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10.

멍때리는 시간을 늘리자

종종 괜찮은 생각이 떠오른다. 잊고 있던 중요한 업무, 목공 아이디어, 블로그 글감, 버릴 물건, 미니멀리즘 실천 방법 등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메모할 방법이 없다. 수영장에 있거나, 샤워하는 중이거나, 오토바이를 타는 중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주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떠오른다. 샤워 중 뜨거운 물을 맞으며 팔짱 끼고 있을 때, 수영하다 힘들어 쉴 때, 뻥 뚫린 국도를 하염없이 달릴 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 근사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멍때린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넋 놓는다', '멍청히 있다'도 좋다. 영어로 하면 unplugged, unwired 정도 될까? 플러그를 꽂지 않은, 전선에 연결되지 않은.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수 많은 전자기기가 모두 꺼진 상태. 눈과 귀에 아무런 디지털 자극이 없는 상태. 불필요한 자극과 단절될 때 비로소 혼자 가만히 생각할 수 있다.
쉴 새 없이 떠드는 TV를 끄고, 무의미한 인터넷 서핑을 도와주는 컴퓨터와 노트북도 끄고, 끊임없이 SNS를 확인하게 하는 스마트폰을 치워버리고, 세상과 나를 단절시키는 이어폰을 빼자. 그 대신 혼자, 가만히, 조용히,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늘리자. 그렇게 떠오른 좋은 생각은 우리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