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5

빗자루 vs. 진공청소기

내 방엔 인간 하나 + 고양이 둘이 먼지와 털을 많이 생산한다. 매일 저녁 퇴근하고 청소기를 돌리자니 시끄럽고, 번거로웠다. 평일엔 청소 자체가 귀찮아졌고, 주말에 대청소할 때면 먼지가 너무 많아 코가 간지러울 정도였다. 아즈마 가나코의 《궁극의 미니멀라이프》에서 영감을 받아, 진공청소기 대신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써 보기로 했다.
처음엔 익숙지 않았다. 먼지와 고양이 털이 빗자루에서 잘 떨어지지 않았고, 털이 조금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2주 정도 쓰면서 요령이 생기니, 그럭저럭 괜찮았다. 무엇보다 저녁에 혼자 조용히, 내 몸을 움직여 빗자루질하는 기분이 꽤 좋다. 고양이들도 진공청소기 소리가 무서워 침대 밑으로 숨어 들어갈 필요가 없다. 청소기를 꺼내서, 코드를 꼽고, 다시 정리해 넣는 과정도 필요 없다.
방바닥에 물건이 없으니, 청소 시간도 비슷하다. 오히려 준비 과정을 포함하면 진공청소기가 더 오래 걸린다. 전기와 기계에 의지하지 않고, 내 온몸을 기민하게 움직여 매일 '바닥 청소'라는 임무를 완수해내는 보람도 느낀다. 좀 더 익숙해지면, 진공청소기는 없애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