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3, 망상바다수영대회 (1km) 후기

제작년에 처음 생긴 망상 1km맨발 바다수영대회. 첫 출전에, 20대 2위라는 기염(?)을 토했던 대회이다(물론 20대는 선수층이 매우 얇아 입상하기 쉽다). 후기를 보려면 클릭. 작년에도 20대에 들어갔기 때문에 입상을 노리고 먼 길을 달려갔건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대회는 취소되고, 돈만 날리고 돌아왔었다. 그리고 올해, 저질 체력이라 완주만을 목표로 다시 대회에 나가게 됐다. 


새벽 4시, 같이 수영하는 형님의 차를 얻어타고 집결지로 향했다. 너무 일찍 도착할 것 같아,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 한사발 후루룩. 뭔가 새벽부터 라면을 먹으면 배가 아플 것 같아 불안했지만, 집에서 좀 비우고 나왔기 때문에 일단...패스.




완전 한밤중이다. 게다가 비도 추적추적. 버스를 타고 망상으로 향한다. 넉넉잡고 네 시간? 새벽이라 차가 없으니 좀 빨리 도착하겠지... 일단 눈을 붙인다. 밖에 볼 것도 없고, 노래나 팟케스트를 듣자니, 잠이 와서 안된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김밥과 약밥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후, 다시 한시간 반 정도 달려 망상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파도가 전혀 없다. 수영장과 똑같다. 참 수영하기 좋은 바다다. 제작년엔 얼굴높이까지 치는 파도 덕에 많은 참가자들이 쫄았고, 그 틈을 노려 파도가 칠때마다 잠수로 앞으로 쑥쑥 나간 덕분에 2위를 할 수 있었다. 근데 파도가 없으면 내가 영 불리한데... 에휴. 근데 뭐 어짜피 지금은 저질체력이니, 별 수 있나.




30대 남자는 제1경기라 10시에 출발이다. 도착하자마자 수트로 갈아입고, 같은 30대 형님들과 기념사진. 이제 뭐 바다수영은 전혀 긴장되지 않는다. 간간히 서핑을 해서 그런지, 더 익숙하다. 그렇다고 무시하면 한번에 골로 갈 수도 있으니 조심.




흐흐흐흐흐흐흐 선글라스를 끼고 1따봉 시전. 원래 따봉 좋은건데 밥줘영이 골도 못넣고 따봉만 하는 바람에...에휴. 암튼. 이제 곧 시작.



출발선에 선 모습. 나는 키가 작은 편이다... 신체적 한계를 체력으로 극복해야되는데, 체력도 저질이니 경력으로 메꾸는 수 밖에. 빨리 가든 천천히 가든 일단 맨 앞줄에 서서, 시작하면 뛰어내려가서 다이빙해야 한다. 괜히 어정쩡하게 중간 그룹에 속하게 되면, 천천히 가지도 빨리 가지도 못하고 갇히게 된다.




드디어 출발! 출발 신호가 울리자마자 냅다 뛰어들어갔기 때문에 아마 위 사진에는 가운데 맨 앞쯤에 있을 것이다. 근데 체력이 딸리다보니, 맨 앞에서 출발해도 사람들한테 마구 추월당했다. 순위를 다투는 경쟁 경기고, 딱히 심판도 없기 때문에 물 속에선 반칙이 난무한다. 잡거나, 올라타거나, 때리거나, 꼬집거나, 뭐 ... 근데 원래 바다수영이 그런거다. 그런걸 다 버티고 1km를 무사히 완주해 내는 것이 진짜 바다수영이랄까. 초반에 너무 땡겼더니, 근육이 아프다. 그래도 뭐 돌아가거나 배를 탈 수는 없으니 참고 물을 잡는다. 발 잡혀도 그냥 간다. 지그재그로 가더라도, 계속 간다. 그렇게 부표 둘을 돌아, 다시 모래바닥이 시야에 들어올 때가 되면, 기진맥진이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빨리 도착해서 올라가고 싶은 생각뿐. 그때되면 자기 체력을 오버하더라도, 막 땡긴다. 도착해서 쉬면 되니까... 암튼 그러다 올라와보니




또 따봉. 기록을 대충 보니 18분 정도 나온 것 같다. 제작년 체력좋을때보다 3분이 앞당겨진 기록인데, 아마 파도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모자 반납하고, 메달 받고, 물 한통 받아 터덜터덜..




메달은 요런 모습. 3nd란다..3rd인데. 영어교사로서 부끄럽다. 아오 진짜 저런 오타는 좀... 암튼 집에 굴러다니는 메달 하나 추가.




다시 본격 피서 복장으로 갈아입고, 다른 사람들 경기하는 거 구경하는 일만 남았다. 경기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빨리 하고 빨리 쉴 수 있으니까. 제일 마지막 경기는 그때까지 맘대로 먹지도 놀지도 못하고 긴장하고 있어야 해서 최악이다. 




바다에 왔으니 셀카를 찍고, 페이스북은 탈퇴했으니 올릴 곳은 이곳밖에 없다.






수육 먹고




회 & 문어 먹고




단체사진 찍고




또 찍고




완영 기록증도 받고 




바다구경하다 복귀. 복귀길은 역시나 문제가 많다. 술 좋아하는 아저씨들이 버스 뒷자리에서 술판을 벌이는데, 아니 상식적으로 그렇게 힘들게 대회하고 그것도 동해에서 청주까지 4시간 넘게 피곤하게 와야되는데, 조용히 쉬고싶은 다른 사람들은 생각도 안하고 그렇게 술처먹고 떠들고 싶나. 조용히 이야기하면서 마시는 것도 아니고, 싫다는 사람 술 권하고 안주 권하고 이지랄하는거 내가 올해 보기 싫어서 따로 가자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같이 가게 되었다만... 다음부터는 무조건 따로 와야지. 돈이 좀 많이 들더라도. 암튼, 맥주 처마시고 오줌마려워서 휴게소 많이 들리는 바람에 더 늦게 오고... 에휴.

어쨌든, 대회 자체는 즐거웠고, 제작년보다 기록 앞당겨서 자신감도 회복했다. 다음 대회는 여친 만들어서 함께 와야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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