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12.

하찮은 인격

절대적으로 강자인 내가 철저히 약자인 누군가에게 가슴 깊이 우러나는 존중감으로 최선의 배려를 하는 것. 화낼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 것. 힘으로 누를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 것.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
며칠 전 읽은 장수연의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에 나온 문구다. 강자가 약자에게 화낼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 것.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 그럴 수 있는 인격이 더 성숙한, 더 나은 인격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조교는 실수한 근로생에게 화를 내는 대신, 차근차근 다시 설명해서 기분 상하지 않고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인격을 가진 조교여야 학부생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뒤에서 욕먹지 않고, 나아가 존중받을 수 있다. 내가 학부 근로생일 때, 어떤 조교 밑에서 어떤 대우를 받으며 일했는지, 그때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떠올려 본다면, 내 말과 행동이 근로생에게 어떤 감정일지 예측할 수 있다.
군대 선임-후임 관계도, 부모-자식 관계도, 교수-조교 관계도 마찬가지. 아무리 부당하다 하더라도 자기가 예전에 당했다고 해서 후임도 당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위고하에 막론하고 하찮은 인격이다. 간장 종지만도 못한 하찮은 그릇으로 존경을 받으려 한다면, 과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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