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2.

갤런 크렌츠, 《의자》

도서관에서 목공 관련 책을 찾다, 갤런 크렌츠가 쓴 《의자(THE CHAIR: Rethinking Culture, Body, and Design)》라는 책이 눈에 들어와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우리는 보통 사무실에선 의자에 앉아 일하고, 집에선 의자에 앉아 쉬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 책은 의자의 역사, 예술, 인체공학, 건축 등 다양한 측면을 다루며 의자에 대한 관념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한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을 요약해봤다.

신분과 권위, 계급을 상징하는 데 쓰이던 의자는 산업혁명 이후 대량으로 생산되며 공장과 사무실, 집으로 침투했다. 일터에선 쪼그리거나 서서 할 수 있는 일도 의자에 앉아 해야 한다. 집에선 서양식 입식 문화 때문에 소파와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게 일상이 됐다. 하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는 우리 몸과 어울리지 않는다. 인간의 몸은 걷고, 서고, 달리고, 뛰고, 사냥하고, 채집하고, 물고기를 잡고, 움직이도록 진화했다. 쉬고 싶으면 눕거나, 바닥에 앉거나, 적당한 곳에 걸터앉으면 된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근육과 관절, 혈액 순환에 좋지 않다. 가능하면 의자에 앉지 않고 서기, 걷기, 쪼그려 앉기, 눕기, 걸터앉기, 기어 다니기, 기마 자세, 양반다리 등 다양한 형태로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의자에 앉아 일해야 한다면, 발뒤꿈치가 닿는 한 높고, 앞으로 약간 기울어지고, 목과 머리까지 지지할 수 있는 등받이가 달린 의자를 써야 한다. 허리와 목을 앞으로 구부리지 않게 책상도 그에 맞춰 높고 경사진 형태가 좋다. 여건이 된다면 사무실 안에 서서 일하는 곳, 걸터앉아서 일하는 곳, 바닥에 앉아서 일하는 곳,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곳, 옆으로 기대앉아 일하는 곳, 누워서 일하는 곳, 걸으며 일하는 곳 등을 만들고 이동해가며 일하는 방법도 있다. 집에선 의자와 탁자, 책상을 없애고 우리 어릴 적 살던 좌식 생활로 돌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