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31.

돈 주세요.

'내 일이 아닌 일'을 내 일처럼 신경 쓰며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땐, 이미 너무 많은 일을 해버린 후였다. 처음부터 '이 일은 내 일이 아니니, 못 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했다. 어차피 할 일이면, 말이라도 해볼걸. 갑은 그래도 (부탁의 탈을 쓴) 요구를 하겠지. 그러면 나는 '별도 수당이라도 좀 챙겨주시면 고려해보겠습니다.'하며 추가 수입이라도 얻었을 텐데. 어차피 할 일, 돈 받을 생각하고 즐겁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내 일도 아닌데 겁나 하기 싫다...'하며 억지로 일한 세월이 아깝다.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가 억울하다.
눈치가 없는 사람이 많다. '당연히 이해하겠지', '누구나 알아차리겠지', '이 정도면 알아듣겠지'가 소용없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할 말은 다 해야 한다. 내가 잘못했네. 다음부턴 '그 일은 제 일이 아니라 못하겠습니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돈 주세요.'라고 당당히 말해야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한 대가로 돈 달라는 게 뭐가 대수야.

2018. 7. 27.

주차시 사이드 브레이크 + 기어 P


학교 안에서 이렇게 주차된 차를 봤다. 차 안에 사람은 없었다. 위치를 보아하니 제대로 주차했는데 앞으로 굴러온 모양이다. 나는 급히 가야 해서 일단 지나쳐 갔다.
20분 정도 일을 보고 돌아왔는데도, 차는 그대로 있었다. 다행히 전화번호가 있어 전화를 했더니, 어떤 여성 분이 급하게 뛰어내려온다. 급히 주차하고 가느라 기어를 N에 두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채우지 않았나보다. 후진해서 사이드 채우는 것까지 보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잠시 후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보내주셨다.
이번달 음성사용료도 이미 만 원 초과됐고, 귀찮아서 전화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개이득ㅎ 그나저나 바로 앞에 화단이 있어서 망정이지, 굴러가서 사람 쳤거나 외제차 때려박았으면 보험료 꽤나 들었겠다.

청주 현대백화점 쌤소나이트 A/S 대실망

고리 끝이 휘어서 자물쇠에 제대로 안 꼽힘
지난 겨울에 세부 여행을 다녀오면서, 어메리칸 투어리스터 캐리어 지퍼 고리 끝이 망가졌다. 자물쇠에 걸어둔 상태에서 잘못 눌린 것으로 추측한다.
마침 근처 현대백화점 충청점에 4층에 쌤소나이트 매장이 있어서, 지난 6월 30일 수리를 맡겼다. 아래는 접수증. 수선 내용에 분명히 지퍼에 체크되어 있고, 심지어 '풀러(puller)'에 x2라고 수량까지 적혀 있다. 메모에도 '지퍼 고리 두 개'라고 적혀있다. 2주 정도 소요되고, 적어준 휴대폰으로 연락을 준다고 해서 마음 놓고 기다렸다.
A/S 접수증. 수선 내용 열심히 적으면 뭐하냐고
2주 걸린다던 연락이 3주가 훨씬 지나도 오지 않아, 매장에 전화했다. 직원은 뭘 좀 찾아보더니, '수선은 됐는데 일괄 연락하는 과정에서 누락된 것 같다. 죄송하다. 언제든 찾으러 오면 된다.'라고 해서, 어제 (더워 죽겠는데 운전해서) 해당 지점에 방문했다. 이름을 얘기하고 5분 정도 기다리니 직원이 창고에서 내 캐리어를 가져와서 지퍼를 확인했는데... 그대로다. 수리 맡기기 전과 똑같은 상태.

수리 전 사진과 같은 사진이다. 수리 전/후 상태가 같으므로.
수리는 전혀 안 되었다. 맡기기 전과 후가 똑같다. 이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들이 얘기를 제대로 안 했는지 공장에서 제대로 못 알아들었는지 자기도 모르겠단다. 접수증에 '지퍼 풀러(puller)', '지퍼 고리'라고 적혀 있고, 수리하는 사람도 (눈이 있으면) 눈으로 보면 어디가 망가져서 캐리어가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알 수 있을 텐데, 2주라는 긴 시간이 걸려 아무것도 안 고쳐진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시 맡기면 출국 전에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일단 여행 다녀와서 다시 맡기기로 하고 찾아오긴 했는데, 영 찜찜하다. 캐리어가 아예 백화점 4층을 벗어나지 않은 건 아닌지? 접수만 하고 수리를 안 보냈다가 그대로 꺼내 준 건 아닐까? 수리 업체가 저걸 못 보고 어디 다른 멀쩡한 지퍼 슬라이더를 교체했나? 누가 봐도 고리가 망가졌고, 슬라이더는 멀쩡한데?? 이해가 한나도 안 된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맞은편 롯데 아웃렛 쌤소나이트 매장에 맡길 걸 그랬나?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건지...
일단 여행 다녀와서 다시 맡겨봐야겠다.

2018. 7. 8.

김윤관, 《아무튼, 서재》

  • 목수에게 목공은 과정에 불과할 뿐 목적이 아니다. 
  • 서재는 공방의 연장이며, 공방은 서재의 확장이다. 
  • 나는 아직 한국의 목수 중에서 자신이 만드는 가구의 미학을 스스로 규정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들에게 공방만 있을 뿐 '서재'가 없기 때문이다. 
  • 서재에서 책이란 그저 예부터 전해온 유용한 물건의 한 종류일 뿐이다.
  • 책은 주인의 손보다 책장에 더 오래 머문다. 책을 사랑한다면서 책장을 소홀히 대하는 것을 나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 문화란 수단과 목적을 종속적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균형이, 책장에 있다. 
  • 책상은 '나'라는 주체성의 기물적 상징이다. 독립된 인간은 반드시 자기만의 책상을 소유해야만 한다.
  • 책상이 없는 사람은 재산이 없는 사람처런 가난하고 허전한 사람이다. 
  • 책상은 인간의 얼굴이 닿는 유일한 가구
  • 수많은 디자이너가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표현된 미니멀리즘을 쉽게 만날 수 없는 것은 한번도 제대로 쌓아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없애기부터 요구하는 상업의 얕은 상술 때문이다. 
  • 그래서 대부분의 현대 미니멀리즘은 미니멀리즘이라기보다 빈약함으로 읽히고, 보인다. 
  • 어지러움에는 내 행위의 자연스러움이 만들어낸 규칙과 배열이 있다. 
  • 취향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타인의 취향을 질책하는 태도만이 유일하게 그를 뿐이다 
  • 되도록 크고 넓은, 당신이 당신의 생각과 사물을 마음껏 늘어놓을 수 있는 크고 넓은 책상을 먼저 가져보라고.
  • luxury (with 취향) vs. 사치 (without 취향) - 천박함
  • 회사에서 본인이 쓰는 의자는 자비를 들여서라도 고가의 제품을 고르라는 것이다
  • 하지만 적어도 의자와 매트리스를 구입할 때만큼은 '낮은 가격과 디자인'이 아니라 '기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그런 삶은 돈만 있다고 가능한 게 아니다. 자기만의 주관과 취향의 깊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 공방에서 멀어져 서재에 가까워질수록 나는 목수에서 독서가로 변모한다. 조선시대를 기준으로 한다면 천민에서 양반으로 신분이 바뀌는 순간이다.
  • 책에 거대한 힘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은 욕망을 억눌러야 한다
  • 내 하루를 잠시나마 상쾌하게 해주는 아이스 카페모카 한 잔을 가볍게 마시듯이 책이라는 '물건'도 그렇게 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 다 마신 테이크아웃 잔을 무심히 버리듯이 다 읽은 책을 버리거나 누군가에게 주면 안 되는 것일까?
  • 서재는 내 삶이 시작된 곳인 도서관과의 공존이자 결별이다.
  • 자유와 독립을 가진 사람만이 온전히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
  • 그녀들은 독서에 있어 '권위'보다 '삶'을 택했다.
  • 오랜 고통의 경험을 통해 여성들은 깨닫게 된 것이다. 영화와 음악, 공연처럼 확장된 '책'이 자유와 독립을 가진 온전한 인간이 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임을.
  • 조선의 선비에게 서재는 책을 읽는 공간만이 아니라 예술 행위를 위한 아틀리에이자 자신만의 컬랙션을 디스플레이한 미술관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물욕을 경계하는 유학의 가르침에 따라 특별히 애정하는 물건들만 모았고, 디스플레이는 번잡하지 않고 단정하게 하였다.
  • 적어도 책에 빠져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힌 채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하는 '꼰대'의 모습을 경계했던 것이다.
  • 주로 머무는 책상과 메인 책장은 멀리 떨어뜨릴수록 좋다.
  • 밝은 빛이 스며들고 정갈한 책상 하나로 이루어진 당신만의 서재를 가지는 일이 당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18. 7. 6.

심사숙고

내 차와 호환도 되지 않는 핸들을 (비싸게) 사서, 장착/코딩한다고 성남도 다녀오고, 결국 안돼서 다시 장터에 내놨다가, 또 혹시나 될까 해서 청주에 잘 아는 사람 찾아가 보기도 했는데, 결국 다 헛수고다. 무슨 일이든 심사숙고하지 않고 저지르면 이렇게 소중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된다. 보통 이런 일은 저지르는 단계에서 뭔가 찜찜하다. 그 느낌을 무시하면 결국 후회하고, 그 느낌이 트리거가 되어 이성으로 심사숙고하면 일이 잘못된 가능성이 줄어든다.적금 이자율 0.0몇프로 높고 낮고 신경쓰면 뭐하나, 이렇게 허튼 돈으로 손해보는 게 더 큰데.
매사 심사숙고. 감정도 좋지만, 이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