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8.

김윤관, 《아무튼, 서재》

  • 목수에게 목공은 과정에 불과할 뿐 목적이 아니다. 
  • 서재는 공방의 연장이며, 공방은 서재의 확장이다. 
  • 나는 아직 한국의 목수 중에서 자신이 만드는 가구의 미학을 스스로 규정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들에게 공방만 있을 뿐 '서재'가 없기 때문이다. 
  • 서재에서 책이란 그저 예부터 전해온 유용한 물건의 한 종류일 뿐이다.
  • 책은 주인의 손보다 책장에 더 오래 머문다. 책을 사랑한다면서 책장을 소홀히 대하는 것을 나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 문화란 수단과 목적을 종속적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균형이, 책장에 있다. 
  • 책상은 '나'라는 주체성의 기물적 상징이다. 독립된 인간은 반드시 자기만의 책상을 소유해야만 한다.
  • 책상이 없는 사람은 재산이 없는 사람처런 가난하고 허전한 사람이다. 
  • 책상은 인간의 얼굴이 닿는 유일한 가구
  • 수많은 디자이너가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표현된 미니멀리즘을 쉽게 만날 수 없는 것은 한번도 제대로 쌓아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없애기부터 요구하는 상업의 얕은 상술 때문이다. 
  • 그래서 대부분의 현대 미니멀리즘은 미니멀리즘이라기보다 빈약함으로 읽히고, 보인다. 
  • 어지러움에는 내 행위의 자연스러움이 만들어낸 규칙과 배열이 있다. 
  • 취향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타인의 취향을 질책하는 태도만이 유일하게 그를 뿐이다 
  • 되도록 크고 넓은, 당신이 당신의 생각과 사물을 마음껏 늘어놓을 수 있는 크고 넓은 책상을 먼저 가져보라고.
  • luxury (with 취향) vs. 사치 (without 취향) - 천박함
  • 회사에서 본인이 쓰는 의자는 자비를 들여서라도 고가의 제품을 고르라는 것이다
  • 하지만 적어도 의자와 매트리스를 구입할 때만큼은 '낮은 가격과 디자인'이 아니라 '기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그런 삶은 돈만 있다고 가능한 게 아니다. 자기만의 주관과 취향의 깊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 공방에서 멀어져 서재에 가까워질수록 나는 목수에서 독서가로 변모한다. 조선시대를 기준으로 한다면 천민에서 양반으로 신분이 바뀌는 순간이다.
  • 책에 거대한 힘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은 욕망을 억눌러야 한다
  • 내 하루를 잠시나마 상쾌하게 해주는 아이스 카페모카 한 잔을 가볍게 마시듯이 책이라는 '물건'도 그렇게 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 다 마신 테이크아웃 잔을 무심히 버리듯이 다 읽은 책을 버리거나 누군가에게 주면 안 되는 것일까?
  • 서재는 내 삶이 시작된 곳인 도서관과의 공존이자 결별이다.
  • 자유와 독립을 가진 사람만이 온전히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
  • 그녀들은 독서에 있어 '권위'보다 '삶'을 택했다.
  • 오랜 고통의 경험을 통해 여성들은 깨닫게 된 것이다. 영화와 음악, 공연처럼 확장된 '책'이 자유와 독립을 가진 온전한 인간이 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임을.
  • 조선의 선비에게 서재는 책을 읽는 공간만이 아니라 예술 행위를 위한 아틀리에이자 자신만의 컬랙션을 디스플레이한 미술관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물욕을 경계하는 유학의 가르침에 따라 특별히 애정하는 물건들만 모았고, 디스플레이는 번잡하지 않고 단정하게 하였다.
  • 적어도 책에 빠져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힌 채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하는 '꼰대'의 모습을 경계했던 것이다.
  • 주로 머무는 책상과 메인 책장은 멀리 떨어뜨릴수록 좋다.
  • 밝은 빛이 스며들고 정갈한 책상 하나로 이루어진 당신만의 서재를 가지는 일이 당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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