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기변병이 온다

기변병은 바이크 타는 사람들이 수시로 바이크 기종을 변경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뜻한다. 오디오나 카메라의 장비병과 맥이 통한다. 지금 타는 CB400SB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는 부족한(?) 배기량. 사실 400cc는 국도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데, 시속 100km로 크루징하려면 6천 rpm이 필요하다. 난 좀 더 낮은 rpm을 사용해서 느긋하게 크루징하고 싶은데, 400cc로는 6천 rpm 정도는 써야 그 속도가 나오니.. 뻥 뚫린 국도를 달릴 때 리터급 바이크에 대한 갈망이 조금씩 싹트곤 한다.

혼자서는 부족함을 크게 못 느끼고 그럭저럭 잘 타고 다녔는데, 최근 여자친구 탠덤하고 투어를 몇 번 다니고 나니, 배기량이 더 아쉽다. 때마침 자주 가는 다음 카페나 대전에 있는 혼다 대리점에 CB1300SB가 가끔 매물로 올라온다. 내가 타고 있는 기종과 외모는 거의 비슷하지만 덩치와 힘이 더 커진 모델이라 위화감도 없다. 가격도 내 바이크에서 200만원 정도를 더하면 구할 수 있는 가격이라, 기변병이 자주 온다.

오늘도 중고 장터에 올라온 1300SB 주인에게 문자까지 보내서, 추가금을 받고 대차하는게 가능한지 물어봤다. 추가금이 너무 저렴해서인지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저녁에 수영장에 다녀오느라 바이크를 잠시 탔는데... 기변병이 사라졌다. 역시.. 기변병은 자기 바이크를 타고 신나게 달려주면 어느정도 사라지는 것 같다. 내 바이크가 더 아깝기도 하다. 난 아직 3만 km 도 안 탔고, 그 바이크는 5.2만 km가 넘었으니...

1300SB가 정말 필요한가? 내게 더 큰 기쁨을 주는가? 그렇지 않다면, 바꿀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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