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6.

KISS 원칙(Keep it simple stupid)

오리엔테이션 준비로 강의실 마이크를 테스트하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살펴보니 메인 엠프와 몇몇 장치의 전원이 꺼져있다. 다 켜도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믹서도 먹통이다. 꽂혀 있어야 할 라인이 빠져있고, 뒤에도 원래 위치를 알 수 없는 라인이 여러 개 빠져서 덜렁거리고 있었다.
분명히 방학 동안 누군가가 건드렸다. 컴퓨터 소리가 나오지 않으니, 이것저것 건드리다가 관련 없는 마이크 선이 뽑혔고, 어쩌다가 소리가 나오니 그대로 둔 것이다. 고쳐보려 노력했지만, 녹화 시스템까지 함께 있는 복잡한 장치들이라 내 능력으론 불가능했다.
망할 장치들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 선도 수십 가닥이다. 고장의 원인을 찾을 수 없으니 당연히 내 손으로 고칠 수가 없고, 결국 돈 주고 업체를 부르거나 아예 갖다 버려야 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온갖 편의장치와 전자기기가 추가되면 그만큼 배터리 소모도 많고,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다. 고장 걱정 안 하려면 깡통 옵션에 수동 미션이 최고다. 내가 타는 92년식 시티백과 2002년식 GS도 그런 면에선 고장 걱정이 적다.
Keep it simple stupid
각종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 업계의 원칙으로 쓰인다. 복잡하기보다 단순한 디자인일 때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Keep it simple, stupid!"처럼 쉼표를 넣어 마치 어리석은 사람에게 '단순하게 만들어!'라고 명령하는 표현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비록 너무 단순해서 어리석게 보일지라도 복잡한 방식보다는 단순한 해결 방식이 더 낫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수업녹화시스템이든 전자교탁이든 자동차든 인생이든, 가능하면 단순해야 스트레스가 적다. 이것이 점점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내 삶의 모든 부분을 단순하게 유지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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