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미니멀리즘과 만나다

한 방에서 7년을 살다

원룸 형태의 아파트에서 월세로 산 지 7년이 흘렀다. 이사 한 번 하지 않고 같은 방에서 7년씩이나 살다 보니, 집 안은 온갖 물건들로 가득했다. 방에 처음 들어올 때부터 20년도 넘은 학교 기숙사 나무 책상이 떡 하니 연륜을 과시했다. 당시 아무런 가구가 없었기 때문에 학과 교수님이 퇴임하며 버리고 간 소파와 가죽 의자를 집에 갖다두었고, 너무 오래돼서 불용처리된 (도서관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책장도 분해-운반-조립하여 한쪽 벽면의 절반을 채웠다. 그 책장의 절반에는 학부 때부터 석사과정까지 모았던 전공 서적을 빽빽하게 꼽아뒀고, 남는 자리엔 각종 물건(카메라, 로션, 저금통, 헤어드라이어, 오토바이 헬멧 박스 등)이 규칙 없이 난잡하게 놓였다. 그 외에도 이사하는 친구에게 얻은 3단 나무 서랍장, 대형 캣타워, 사진 박스, 운동기구 등 10평 남짓한 작은 방에 발 디딜 틈 없이 물건들이 가득했다. 당연히 정리도 오래 걸렸고, 청소도 쉽지 않았다. 고양이 두 마리는 수시로 뛰어다니며 바닥의 먼지와 털을 천장까지 날려 보내주었다. 덕분에 중력의 방향과 수직인 모든 면에는 항상 먼지가 쌓였다.

 

우연히 알게 된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그렇게 흔한 30대 자취남의 구질구질함을 7년째 답습하던 어느 날,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사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처럼 페이스북 동영상을 무한으로 시청하며 시간을 하릴없이 보내다가, 한국일보가 게시한 아래 동영상을 봤다.
https://www.facebook.com/plugins/video.php?href=https%3A%2F%2Fwww.facebook.com%2Fhkilbo%2Fvideos%2F1172215076164602%2F&width=500&show_text=false&height=281&appId
처음엔 무심히 보다가 중간에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이 나오길래 우리 학교 도서관에 검색을 해 봤더니, 마침 대출 가능했다. 사무실에서 도서관까지 걸어서 1분 거리기 때문에, 바로 달려가서 빌려와 읽기 시작했다. 그 책에서 처음으로 미니멀리즘을 접했고, 미니멀리즘이 내 삶을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minimalists.kr 블로그를 개설한 이유

지금까지가 미니멀리즘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이야기다. 우연히 본 페이스북 동영상에서 시작해서 여러 책을 빌려보고, 그 책에 소개된 블로그를 방문하고,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고, 해외 블로그를 구독하고, 다큐멘터리를 유료로 사서 몇 번씩 돌려보며 미니멀리즘을 알아가는 동시에 하나씩 실천했다. 그리고 그 긍정적인 효과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그래서 그 체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블로그를 개설했다. 이 작은 블로그를 운영하며 내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타인의 삶에 작더라도 긍정적인 물결을 일으키길 바란다.

(블로그는 폐쇄했고, 글은 jonghos.com으로 통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