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7

세네카, 《화에 대하여》

요즘 일이 많고 바빠지면서 스스로 화가 난다고 느낀 적이 많다.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하는 직원에게 화가 나고, 부서 간 소통이 되지 않는 학교 시스템에 화가 나고, 안내문을 제대로 읽지 않는 학생에게 화가 나고, 찬 바람이 들어오게 문을 열어놓고 다니는 사람에게 화가 났다.
최근에 일을 엉망으로 처리한 담당자에게 전화하여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한바탕 항의한 적이 있다. 그렇게 한바탕 통화를 하고 난 후, 마음은 오히려 더 불편했다. 별일도 아닌데 화를 낸 것 같아 후회도 되고, 불쾌한 감정이 온종일 머물렀다.
새로운 업무처리시스템이 도입됐다. 각 부서가 잘 대처하지 못해, 공문 처리에 난리가 났다. 마음속에 화가 났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이런 식으로 낭비하기엔 아까워서, 화를 잘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 철학자 세네카가 쓴 《화에 대하여》를 읽으며 내용을 정리했다.
화에 관한 끈질기고 깊은 여정을 함께 따라갔더니, 어느새 모든 화가 사라졌다. 앞으로 화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제 1 권 : 화에 대하여

인간의 화는 어떤 특성이 있는가

  • 다른 격렬한 감정과 달리 화는 표정으로 뚜렷이 드러난다
  • 결과: 살인, 학살, 전쟁
  • 정의: 보복(앙갚음)을 하고 싶은 '욕망'
  • 특성: 동물에게서 화를 찾아보긴 힘들다.
  • 화를 내는 것: 일시적 격정 / 화를 잘 내는 급한 성격: 정서적 기질(굳어버린 성격 특성)
  • 다양한 형태: 원한을 품은, 가혹한, 성미 급한, 격앙된, 폭언하는, 까다로운, 성마른, 역정 내는…

앙갚음에 집중하는 화는 인간의 본성인가

  • 인간의 삶은 사이 좋게 이익을 주고받고, 애정을 기초로 한 상호협력 속에서 굳건히 유지되므로 앙갚음에 집중하는 화는 인간의 본성과 일치하지 않는다.
  • 해를 가하는 형식을 빌려 잘못을 고치는 '화를 배제한 이성적인 질책'은 때로는 필요하다.
  • 화는 앙갚음을 추구함 + 인간의 본성은 앙갚음을 추구하지 않음 =화는 그 자체로 인간의 본성과 어울리지 않음
  • 해로운 요인을 받아들인 다음 관리/조절하기보다 애초에 차단하고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 마음이 격정에 일단 굴복하고 나면,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무작정 돌진한다.
  • 화가 나려 할 때 최초의 싹을 억누르고 그 최초의 충동에 굴복하지 않도록 싸우기

화는 과연 필요한가

  • 화는 통제되고 제한되지 않는다
  • 제한되지 않는 화는 파괴적일 뿐, 유용하지 않다.
  • 이성이 악덕에 도움을 청하여 미덕이 악에 물들지 않기를!
  • 본래 유익하다면 어떤 제한이나 유보 없이 유익하다
  • 적당한 수준의 격정은 적당한 수준의 악일 뿐, 절대 유익하지 않다
  • 적과 싸울 때 가장 화가 불필요하다. 싸움과 전쟁은 화를 다스리고 차가운 이성으로!
  • 선한 사람은 흔들리거나 주저함 없이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며, 합당하게 해야 할 일을 한다
  • 격분하지 않고, 책임감을 인식하고, 심사숙고해서 신중하게, 기꺼이 앞으로 나서는 가치 있고 고귀한 행동 vs. 화 나서 성급하고 무모하게 목표로 돌진하다 스스로 방해물이 되는
  • 화는 존재 자체가 부적절하며, 작을 때는 괜찮고 커지면 악이 되는 선이란 없다.
  • 미덕은 악덕이 제공하는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다. 미덕을 거들어주지 않고, 대신 들어앉는다.
  • 마음이 나약한 자만 화를 낸다.

꾸짖되, 화내지 말라

  • 선한 사람일수록 더 평온하고, 격정으로부터 더 자유로우며,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 사람은 실수로 잘못된 행동을 할 텐데, 선한 사람이 증오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 꾸짖되 화를 내지 않고 훈계/강제력/부드럽게/엄격하게 그 행동을 교정해줘야 한다.
  • 마음의 잘못(화)을 저지르는 자는 남의 잘못을 교정하지 못한다
  • 법의 정신이란 화가 아니라 흔들림 없는 단호함
  • 선한 사람이라도 미묘한 마음의 동요는 느끼겠지만, 격정 그 자체로부터는 자유롭다

이성이 더 강한가, 화가 더 강한가

  • 자연은 우리를 이성으로 충분히 무장시켰다
  • 화는 종종 연민에 밀려난다
  • 격정은 쉽게 희미해지지만, 이성은 균형을 잘 유지한다
  • 화는 불공정하고 충동에 휘둘리고 변덕스러우며 증거를 무시한다.
  • 화는 변호의 여지를 주지 않으려 하고 자기 뜻을 고집하며, 자신의 판단이 틀려도 절대 권한을 놓지 않으려 한다
  • 화는 진실이 자신의 의지에 반하면, 진실 자체에 더 분노한다
  • 이성은 필요하다면 조용히 일족의 뿌리를 뽑고 나라에 해악을 끼친 자의 처자까지 모두 멸족시킨다, 침착하고 고요한 얼굴로.
  • 화난 자를 믿고 칼을 맡길 수는 없다

화는, 바람처럼 공허하다

  • 무모함이 용기와, 오만이 자신감과, 괴팍함이 단호함과 거리가 멀듯, 화는 위대한 정신과 거리가 멀다
  • 위대한 정신: 뿌리부터 위까지 흔들림 없이 강인하고 단단하게 균형 잡힌 성품
  • 화, 탐욕, 욕정은 아무리 널리 퍼지든 편협하고 비참하고 천박하다
  • 오로지 미덕만이 숭고하고 고귀하다
  • 무엇이든 위대하면 동시에, 평화롭다.

제 2 권 : 화에 대하여 II

화는 마음의 동의하에 일어난다

  • '부당한 일을 당했다', '보복을 열망한다' , '두 명제의 결합' 모두 우리의 의지가 개입한다
  •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나는 현상은 제어/회피할 수 없다
  • 화는 의지에 좌우되는 마음의 잘못이므로, 조절할 수 있다
  • 격정은 단순하고 자동적인 반응이 아니라, 자신을 그 인상에 내맡기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최초 움직임을 끝까지 따라가는 데서 온다
  • 화는 단지 일어나지 않으며, 공세적이다 (이성이 동의한 적극적인 추구)
  • 화: 위해를 당했다는 인상을 수용, 사실로 인정하는 것 (의지와 판단으로 복수를 향해 돌진)

사악한 행동에 대해서 화를 내는 것은 옳은가

  • 악을 저지한다고 덕이 악을 흉내 내면 안 된다
  • 화는 종종 그 원인이 되는 악행보다 더 나쁘다
  • 잘못된 행동에 화를 내는 게 현자에게 합당하다면, 현자는 분노의 화신인가.
  • 곳곳에 악덕이다

화는 두려워할 만한 것인가

  • 차라리 실수에 대해서 화를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 모두를 한꺼번에 용서해야 한다
  • 자연을 향해 화를 내지 않는다
  • 현자는 온화하고 침착한 얼굴로 교정자로서 환자를 대하는 친절한 의사의 마음으로
  • 악은 근절할 수 없으며, 악이 우위를 점하지 못하도록 노력해야
  • 화는 반드시 화를 낸 자에게 되돌아오고, 자신이 남들에게 두려움이 대상이 되지 않는 한 스스로 두려워할 게 없다

화를 마음속에서 완전히 떠나보내는 것은 가능한가

  • 인간 정신으로 극복하지 못할 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없으며, 어려운 일도 반복/연습으로 편안해진다
  • 어떤 격정도 훈련으로 완전히 길들일 수 있다
  • 보상 없는 일도 노력으로 경지에 오르면서, 행복한 마음에 깃든 흔들림 없이 고요한 평화라는 엄청난 보상을 위해 격정을 참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 아무런 득 될 게 없는 화를 완전히 떠나보내라
  • 이성은 인내를 권하지만, 화는 복수를 재촉한다
  • 화는 솔직함이 아닌, 분별없음의 표현
  • 길들지 않으면 용맹함은 무모함과 경솔함에 익숙해진다
  • 남의 지배를 받을 수 없는 자는 남을 지배할 수도 없다
  • 화를 잘 내는 것은 솔직함이라기보다 분별없음이다
  • 강력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에선 화가 아니라 강인함을 보여야 한다

화는 어려서부터 양육이 좌우

  • 목표: 화라는 감정에 빠지지 않는 것 / 화가 났을 때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는 것
  • 습관이 건전하지 못할 때 악덕이 자라난다

화를 피하기 위한 사전 조건

  • 격정의 근본 원인(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믿음)과 맞서 싸워야 한다.
  • 남을 비난하는 자의 말에 너무 쉽게 귀 기울이지 말라
  • 섣불리 승인하지 말고 시간이 흘러 진실이 자명해지도록
  • 마음의 의심과 억측이 맹랑하게 화를 부추긴다
  •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담백함과 너그러운 판단이 필요
  • 사소하고 하찮은 일에 짜증을 내서는 안 된다
  • 마음을 강하게 단련하면 웬만한 일은 견뎌낸다
  • 심지어 해를 끼칠 능력이 없는 대상(무생물, 동물)에게도 화를 낸다. 어리석다!

화의 최대 원인은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생각

  • 화의 최대 근원은 "나는 죄가 없어", "나는 아무 짓도 안 했어"라는 생각
  • 우리가 그들에게 행한 것을 돌려받는 것뿐이라고 생각하자
  • "나 역시 이런 실수를 한 적이 있지"
  • 남의 악덕은 눈 바로 앞에 두고, 자신의 악덕은 등 뒤로 숨긴다
  • "나 자신도 이런 잘못에서 벗어난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 나도 저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비난이 내게 과연 도움이 될까?"

화를 미뤄야 하는 이유

  • 용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심사숙고하기 위해 화를 미뤄라

화를 내어 이기는 것은, 결국 지는 것이다

  • '부당하게' 그런 일을 당했는가?
  • 무지, 오만, 자존심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 악행은 경멸할 가치조차 없다고 여기는 것이 위대한 정신의 표식
  • 부당함에 대한 복수는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
  • 화나게 하는 사람의 공적으로 잘못을 상쇄하라
  • 관용이 알려져 평가가 올라가고 용서를 통해 유익한 친구들을 얼마나 많이 갖게 될지 생각하라
  • 갈등은, 어느 한쪽에서 그것을 벗어버리면 즉각 진정된다
  • 먼저 물러나는 자가 더 나은 사람
  • 화를 폭발시키는 당신,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라
  • 화난 모습도 추악한데, 화난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 화를 억제하려면 화의 추악함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위험성을 자세히 관찰하라
  • 화는 다른 모든 격정을 수하에 둔다

제 3 권 : 화에 대하여 III

상대를 파멸시키기 위해 자신이 파괴되는 것도 불사하는 것이 화다

화는, 마음속 전쟁이다

  • 화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없다
  • 화에 굴복하지 않는 법 / 완전히 벗어날 방법 / 화가 난 사람을 자제시켜 제정신으로 돌아가게 하는 방법
  • 위대한 정신은 악행에 고개 숙이지 않는다
  • 위대함의 가장 확실한 증거는 어떤 일에도 자극받지 않는 것이다.
  • 숭고한 정신는 조용하고 평화롭고 질서정연하고 자연스럽다
  • 마음의 평정은 우리 능력을 넘어서는 (많고 중차대한) 일을 피함으로써 얻는다
  • 항상 자신의 능력을 가늠하고, 하려는 일과 준비 사태를 저울질해 본 후 시도하라. 미완으로 끝나면 후회가 예민하게 만든다

화에 대한 대비책, 자신의 감정을 선동하지 말라

  • 솔직하고, 마음씨가 좋고,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을 친구로 선택하라
  • 화를 잘 낸다면, 말과 표정을 세심히 읽을 줄 아는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 부담이 과중한 일은 피하거나 기진맥진해지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
  • 즐거운 취미로 쇠약해진 정신에 위안을
  • 화라는 악덕을 자극하는 요인을 멀리하라(광장, 변론, 법정, 피로)
  • 격정의 원인을 파악하고 미리 피하며 전조를 느끼면 스스로 치료하자
  • 더러는 그냥 무시하고, 웃어넘기고, 그래도 남으면 용서하자
  • 어떻게 부당한 피해를 보았느냐보다 어떻게 참아냈느냐가 중요하다

화에 대한 최고의 치유책은 유예와 숨김이다

  • 일렁이는 물결 위에서는 아무것도 정확히 판단할 수가 없다
  • 자신과 싸워 화를 극복하고 꼭꼭 감춰두고, 오히려 반대로 표정은 부드럽게 목소리는 온화하게 천천히 걸으며 화의 신호를 누그러뜨리면 내면이 겉모습에 순응하며 편안해진다
  • 가까운 친구에게 자신을 솔직히 비판해 달라고 하고, 솔직함을 참지 못하는 순간에 더 비판의 자유를 누리라고, 화에 동조하지 말라고 부탁해야
  • 마음을 늘 차분한 상태로 유지하여 갑자기 마음이 동요하는 심각한 사태에 부딪히더라도 화를 느끼지 않도록
  • 예상보다 큰 화가 나려 할 때 가슴 깊이 넣어두고 고통을 내색하지 않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화를 감춘 사람들

화를 권력인 양 행사하는 사람들

화를 내지 않고 온화함으로 받아넘긴 사람들

화가 당신을 버리기 전에, 당신이 먼저 화를 버려라

  • 가장 신중한 사람조차 잘못된 행동을 할진대 잠시 잘못된 길로 빠진 데 대한 변명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겠는가
  • "할 테면 해보라. 내 평정심을 흐트러뜨리기에 그대는 너무 미약하다. 내 인생을 주도해온 이성이 이를 금한다. 내가 어떤 부당한 취급을 당해도 화의 해악이 그보다 더 크다. 부당함은 그 한계가 분명하지만, 화가 나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는 알 수 없다."
  • 부당하게 입은 피해를 치유하는 것이 복수하는 것보다 더 좋다
  • 화가 제풀에 지쳐 물러가기 전에 네가 화를 극복하는 편이 얼마나 좋은가!

다른 사람이 나보다 많이 가졌다고, 신에게 화내지 말라

  • 벗을 사귀고, 적을 달래고, 공공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집안일에 힘쓰고
  • 가엽게 여겨야 마땅한 사람을 증오하는 것은 더욱 추하다
  • 맨 처음에 얼마나 하찮고 무해한 것이었는지 자세히 살펴라
  • 남과 비교하지 말고 이미 가진 것을 기뻐해야 한다
  • 남들이 가진 것에 눈을 돌리는 사람은 자신의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 네 앞보다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를 잊지 말라
  • 자신이 준 것은 크게 생각하고 받은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저, 조금 뒤로 물러나 껄껄 웃어라!

  • 심각한 표정으로 수행하는 일 중에 심각하거나 중요한 일은 하나도 없다
  • "오늘은 네 마음의 악덕 중에서 어떤 것을 고쳤는가? 너는 오늘 어떤 악덕에 저항했는가? 어떤 점에서 너는 조금이라도 나아졌는가?"
  • 어쩔 도리 없이 네가 참아야 할 것들이 있다(겨울에 춥고 배 타면 멀미나고 붐비는 곳에선 사람들과 부딪히고)
  • 각오가 된 일은 담대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가 있다

타인의 화를 진정시키는 법

  • 남들도 제정신으로 살아주기를 원하기 때문
  • 누그러들 때까지 시간을 주고, 재발하지 않도록 감시하자
  • 두려움, 수치심, 좋아할 다른 화제로 주의를 돌리는 방법도 있다
  • "조심하시오. 당신의 화가 적들에게 기쁨이 되지 않도록"
  • "조심하십시오. 위대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많은 사람이 믿어 마지않는 당신의 굳건한 명성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도록. 진실로 말하자면 저 역시 분합니다. 뭐라 말할 수 없이 괴롭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적절한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는 죗값을 받을 것입니다. 이것만 잊지 말고 마음에 새겨 두십시오. 언젠가 그것이 가능해질 때, 오늘 참은 것까지 더해서 되돌려 주겠다고요."

화를 내며 보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짧은가

  • 뒤를 돌아보는 순간 어느새 죽음이 지척에 와 있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