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17.

손글씨를 써야 한다

이틀 전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카드를 쓰는데, 손글씨가 어색해서 놀랐다. 글씨가 예전보다 훨씬 못날 뿐만 아니라, 손 근육을 내 의지대로 쓸 수 없었다. 마치 십여 년 만에 스키를 다시 탈 때 안 쓰던 근육이 느꼈던 그런 생경함이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쓰면서 오자 없이 마무리했지만, 기분은 영 찜찜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하다. 일터에선 99%의 글자를 키보드로 쓰고, 그 밖에선 엄지손가락만으로 스마트폰 자판만 두드린다. 내 손에 펜을 쥐고 글을 쓸 경우가 거의 없다. 기껏해야 여자친구에게 쓰는 손편지나 카드 정도인데, 이도 특별한 날에만 쓰기 때문에 1년에 3~4번 정도나 될까? 키보드 치는 근육이 발달하는 동안 손글씨 근육은 점점 퇴화하고 있었다.
억지로라도 손글씨를 써야 한다. 이러다간 내 글씨체를 잃고 어린이 글씨체로 돌아가게 생겼다.
요즘 뭔가 몸을 쓰는 기술을 점점 잃어버리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