악은 세 번째 옵션인데, 학교 방역 담당자나 조경 담당, 청소부가 직접 또는 신고하여 없애버렸을 가능성. 보호센터 같은데 임시 보호되다가 분양되면 다행인데, 누가 일부러 죽이거나 살처분 했다면 정말 끔찍하다.
꼭 조만간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다시 새끼낳고 힘들게 살지 말라고 근처 보호센터에 TNR도 신청해놨는데. 그동안 정도 많이 들었는데... 부디 멀쩡하게 다시 나타나길.

2018. 10. 19.

하양이와 아깽이

[고양이] 하양이는 육아에 지쳐간다.



하양이는 정 떼는 중인지, 사람들 다니는 계단 옆에 아가들만 두고 어디 다녀오기도 한다. 아무래도 육아에 지친 모양이다. 사람들이 아가들 구경하든 말든, 좀 떨어진 햇볕 잘 드는 곳에서 낮잠도 잔다. 보는 앞에서 한두 마리 집어가도 신경 안 쓸 분위기다. 키울 만큼 키웠고, 챙겨줄 인간들도 있는 것 같으니 홀연히 새 삶을 찾아 떠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렇게 어느 날 아가들 두고 떠나도 원망하지 않으마. 우리가 주인 잘 찾아줄게.

2018. 10. 18.

[일기] 미니보다 문체, 지샥보다 필체

미니 쿠퍼는 내 내면의 어떤 가치를 표현하는가. 뚜렷한 주관? 독특한 개성? 감성?? 자유분방함? 사실 잘 모르겠다. 내 내면에 그런 가치가 있기는 할까? 설령 있다 한들, 미니라는 자동차로 효과적으로 표현되는가?
50만 원짜리 지샥 걸프맨 손목시계는 내 내면의 어떤 가치를 표현하는가. 바다 사나이의 터프함? 거친 바다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한 생존력? 마찬가지로 내가 그런 사람인가? 그런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그 시계를 차는가? 의도가 그러한들, 효과적으로 전달되는가?
소유한 물건으로 내면의 가치를 표현하기는 쉽기도 어렵기도 하다. 돈 벌어 사서 들고 다니면 끝이니 처음엔 쉽다. 하지만 표현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보면 어렵거나, 아예 헛수고일 수 있다.
미니나 지샥 같은 물건보다 문체, 필체, 어투, 목소리, 사진, 영상, 몸짓으로 나를 표현하고 싶다. 얼마나 많이 써야 내 문체가 생길까. 얼마나 많은 잉크를 만년필을 통해 흘려보내야 나만의 필체가 생길까. 어투는 바꿀 수 있을까. 목소리는? 내 사진에 주관이 담겨 있는가? 왜 영상을 만드는가? 난 평소 어떤 몸짓으로 다니는가.
질문이 많은 날이다.

2018. 10. 15.

수영인을 위한 15분 코어 전체 훈련 세트. 근력 안정성. 집에서 따라 하세요. 식스팩 복근

밥 먹으러 온 하양이와 관종이

닭가슴살 먹는 광복이와 반야

[일기] 무선이 좋아

애플 에어팟을 쓴 지 1년쯤 되어간다. 요즘엔 좀 싸게 팔지만, 그땐 거의 정가에 가까운 돈을 주고 샀다. 사기 전에는 '과연 비싼 만큼 편리할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특히 겨울철 옷 많이 껴입을 때나, 여름철 더워서 땀날 때 걸리적거리는 선이 없어 홀가분해서 좋다.
최근에 에어팟 사길 진짜 잘했다고 느낀 최고의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손 세차를 할 때였다. 유선 이어폰 쓸 때는 손이나 무릎에 선이 걸려 빠지고 물 묻고 난리도 아니었다. 반면 에어팟 끼고 손세차하니 걸리적거리는 게 없어 너무도 편했다. 유선 이어폰을 쓰면 휴대폰을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세차하다 보면 쪼그리고 앉을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빠질까 봐 신경 써야만 했다. 에어팟을 쓰면 휴대폰은 차 안에 잘 모셔둘 수 있다.
아이폰 8로 바꾸면서 무선 충전이 가능해졌다. 처음엔 그냥 기존 충전 케이블이나 독을 이용해 충전했다. 한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폰에 케이블을 꽂거나 독에 아이폰을 꽂는 행위 자체가 번거로웠다. 어차피 아이폰은 책상 위에 놓여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가? 그럴 거면 무선 충전기 위에다 놓으면 충전도 되니 좋겠다 싶어 구입했다. 역시나, 무척 편하다. 그냥 놓기만 하면 충천이 되니, 일부러 케이블을 찾아서 꼽고 할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책상 위를 굴러다니던 지저분한 케이블도 사라져서 한결 깔끔하다.
생각해보니,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뀐 게 많구나.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무선 충전, 대용량 배터리 덕분에 랜 케이블, 이어폰 케이블, 충전 케이블 등 각종 케이블이 많이 사라졌다. 곧 실생활에서 전선 볼 일이 거의 없어질 것 같다.
시선을 빼앗고 관리하기 귀찮은 각종 선이 사라져 좋다.

2018. 10. 12.

[슈퍼커브] 초회 정기점검 쿠폰 사용 & 베트남 캐리어 장착

초회 정기점검 쿠폰 사용

슈퍼커브를 산지 딱 50일이 되었다. 아직 190km밖에 타지 않았지만, 첫 엔진오일을 빨리 교환하고 싶었다. 마침 체육행사 끝나고 시간이 남아, 혼다코리아 청주 흥덕점(바이크짱 화신점)으로 향했다. 구입 시 받았던 초회 정기점검 쿠폰을 사용하여 엔진오일 교환하러.




집에서 25분 정도면 도착하니,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그래도 청주에 협력점이 있는 게 어딘가.


정비 노트에 붙어있는 쿠폰에 인적 사항, 적산 거리, 차대번호 등을 적어서 내야 한다. 뭔가 체계적이면서도 어설퍼... 전통적인 느낌이랄까. 키만 건네주고 고객 대기실 소파에 앉아 TV나 보고 있으면 차대번호 조회해서 알아서 다 끝내고 담당 정비사가 와서 이러이러한 작업했다고 설명해주는 시스템을 혼다에서 바란다면 무리인가. BMW는 잘 하던디. 오두바이 작다고 그런 거 없는 건가. 아님 지역마다 다른가? 하긴, 여긴 고객 대기실이 없긴 하더라. 그냥 조금 큰 동네 센터 느낌. 소형 협력점이라 그렇겠지.



혼다 G2 오일로 교체. 원래는 15,000원이라더라.



50일 동안 191km 탔으니, 하루에 4km 꼴. 출퇴근 거리와 딱 맞네. 멀리 갈 때는 미니나 GS 타고 가니 적산 거리가 엄청 천천히 늘겠다. 점검은 엔진오일 갈고 5분 만에 끝~ 딱히 뭐 점검할 게 있겠어, 거의 신찬데.

센터 프로텍터(일명 베트남 캐리어) 장착

마침 베트남 캐리어 재고가 있길래 11,000원 주고 사 왔다.



프런트 바구니를 정말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방지턱만 조심하면 내용물이 떨어질 걱정도 없다.



정식 제품명은 센터 프로텍터구나. 그렇지, 센터(가랑이 사이)에 짐을 싣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플라스틱에 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다. 그걸 요 프로텍터가 막아주겠지. 베트남에서 많이 써서 베트남 캐리어라고 하나보다. 캐리어 역할을 하는 제품도 있지만, 실제로 캐리어 역할은 없다. 아 물론 저기 짐을 놓고 끈으로 묶는다면 가능하겠군.



슈퍼커브 110 로고 마음에 드는군. 와셔와 볼트가 동봉되어 있다.



십자드라이버로 풀어볼까 했는데, 너무 세게 조여져 있어 포기. 이럴 땐 싸구려라도 임팩 드라이버가 있으면 편하다.



순정 볼트를 풀어서 보니 길이 차이가 확연하다.



냅다 조여버리면 끝~ 위쪽 볼트 조이는 과정에서 검은색 고무가 좀 갈려나갈 수 있으나, 만 원짜리인데 뭐 어때 하며 임팩으로 그냥 조져버림.



저 안쪽에 검은 플라스틱을 보호하기 위한 제품이란 말이지...



순정 상태론 저 부분 디자인이 좀 심심한데, 적당히 포인트도 되고, 실용성도 있는 저렴한 프로텍터. 괜찮네. 근데 바구니 있어서 웬만해선 저 부분에 짐 놓을 일이 없다. 그냥 드레스업이지 뭐.

2018. 10. 11.

출근길 만난 하양이

[일기] 손글씨 훈련 중


요즘 손글씨 훈련에 한창이다. 오른손 미세 근육이 살아나는 느낌. 게다가 만년필이라, 잉크가 종이에 흡수되는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매 획마다 집중하며 글씨를 쓴다. 거의 무아지경이다. 별다른 의미 없는 일에 이토록 온전히 집중해 본 적이 있었나. 큰 의미가 없고 성취할 목표가 없어서 오히려 재밌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한 자 한 자 쓴다. 그래서 즐겁다. 신기하네.

2018. 10. 9.

[오토캠핑] 공주산림휴양마을 캠핑, 편백나무 목욕탕, 산성시장 잔치국수, 공산성

화요일(한글날) 휴일을 맞아 패기 있게 월요일에 연가를 쓰고,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2박 3일 캠핑을 다녀왔다. 여자친구네 학교는 월요일 재량 휴업이라 가능. 이것도 참 복이라면 복이다. 눈치 크게 안 보고 징검다리 연휴에 놀 수 있는. 2박 3일로 길게 가는 대신 가까운 곳을 찾아보다가, 공주 산림휴양마을 야영장을 찾아 예약했다.
휴양마을 내 숙박시설로는 숲속의 집, 휴양관, 야영장 등이 있고, 야영장은 1박에 3만 원. 보통 장작 사용 가능하고 온수 나오는 사설 캠핑장이 3만 원 정도 한다. 여긴 공주시청에서 관리하는 것 같은데, 국립공원 휴양림이나 국립공원 야영장에 비해선 꽤나 비싼 편이다. 2박이니 6만 원을 입금했다. 요즘 웬만한 캠핑장은 인터넷으로 빈자리 찾아서 예약할 수 있다.

첫째 날


출발 당일 오전, 장작을 어디서 사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 봤더니, 장작을 사용할 수 없단다. 아차... 이걸 확인을 안 하고 예약했네. 전화로 문의했더니 역시나 산불 위험 때문에 장작 사용 불가. 캠핑의 목적은 '허가된 불장난'인데... 여자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엄청 실망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30% 제하고 환불받아 딴 곳에 가느니 일단 가 보기로 했다.
집에서 휴양마을까진 1시간. 중간에 세종이 있어, 세종 이마트에서 장을 봤다. 장 보기 직전에 밥을 먹는 바람에, 군것질거리를 전혀 사지 않았다. 밤늦게 입이 궁금해서 미칠 뻔했지. 장 보고 도착해선 입장권 받고, 800원 주고 쓰레기봉투 사서 자리를 잡았다. 주차장과 캠핑 사이트 거리가 멀어, 우선 최대한 가까이 차를 데고 짐을 내린 다음 차를 주차장으로 다시 옮겼다. 두 사람이 두 번씩만 옮기면 되니 그리 힘들진 않았다. 사이트 바로 옆에 차를 델 수 있으면 짐 옮길 때 편하긴 하지만, 사진 찍을 때 캠핑장 느낌이 안 나기도 한다.



우리 자리는 20번. 야영장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텐트 5~6개 정도만 있었다. 4인 가족이 많았다. 차라리 애들 딸린 가족이 조용한 편이다. 낮에 열심히 놀고 밤에 일찍 자거든. 지난번 캠핑 때 옆자리였던 두 커플은 지금 생각해도 욕이 나온다. 늦게 와서 늦게 텐트 치고 늦게까지 술 먹고 새벽 2시까지 떠들어댔으니.. 에효



텐트를 다 치고 잠시 쉬었다가 바로 저녁을 준비한다. 첫날 저녁 메뉴는 스테이크에 와인. 햇반과 치커리, 버섯은 사이드.



화로에 장작을 쓸 수 있으면 직접 숯을 만들어 기름 쫙 뺀 스테이크를 먹는데, 없으면 없는 대로 프라이팬에 스테이크를 굽는다. 남미 배낭여행 다닐 때 기회만 되면 마트에서 소고기 사다가 스테이크 해 먹어서 프라이팬 스테이크는 자신 있다.



소고기 200g에 햇반, 사이드 곁들여 둘이서 와인 1/3병 정도 비웠다. 그렇게 1차(?) 저녁을 해치웠는데도 아직 해가 안 져서, 소화시킬 겸 산책했다.



분수도 있고, 산책로가 제법 괜찮다. 다만 며칠 전 다녀간 태풍 때문에 온갖 나뭇가지와 도토리, 나뭇잎이 바닥에 뒹굴고 있어서 좀 어수선했다.



어느덧 해가 졌고, 장작불을 피울 수 없었기에 최대한 따뜻하게 껴입고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작불 없는 캠핑은 아닌 것 같다. 화로에서 불장난하면 따뜻하고 재밌는데.. 힝



야식으로 사 온 등갈비를 먹으면서 볼 게 없어서, 와이파이를 찾아 나섰다. 야영장에선 신호가 전혀 안 잡히고, 휴양관 건물 근처에서 와이파이 신호를 발견하여 거기다 차를 데고 예능 하나와 영화를 다운로드했다. (볼 거는 노트북에 미리미리 담아 갑시다.) 등갈비는 급히 먹느라 사진을 못 찍었네. 야식까지 먹었는데도 뭔가 입이 계속 궁금했다. 입은 간절히 과자를 원했지만, 10시간 전 우리는 배가 너무 불러 마트에서 과자를 살 생각을 못 했다. 별 수 있나, 일찍 자야지 뭐.

둘째 날




아직 전기장판 + 침낭 조합으로 견딜만하다. 침낭은 무조건 따뜻한 걸로.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와 앉은 풍경인데, 나무밖에 안 보여서 좋다. 다른 캠핑장은 바로 앞에 도로가 있거나, 남의 집 텐트가 보이기도 하는데, 여긴 경사지에 야영장이 조성되어 있어 각도만 잘 잡으면 뷰가 좋다.
일어나자마자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처음 시도하는 유부초밥. '나 혼자 산다'에서 대배우 이시언이 혼자 만드는 모습을 보고 도전. 마트에 유부초밥용 유부 세트가 종류별로 많았다. 2인용으로 구입.



의성마늘햄 슬라이스도 20장 구웠다. 밥엔 야무지게 참치까지 넣어서 단백질 보충.



얼큰하게 된장찌개와 묵은지와 함께 먹으면 진짜 꿀맛이다. 순식간에 해치웠다. 앞으로 아침 메뉴로 자주 등장할 조합이다.



아침을 먹고 나서야 제대로 된 텐트 사진을 찍었다. 3년째 잘 쓰고 있는 텐트. 입식으로 생활할 때는 거실이 좁아서 더 큰 텐트로 바꿔야 하나 고민도 했다. 최근 좌식 스타일로 바꿨는데, 짐이 줄면서 거실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 계속 써도 되겠다.



휴양마을 안에 목재문화체험장이 있는데, 지하 1층에 편백나무 목욕탕이 있다. 숙박객은 무료로 1회 이용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 뜨거운 물 샤워도 감지덕지인데, 목욕탕이라니! 그것도 편백나무라니!! 아침 먹고 세면도구 챙겨 목욕하러 나섰다. 1층 사무실에 입장권 제출하고 키와 수건을 받아 지하 1층으로 들어간다.



탕은 요거 두 개가 전부다. 여탕엔 세 개가 있다고 한다. 온도가 다른데, 큰 탕이 적당히 뜨끈해서 피로 풀기 딱 좋다. 아무도 없어서 내부 사진도 찍고, 수영도(?) 하고, 누워도 있었다.



아무도 없는 목욕탕에서 편백나무 향 맡으며 가만히 누워 저 멀리 하늘을 보는데,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캠핑 와서 목욕이라니...



목욕탕은 정말 작았지만, 사물함과 화장실, 화장대, 심지어 드라이어까지 있었다. 여긴 진짜 무조건 또 와야지. 캠핑이든, 숲속의 집이든.

점심은 밖에서

캠핑장 왔다고 모든 식사를 직접 해 먹을 필욘 없지. 더군다나 2박 3일 일정이면, 둘째 날 낮엔 근처 맛집 찾아서 먹고 와도 좋다. 마침 공산성 시장에 잔치국수 전문점이 있다고 하여, 찾아갔다.





도착했더니 10명 정도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데 갈까 하다가, 얼마나 맛있겠냐 싶어 줄을 섰다. 줄은 금방 사라졌고,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하나씩 시켰다. 양은 제법 많았다. 국물도 적당히 구수하고 맛있었다. 옆 테이블에서 시킨 대짜는 나는 다 못 먹을 것 같은 양이었다. 메뉴도 세 개가 끝. 콩국수는 여름에만 하니까 결국 두 개. 월요일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인데도 손님이 바글바글했다. 공주 지나갈 일 있으면 다시 들러서 먹고 싶을 것 같긴 하다.



배불리 먹고 저녁거리로 불고기 사서 들어오는 길. 노란색이 맘에 들어 차를 세워 커피 한잔하고 갔다. 노인 일자리 지원 사업으로 생긴 카페 같은데, 나이 지긋하신 분이 맞아주셨다. 가격도 저렴해서 아메리카노 2천 원, 매실차 3천 원.



손님이 없어 사랑받아 같은 곳에 앉아 안뜰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젯밤에 그렇게 찾던 와이파이도 잘 터져서, 저녁 먹으면서 볼 것도 좀 다운로드하고. 나중에 늙어 이런 한옥에 카페나 운영하면 소원이 없겠다.



예능 보면서 저녁 준비. 춥고 장작불도 없는데 텐트에 거실까지 없으면 캠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실로 들어가 문 닫고 햇반 데우고 전골 끓이면 제법 훈훈하다. 바닥에 돗자리 깔고 전기장판까지 고온으로 틀어주면 금상첨화. 불고기에 소주 한잔하고, 남은 와인 다 털어 마시고 일찍 잠들었다.

셋째 날



화장실 지붕도 편백나무인가? 화장실에 나무 향 좋은 건 또 처음이다.
일어나서 진라면 끓여 치즈 두 장 넣어 먹었다. 확실히 캠핑 초반엔 사진을 많이 찍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캠핑에 몰입해서 사진을 덜 찍게 된다. 글도 초반엔 야심 차게 쓰다가, 뒤로 갈수록 문단 길이가 짧아진다.
내일이 평일인데 오늘 캠핑하러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홈페이지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우리 사이트엔 다음 예약 손님이 없다. 체크아웃 천천히 해도 된다는 뜻이지. 느긋하게 아침 먹고, 설거지하고, 쉬엄쉬엄 짐을 챙겼다. 차에 모든 짐을 다 실어놓고, 뜨거운 물 콸콸 틀어 샤워했다. 온도도 수압도 환상적이다. 아니 무슨 캠핑장에 온수가 이렇게 잘 나와... 집에서 드라이어를 챙겨와서 머리까지 바짝 말리고 앉으니 나른하니 딱 좋았다.



야영장에서 마지막 일정은 레몬 생강차 마시기. 차 마시며 2박 3일을 되돌아봤다. 장작 놀이 못한 것 빼곤 모두 완벽했다. 만족하며 마지막 짐을 차로 옮기는데, 컵 안에서 레몬 생강차를 탐미하던 벌이 여자친구 손바닥을 쐈다. 그 벌은 밟아 죽일 수밖에 없었지. 다행히 조금 붓고 말았다.
공산성



처음엔 공산성 앞에 육회 비빔밥 먹으러 갔는데, 사람들이 공산성에 바글바글하길래 우리도 가봐야겠다 싶어 비빔밥 먹고 바로 산성으로 올라갔다. 비빔밥은 12,000원, 평범했다.



산성이 제법 높아 올라가는 길 운동도 되고, 올라가서 경치도 좋았다.



뒤편엔 막 이런 우물도 있었고. 저 뒤가 금강이다. 금강 너머가 신시가지(?), 이쪽이 구도심. 점심 먹고 소화시키며 둘러보기에 딱 좋은 코스다.



공산성 한 바퀴 돌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 데이트는 자연 속을 걷는 게 최고다. 여행을 자주 다닌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남들이 많이 가는 곳은 안 가본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 앞으론 어딜 가든 좀 더 구석구석 찾아다녀 보기로 했다. 아 물론 최대 목적은 맛집에서 맛있는 거 많이 먹는 것이다. 그다음 목적은 더 먹기 위해 빨리 소화시킬 수 있는 곳 구경하기...
먹기 위해 운동한다는 말이 이제 좀 이해가 되네.

2018. 10. 7.

[미니멀리즘] 만년필을 샀다 버렸다 같은 걸 다시 샀다.

처음 미니멀리즘을 접했을 땐 다소 극단적이었다. 집에 워낙 짐이 많아서, 버리는 즐거움에 중독되어버렸다. 굳이 버리지 않아도 되는데 깊이 생각하지 않고 버린 물건도 많다. 그중 하나가 만년필이다.
필기구는 이미 사무실에 볼펜 수백 개로서 충분했다. 그럼에도 번거로운 만년필을 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잉크를 넣고, 한 자 한 자 천천히 제대로 쓰면서 집중하게 하는 만년필의 특성이 오히려 글씨를 쓰는 동기와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미니멀리즘 실천 초창기에 만년필을 버릴 땐 그 과정적 즐거움을 잊었다. 단순한 도구적 기능만 보고 '글쓰기 편한 볼펜 많으니 불편한 만년필은 필요 없겠네.'하고 버리고 말았다. 편의성만 고려했던 것이다. 살 때와 마찬가지로 버릴 때도 심사숙고해야 하는데, 당시의 난 즉흥적이었다.
그래서 결국 같은 만년필을 다시 샀다. 산 이유는 처음 샀을 때와 같다. 글도 잘 쓰고 싶고, 글씨도 잘 쓰고 싶다. 더 잘 쓰기 위해, 더 쓰기 어려운 만년필로 쓴다.
시행착오를 한 번 겪었으니, 다시 버릴 일은 없을 것이다.

2018. 10. 6.

[일기] 비밀은 없다

"이거 비밀이니까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이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우리끼리만 아는 걸로 하자." 이런 말 다 소용없다. 진짜 비밀은 일단 본인이 말을 안 해야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이미 비밀이 아니다. 그걸 들은 사람이 비밀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도 착각이다. 자신에게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므로, '비밀을 지켜야 한다'라는 개념 자체를 망각하여 언제 어떤 식으로 얘기할지 모른다. 심지어 얘기했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릴 것이다.
뒷담화는 인간 본성이다.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재밌다. 특정인의 신상에 관한 각종 사안은 주변 사람 모두의 대화 소재로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그건 무인도가 아닌 이상 당연하다. 뒷담화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 앞서, 뒷담화하는 인간 본성 자체를 부정해선 안 된다.
내 개인 정보가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걸 원치 않는다면, 자신이 우선 스스로 단속해야 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SNS에 여행 간 사진을 올려놓고, 여행 갔다는 사실이 퍼지길 원치 않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시내 유명 식당에서 데이트를 하면서, 여자를 만나는 사실이 알려지길 원치 않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냥 인정하면 편하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 있듯, 주변 사람들도 내게 관심이 있다. 내 신상에 관한 모든 사안이 나 없을 때 지인들 사이에서 대화 소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된다. 그게 뭐 어때서. 오히려 아무도 내 얘길 안 꺼내는 게 더 서운하지. 관심도 못 받는 슬픈 존재니까.
성격마다 다르겠지만, 난 잊히는 것보다 관심받는 게 좋다. 내겐 그게 자연스럽다. 그래서 SNS를 끊었다가도 다시 하게 된다. 내 글이 많은 사람에게 읽히면 좋겠다. 내 사진도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좋겠다. 인정까지 받으면 좋고, 못 받아도 그만이고~
그래서 요즘 매일 조금씩 뭐라도 만들어내는 생활이 즐겁다.

2018. 10. 5.

[일기] 잘 하던 일을 못 하게 되다


외국어 고등학교 1~2학년 때 영어보다 중국어를 더 많이, 열심히, 즐겁게 배웠다. 3학년 되기 직전에, 영어보다 중국어를 더 잘 했다. 대학교 영어교육과에 가면서 중국어를 놓았다. 그렇게 외면한 세월이 15년이다. 중국어를 다시 잘 하고 싶다. 그래서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15년의 공백은 꽤 크다. 다행히 듣기 능력과 발음은 남아 있었다. 읽기와 쓰기는 갈 길이 멀다.
대학원 졸업시험 볼 때 열심히 손으로 글씨를 쓴 이후, 99%의 글은 키보드와 아이폰으로 쳤다. 손글씨는 택배 송장과 연애편지가 전부일 테다. 고등학생 시절엔 글씨를 잘 썼다. 지금은 어쩌다 한 번씩 쓰려 하면, 마치 근육이 모두 사라진 느낌이다. 손가락을 섬세하게 조작하는 근육은 실제로도 조금 사라졌으리라. 매일 키보드&아이폰 자판만 두드려대니. 지금 이 글도 마찬가지고.
어제 우연히 전신 거울에서 내 옆모습을 봤는데, 몸에 전반적으로 근육이 없다. 이제 수영만으론 탄탄한 몸을 유지하기 어려운 나이가 되었다.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운동을 따로 하지 않으면, 점점 왜소해질 것만 같다. 내가 이렇게 말랐구나. 웨이트 운동이 필요하다.
잘 하던 중국어를 잊었고, 잘 쓰던 손글씨는 너무 낯설고, 아직은 쓸만하지 했던 내 몸매도 이젠 실망스럽다. 잘 하던 일을 못 하게 되는 게 곧 늙는 것이겠지. 뇌도 안 쓰면 치매에 걸리듯. 회복하고 싶다. 영어는 원래 잘 하지 못했으니, 미련이 없지만 중국어는 다시 잘 하고 싶다. 손글씨도 다시 잘 쓰고 싶다. 몸도 더 탄탄해지고 싶다.
갖고 있던 능력을 최근 몇 년 간 그냥 놓아주며 살았다. 이제 다시 부여잡을 때다.

2018. 10. 4.

[일기] 바쁜 하루

08:10 기상, 샤워하고 고양이들 밥주고, 고양이 화장실 치우고 커브 타고 출근. 날씨가 좋다. 이런 날씨도 얼마 가지 않겠지.
11:30 조교 학습 동아리 회의 가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웠다. 샌드위치+우유 작은걸론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다.
12:10 교직원 중국어 중급반 수업. 고등학교 때 배웠던 중국어 능력을 다시 되살리려 노력한다. 듣기 말하기뿐만 아니라 쓰기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내일쯤 만년필이 도착하면 열심히 쓸 계획. 거의 캘리그라피 연습한다 치고 한자든 한글이든 알파벳이든 써야지.
13:00 사제한마당(체육행사). 구경하다 이어달리기 심판을 했다. 2004년 쯤인가, 같은 운동장에서 미션 달리기를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지나가던 후배가 이웃추가했다며, 최근에 올린 글 좋다고 칭찬해줬다. 아! 이게 얼마만에 듣는 글 좋다는 칭찬인가. 더 열심히 써야지.
16:00 논문심사 관련 밀린 일을 정신없이 처리한다. 밖에선 무대 설치하고 리허설 하느라 시끄러워 집중이 되지 않는다. 배가 너무 고프다.
17:30 일단 밥 먹고 와서 더 일하기로.

요즘 목표는 무조건 1일 1글쓰기다. 소재가 정 없을 땐 에전에 써 둔 글을 편집하여 올리기도 한다. 어찌됐든 매일 블로그 글쓰기 도전. 과연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2018. 10. 3.

[R1150GS] 개천절 대청댐 근교 솔로 투어

모처럼 맞은 주중 휴일. 어제까지만 해도 멀리 가보리라 생각했다. 오늘 아침에 늦게 일어나 보니 안개도 심하고 추울 것 같아 일단 뒹굴뒹굴하다, 결국 점심때 나섰다. 사무실에 들러 사이드 박스 두 개를 떼놓고, 가볍게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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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5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딱히 목적지 없이 출발하면 자동으로 대청댐 전망대 쪽으로 향한다. 편의점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주차장도 넓고,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좋은데, 딱 하나 싫은 건 모금함 놓고 트로트 부르는 사람들이 갈 때마다 항상 있다는 것다. 제발 경치 보며 조용히 쉬고 싶은데, 하루 종일 시끄럽게 뽕짝 타령이다. 더 있고 싶어도, 시끄러워서 금방 자리를 뜨게 된다.



아메리카노 한잔하고, 사진 두어 장 찍고 다시 바이크에 오른다. 잠시 머문 동안에만 7~8대의 바이크를 주차장에서 봤다. 비머 셋, 할리 둘, 스쿠너 하나, 번호판 없는 시끄러운 허스크바나 타는 양아치 하나. 나중에 큰 도로에서 또 마주쳤는데, 윌리 하고 난리 났다. 번호판만 있었음 진작에 신고하는 건데... 모범 라이더까지 싸잡아서 욕 먹게 만드는 양아치 라이더들 제일 싫다.
암튼 오늘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모처럼 길에 바이크를 많이 만나 즐거웠다. 오랜만에 손인사 눈인사도 많이 했다.



대청댐 전망대를 찍었으면 다음 목적지는 남대문공원이다. 남대문공원까지 가는 509번 지방도는 내가 주변에 다녀 본 모든 길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다. 다닐 때마다 새롭다. 특히 10월이 단풍 덕분에 가장 좋다. 혹시나 대청댐 근처로 올 일이 있으면 꼭 달려보길 강추하는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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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5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남대문공원엔 화장실도 있고, 주차장도 넓고, 벤치도 있어 쉬어가기 딱 좋다. 마침 물가라, 경치 구경하기도 좋고. 나무 그늘 아래 벤치와 식탁이 있는데, 여기서 여자친구랑 라면 끓여먹으면 딱 좋겠다. 다음엔 버너랑 코펠이랑 라면 가져와서 끓여먹어야지. 차로 오든, 바이크로 오든.



저쪽 데크는 망가졌는지 접근할 수 없다. 아마 새로 공사를 하지 싶다.



쉬면서 바이크를 점검하다 발견한 잠자리. RIP. 바이크+윈드스크린 면적이 워낙 넓어 많은 곤충이 사망한다. 체액(?)은 보통 찐득찐득해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 먼지까지 잔뜩 붙으면..ㅠ_ㅠ



구입 후 별 탈 없이 잘 달려주는 R1150GS. 쫄보라 웬만해선 130km/h 이상 달리지 않는다. 연식도 오래되긴 했고. 무엇보다 전 주인이 잘 관리해둬서, 현재까진 엔진오일 말고는 딱히 트러블이 없었다. 겨울철 배터리는 어쩔 수 없고...



남대문공원에서 충분히 쉬면 보통 집으로 돌아오는데,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심심하여 보통 피반령을 들렀다 간다. 날씨가 좋아 코너마다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있었다. 코너가 깊으면 안 보이니 천천히 조심조심. 코너 타러 나온 바이크 라이더도 많았는데, 앰뷸런스가 있는 걸 보니 사고가 났나 보다. 원래 피반령 정상에서 한 번씩 더 쉬어가는데, 사람도 많고 사고 때문에 어수선하기도 해서 멈추지 않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어휴, 코너도 철 없고 돈 없을 때 고갯길에서 타는 거지.
코너 적당히 타자. 깔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오늘 달린 경로. 집 - 부강 - 대청댐 - 남대문공원 - 피반령 - 집. 요즘 체력이 떨어져 점심쯤에 출발하면 많이 못 달린다. 사실 재미가 예전보다 덜하다. 바이크를 너무 오래 타서 그런지, 목적지를 향해 생각 없이 달리면 살짝 지겹다. 경치가 좋거나 구불구불 코너라도 있음 그 맛에 타는데, 뻥 뚫린 2차선 국도는 정말이지 지루하다. 그래서 좋은 길만 골라 달린다. 거리는 중요치 않다.
올해 얼마나 더 탈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 좋은 날씨에 원 없이 탔으니 만족한다. 그나저나 세차 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