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22.

미니멀리즘에 대한 오해

미니멀리스트는 버리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물건을 거의 다 없애서 집을 모델하우스처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한 종류의 옷을 '입고 또 입는' 사람도 아니고, 헝겊 하나를 수건, 행주, 걸레 역할로 돌려쓰는 사람도 아니다. 모든 물건과 가구를 무인양품(일본 브랜드) 제품으로 대체하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미니멀리스트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미니멀리즘도 그런 개념이 아니다.
일본 미니멀리스트는 물건 줄이는 정도가 좀 과하다. 종교나 지진이 영향을 끼쳤다. 한국에 들어온 미니멀리즘 관련 책의 상당수는 일본 미니멀리스트가 쓴 책의 번역본이며, 실제로 엄청나게 많이 팔렸다. 어떤 책은 드라마로 제작되어 자막과 함께 들어오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 미니멀리스트는 일본 미니멀리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물건 줄이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블로그 theminimalists.com을 운영하는 미국 미니멀리스트 조슈아 필즈 밀번과 라이언 니커디머스는 관점이 약간 다르다. 이들은 물건 소유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무조건 다 없애고 최소한의 물건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하는 물건인가'를 고민하고, 그 결과에 따라 소유 여부를 결정하라는 견해다. 만약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 소유 자체가 행복하다면, 집 안에 책은 얼마든지 많아도 상관없다. 정말 아끼고 좋아해서 사용할 때마다 기쁨을 주는 테이블과 의자라면, 아무리 크더라도 집에 있어도 좋다. 이들 기준에서 물건의 수량은 중요치 않다. 요점은, 각 물건의 '기능'과 '가치'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미니멀리즘은 삶의 목표가 아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건강이든, 인간관계든, 꿈이든,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집중하기 위해 그 외의 쓸데없는 것을 제거하도록 도와주는 사고방식이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물건 버리기는 미니멀리즘 실천의 가장 쉬운 첫 단계일 뿐이다. 물리적 잡동사니가 없어져야, 비로소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볼 심리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난 이미 물건을 많이 줄였다. 이제 잡동사니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고,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마음의 평화와 여유가 찾아왔다. 물건 줄이기의 목적을 어느정도 달성했다. 지금은 내게 소중한 가치는 여자친구, 건강, 운동, 식단조절, 친구, 독서, 글쓰기, 명상, 습관 만들기 정도다. 이제 집중하는데만 에너지를 쏟을 생각이다.
미니멀리즘은 목적이 아니다.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