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0.

2014-01-20 남미의 필수 여행지, 마추픽추에 오르다

아구아스 깔리엔뗴스(뜨거운 물)라는 지명에 맞게, 숙소 샤워실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은 정말 대단했다. 그동한 리마, 와라즈, 쿠스코에 있는 호스텔을 다녀왔지만, 이곳만큼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는 곳이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큰 짐을 맡겨둔 후 숙소를 나섰다. 그런데 비가 부슬부슬... 산에 올라가야 하는데 비라니. 버스 정류장으로 나와보니, 이미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 어제 기차가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먹을 것을 사두지 못해서, 한 명은 줄을 서고 다른 한 명이 먹을것을 사왔다. 버스는 수시로 와서 관광객들을 마추픽추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 20여분이 흘렀을까, 드디어 우리차례가 와서 버스에 탔다. 버스는 한참을 달리더니,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마추픽추 입구까지는 지그재그로 타도가 나 있었다. 중간에 산사태로 길이 끊어진 곳에서는 내려서 조금 걸어올라간 다음 기다리고 있는 다른 버스로 갈아타기도 했다.
드디어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 쿠스코 시내에서 이미 학생 할인 요금으로 구입했던 표와 여권을 보여준 후 입장했다. 난 뭣도모르고 먹을 것을 손에 달랑달랑 들고 있었는데, 개찰구 직원이 "음식은 반입이 안됩니다..... (작은 목소리로)가방안에 넣어서 가져가세요." 라고 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불쌍한 배낭여행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호의일 수 밖에.. 암튼, 입구를 통해 조금 걸어가다,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니 아래와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다행히 마추픽추에 도착했을 땐 비가 그쳐 있었다. 입구쪽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느라 길을 막고 있어서, 일단 피해서 한적한 곳으로 올라갔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관광객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설명을 듣고 만족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서 마음껏 돌아다니며 둘러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꺼면 투어 신청을 하지를 말지...ㅎ 나도 뭔가 여유를 느끼고 싶었기에, 사진 몇 장 찍고 같이 갔던 일행과는 헤어져 돌아보기로 했다. 




마추픽추의 풍경은 사진과는 전혀 다르다. 일단 상쾌한 공기와 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마추픽추를 내려다보아야 경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너 넋놓고 바라보고만 있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어느정도 경치를 만끽한 후, 다른 곳에도 가보기로 했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가면, 오른편에 절벽을 두고 만들어진 다리를 볼 수 있다(이름이 기억나지 않음). 다른 민족의 침략을 피해 도망갈 때 저 곳을 지나간 후 통나무를 밀어 떨어뜨려 버리면 절대로 건너올 수 없도록 만들어진 다리다. 저 다리는 위험해서 근처에 갈 수 없었지만, 눈으로만 저 길을 따라 가 보니, 도저히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을 것 같은 절벽으로 길이 나 있었다. 




왼쪽 아래로는 절벽, 오른쪽은 암벽. 입구에는 이름과 출입시간을 적는 곳이 있어, 혹시나 떨어져 죽는 사람이 있나 없나 인원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만큼 위험한 길. 잘못 헛디디면 시체도 찾기 어려운 그런 길이었다.




어느정도 돌아본 후, 마추픽추의 주요 건물들을 보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 마추픽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시길. 난 그저 천천히 돌아다니며 사진이나 몇 장 찍고, 사람들을 구경했다.




한바퀴 휙 돌아본 후,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에 자리를 잡고 햇빛에 옷을 말리며 마추픽추를 구경했다. 근데 이곳엔 페루 전통 가축(?)인 야마가 살고 있다. 하루종일 풀 뜯어먹으며 돌아다니고 똥 싸는 녀석들인데, 가까이 오길래 같이 사진 한 컷~ 외국인들도 (특히 여자들이) 야마랑 같이 사진찍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렇게 마추픽추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투어상품으로 가이드와 함께 온 관광객들은 혼자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고,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설명만 듣다 일찍 내려갔다. 덕분에 오후에는 한가하고 조용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한적한 공터같은 곳에 여러 사람들이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래, 뭐 이런 곳에서 잠 드는 것도 나쁘진 않지! 싶어서 나도 배낭을 베개삼아 잠시 눈을 붙였다. 적당히 구름있는 하늘, 바스락거리는 잔디밭, 간간히 부는 바람... 아무생각 없이 누워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어느덧 내려갈 시간이 되었다. 내려갈 때는 등산코스로 걸어내려가려고 일부러 버스표를 사지 않았다. 다 내려와서 표지판을 찍은 사진인데, 검은 색 선은 버스가 가는 길이고, 형광색 선이 등산로이다. 저질 체력에다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아서 내려오는데 시간도 한참 걸리고 다리도 무척이나 아팠다... 추울까바 쓸데없이 옷을 많이 가져간 것도 함정. 




다시 아구아스깔리엔떼스로 걸어가는 길. 뒤로 보이는 저 높은 산 위에 마추픽추가 있다. 누가 저 높은 곳에 그렇게 거대한 신전이 있을 것이라 상상이나 했을까. 땅에 내려와서 보니, 마추픽추는 마치 하늘에 있는 도시처럼 높게 느껴졌다. 실제로도 무지하게 높았고.




물이 많은 동네 답게 계곡 스케일이 엄청나다. 실제로도 엄청난 굉음을 내며 흙탕물이 돌진하고 있다. 숙소에 맡겨둔 짐을 찾은 후 간단히 식사를 하고, 기차를 타고, 콜렉티보를 타고 겨우 쿠스코에 도착했다. 콜렉티포 운전하는 아저씨가 마지막에 졸음운전을 하는 바람에 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연신 눈을 꿈뻑꿈뻑 감는게, 내가 잠올 때 운전하던 모습과 똑같았기 때문. 그래서 혼자 안전벨트를 메고 전방을 주시하며 긴장하고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자 긴장이 풀렸고, 겨우겨우 씻고 잠에 들었다.



<지출 내역> (1솔=약400원)

2014.1.20
아구아스 숙소: 30솔
빵: 13솔
마추픽추 편도 버스: 10솔
마추픽추 화장실: 1솔
저녁식사: 15솔
커피, 맥주, 팁: 13솔
콜렉티보 (오얀따이 - 쿠스코): 10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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