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적극적으로 거부한다

광고가 너무 많다. TV, 라디오, 팟캐스트, 아이튠즈, 페이스북, 트위터, 카페, 블로그, 포털, 스팸메일, 길거리 전단, 택시, 버스 정류장, 버스 안, 지하철 승강장, 지하철 안, 공공장소, 스포츠 경기, 사람들이 입은 옷(브랜드 로고), 영화 시작 전, 각종 PPL까지. 광고가 없는 곳이 없다. 정말 많은 게 아니라, 진짜 너무 많다.
기업은 끊임없이 물건을 팔아야 살아남는다. 그런데 요즘은 어지간히 정직하게 광고해선 사람들이 상품을 안 산다. 대량생산으로 물건값이 싸져서, 집마다 사람마다 웬만한 물건은 이미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장점만 홍보해선 광고효과가 없다. 그래서 기업은 소비자를 세뇌하기로 한다.
광고는 무의식을 파고든다. 온갖 좋은 요소는 다 넣어 판타지를 만들고, 거기에 상품을 슬쩍 끼워 넣는다. 그리곤 그 상품을 사면, 그 판타지가 현실로 이뤄진다고 거짓말한다. 머리로는 아닌 줄 알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광고는 무의식에서 작용한다. 기존에 없던 욕구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모든 광고는 반복된다. 거짓 욕구가 점점 강해진다. 강해진 욕구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멋진 차를 사면 예쁜 여자친구가 생길 거라 착각한다.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한다. 애플 와치를 사면 아이폰을 보는 시간이 줄어들고 친구들과 더 가깝게 지낼 수 있을 거라 착각한다. 새 아이폰을 사면, 내가 더 Cool 해질 거라 착각한다.
선택지는 둘이다. 상품을 사거나, 안 사거나. 상품을 샀을 경우, 잠시 행복하다. 광고에서 보던 판타지가 곧 실현될 거라 믿는다. 하지만 내 삶은 여전히 그대로다. 나 자신도, 주변 사람도 그대로다. 통장 잔액을 제외하고, 달라진 건 없다. 기업과 광고주의 광고 전술에 완전히 놀아났다.
안 샀을 경우, 비참한 삶이 계속된다. 왜 비참하냐고? 광고는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인 판타지를 끊임없이 보여준다. 내 삶도 실제로는 멋진데, 판타지와 비교하면 비참하다. 그래서 광고는 기업의 배를 불려주거나, 내 삶이 비참하다고 느끼게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주변에 광고는 넘치는데, 현실적으로 모든 상품을 살 수는 없다. 내 삶은 광고가 보여주는 판타지와 끊임없이 비교되고, (실제로 그렇지 않음에도) 점점 비참해진다. 이것이 광고의 가장 큰 문제다. 세뇌가 반복되면서 무의식에 거짓 욕구가 만들어지고, 내 삶을 점점 비참하게 만드는 게 광고의 부작용이다.
광고를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거부해야 한다.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광고는 무의식을 파고들기 때문에 이성의 개입은 나중 문제다. 우선 광고에 노출되는 빈도 자체를 적극적으로 줄여야 한다. 아래는 내가 요즘 실천하는 몇 가지 방법이다.
  • 광고 차단 앱을 활용한다. (크롬 AdBlock, 아이폰 purify 등)
  • 포털 사이트는 가능하면 방문하지 않고, 웬만한 검색은 구글에서 한다.
  • 광고가 많은 블로그는 즉시 나간다. (보통 내용도 별로다.)
  • TV나 라디오, 팟캐스트에서 광고 부분은 넘기거나 음 소거한다.
  • 페이스북 광고는 보일때마다 숨김처리한다.
  • 스팸 메일은 즉시 수신거부하고, 광고문자/쪽지/메일을 자주 보내는 카페는 탈퇴한다.
의식적으로 광고를 피한다 해도, 생활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접하는 광고는 있기 마련이고, 거짓 욕구도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런 욕구가 소환한 소위 지름신이 내렸을 땐, 그 욕구가 왜 생겼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아래 질문을 스스로 해 보고, 답을 적어보자.
  • 그 물건이 갖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 언제부터 갖고 싶었나.
  • 그 물건은 어디에 쓸 계획인가.
  • 그 물건을 사면, 내 삶이 어떤 측면에서 나아지는가. (여유시간이 더 생기는가? 스트레스가 줄어드는가? 할 일이 줄어드는가?)
  • 그 물건을 사지 않으면, 어떤 나쁜 일이 생기는가.
광고는 순진하지 않다. 상상 이상으로 교활하다. 우리의 지갑을 열기 위해 심리학을 연구하고, 무의식을 파고든다. 넋 놓고 가만히 있다간, 지갑이 털리거나, 멘탈이 털리거나, 둘 중 하나다.
광고를 적극적으로 거부하자. 광고는 허상이며, 불가능한 판타지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판타지에서 눈을 떼고, 나름 괜찮은 나 자신과 내 삶에서 행복을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