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30

각자 나름의 미니멀리즘이 있다

우린 각자 생활하는 환경이 다르다. 성별, 인종, 국적, 문화권, 직업, 나이, 가정환경이 모두 달라,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모두 다르다. 우린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타인이 살아온 환경을 직접 체험하지 않는 이상 애초에 남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미니멀리즘도 각자 다른 게 정상이다. 저마다 미니멀리즘에 대한 생각과 실천이 다르다. 주부의 미니멀리즘과 자취생의 미니멀리즘은 서로 다르다. 출판사에 다니는 일본인과 글 쓰는 미국인의 미니멀리즘은 서로 다르다. 세상엔 미니멀리스트의 수 만큼이나 다양한 미니멀리즘이 존재한다. 이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미니멀리즘은 자기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고 집중하기 위해, 의미 없는 것(잡동사니, 인간관계, 방해요소 등)을 제거해 나가는 삶의 방식이다. 각자 인생이 다르고, 그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다. 의미 없는 것의 범위도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미니멀리즘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슷할지 몰라도,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그 양상은 서로 다른 게 당연하다.
많은 사람이 혼자 조용히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살아간다. 일부러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 이상,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순전히 사생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지 알 방법이 없다. 책이나 블로그, 카페 활동을 통해 자신의 미니멀리즘을 공유하는 사람의 미니멀리즘만 접할 수 있다.
빙산의 일각이 빙산 전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비교적 눈에 잘 띄는 미니멀리즘 양상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 잘 쓰는 물건을 특정 브랜드 제품(예: 일본 브랜드 무인양품)으로 대체하기
  • 미니멀리즘 게임에 집착하기 (1일엔 물건 한 개 버리고, 2일엔 두 개 버리고, 31일엔 서른한 개 버리는 게임)
  • 많이 버리기, 빨리 버리기, 매일 버리기
  • 버리고 반드시 SNS에 인증하기
  • 잘 쓰는 물건도 버리기, 필요한 물건도 사지 않기
  • 버려야 한다는 강박
  • 남보다 더 빨리 많이 버려야 한다는 경쟁심
모두 물건과 연관 있다. '물건 버리고 정리하기'는 중요한 가치에 집중하기 위해 제거해야 하는 여러 요소 중, 물질적인 영역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미니멀리즘과 연관되는 영역은 매우 많은데(스마트폰, 앱, 인터넷, SNS, 카페/블로그, 이메일, 습관, 수면, 운동, TV, 금융, 음식, 식단, 빚, 할부, 주택, 명상, 자존감, 사랑, 시간, 여유, 직업, 휴식, 취미, 여가, 휴가, 인간관계, 가족, 친척, 이웃, 꿈, 공동체, 정치, 성공, 자아 등), 너무 물질에만 집중하는 게 아닐까.
우린 모두 각자 사정이 있다. 너는 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면 되고, 나는 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면 그만이다. 남들 방식을 따라 할 필요 없다. 자기 나름의 기준으로, 자신만의 속도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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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9

[2016년 10월의 습관] 운동하고 일찍 자기

9월 습관으로 '아침 일과 지키기'를 실천했지만, 여러 항목에 전제조건이 필요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선 일찍 자야 했고, 아침을 먹으려면 아침거리가 있어야 했다. 아침 일과를 지키기 위해 그 전날 저녁에 준비를 다 마쳐야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녁 일과를 먼저 정한 후 아침 일과를 정했어야 했다.
10월의 습관은 아침 일과를 위한 항목에, 운동을 추가하여 정했다.
  1. 저녁거리, 아침거리 준비
  2. 저녁 식사, 설거지
  3. 청소
  4. 팔굽혀펴기 10세트
  5. 샤워, 독서
  6. 23:30 취침
수영을 그만두고, 요즘 아무 운동도 안 해서 몸매가 좋지 않다. 우선 한 달 내내 팔굽혀펴기 위주로 하고, 11월부터 다른 운동을 추가할 예정이다. 10월 계획이지만, 오늘부터 시작한다!

2016/09/27

[2016년 09월의 습관] 아침 일과 지키기(수정)

2016년 9월부터, 한 달에 습관 하나씩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만든 9월의 습관(아침 일과 지키기)을 잘 지켰는지 되돌아보려 한다.
  1. 7:30 기상하기. 잘 지킨 것 같다. 전날 늦게 자지만 않으면 된다. 기상 시간은 전적으로 취침시간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다. 10월의 습관에는 취침시간을 포함해야 한다.
  2. 고양이 밥, 물주기. 일어나면 항상 광복이가 밥 달라고 조르기 때문에 잘 지켰다.
  3. 물 한 잔. 계속 잊는다. 큰 필요성도 못 느낀다. 목록에서 삭제하려 한다.
  4. 세탁기 돌리기. 빨랫감이 있으면 잘 돌린다. 일찍 일어나는 데 도움도 된다.
  5. 샤워. 90% 이상 실천.
  6. 고양이 화장실 청소. 90% 이상 실천
  7. 아침 식사. 1번 항목과 마찬가지로, 아침 거리를 전날 준비해놔야 한다. 10월의 습관에 '아침식사거리 준비'를 포함해야 한다.
  8. 설거지. 지키기 쉽지 않다 특히 전날 저녁 후 설거지하지 않으면, 아침에 더 하기 싫어진다.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9. 3 MIT(Most Important Things) 검토. 잘 지켰다.
  10. 독서/명상 & 커피. 시간이 부족하다. 삭제해야겠다.
  11. 빨래 널기 (4번과 동일). 출근이 늦더라도 꼭 널고 가야 한다. 잘 지킨다.
  12. 8:50 출근. 잘 지킨다.
되돌아본 결과를 바탕으로 '아침 일과 지키기'를 아래와 같이 수정한다.
  1. 7:30 기상 (전날 일찍 자야 함)
  2. 고양이 밥, 물, 화장실 청소
  3. 세탁기 돌리기
  4. 아침 식사 & 설거지 (전날  미리 준비해야 함)
  5. 3 MIT 검토
  6. 샤워 & 출근준비
  7. 빨래 널기
  8. 8:50 출근
[10월의 습관]은 9월의 습관을 잘 지키기 위한 항목을 위주로 설정할 생각이다.

2016/09/22

미니멀리즘에 대한 오해

미니멀리스트는 버리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물건을 거의 다 없애서 집을 모델하우스처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한 종류의 옷을 '입고 또 입는' 사람도 아니고, 헝겊 하나를 수건, 행주, 걸레 역할로 돌려쓰는 사람도 아니다. 모든 물건과 가구를 무인양품(일본 브랜드) 제품으로 대체하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미니멀리스트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미니멀리즘도 그런 개념이 아니다.
일본 미니멀리스트는 물건 줄이는 정도가 좀 과하다. 종교나 지진이 영향을 끼쳤다. 한국에 들어온 미니멀리즘 관련 책의 상당수는 일본 미니멀리스트가 쓴 책의 번역본이며, 실제로 엄청나게 많이 팔렸다. 어떤 책은 드라마로 제작되어 자막과 함께 들어오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 미니멀리스트는 일본 미니멀리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물건 줄이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블로그 theminimalists.com을 운영하는 미국 미니멀리스트 조슈아 필즈 밀번과 라이언 니커디머스는 관점이 약간 다르다. 이들은 물건 소유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무조건 다 없애고 최소한의 물건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하는 물건인가'를 고민하고, 그 결과에 따라 소유 여부를 결정하라는 견해다. 만약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 소유 자체가 행복하다면, 집 안에 책은 얼마든지 많아도 상관없다. 정말 아끼고 좋아해서 사용할 때마다 기쁨을 주는 테이블과 의자라면, 아무리 크더라도 집에 있어도 좋다. 이들 기준에서 물건의 수량은 중요치 않다. 요점은, 각 물건의 '기능'과 '가치'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미니멀리즘은 삶의 목표가 아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건강이든, 인간관계든, 꿈이든,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집중하기 위해 그 외의 쓸데없는 것을 제거하도록 도와주는 사고방식이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물건 버리기는 미니멀리즘 실천의 가장 쉬운 첫 단계일 뿐이다. 물리적 잡동사니가 없어져야, 비로소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볼 심리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난 이미 물건을 많이 줄였다. 이제 잡동사니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고,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마음의 평화와 여유가 찾아왔다. 물건 줄이기의 목적을 어느정도 달성했다. 지금은 내게 소중한 가치는 여자친구, 건강, 운동, 식단조절, 친구, 독서, 글쓰기, 명상, 습관 만들기 정도다. 이제 집중하는데만 에너지를 쏟을 생각이다.
미니멀리즘은 목적이 아니다.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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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정리는 이제 그만, 이제 그만 정리할 때.

나는 교도소에서 경비교도대원으로 복무했다(공익근무 x, 육군 병장 만기 전역). 대부분의 군대가 그렇지만, 정해진 물건만 소유할 수 있었다. 그 물건의 수도 최소한이다. 구두와 운동화는 다 닳아야 새로 받을 수 있다. 다른 모든 의복과 생필품도 마찬가지다. 개인별로 최소한의 수량만 갖고, 다 쓰면 새로 받는 식이다. 애초에 가진 물건의 종류가 적고, 그 수도 적으니, 수납공간도 작은 관물대 하나면 충분하다. 그래서 모든 물건이 어디에 몇 개씩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한밤중에 눈 감고도 옷 갈아입고 근무에 나설 수 있다.
그때는 물건을 '정리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선임들이 습관적으로 '관물대 정리해라'고 하지만, 몇 개 되지도 않는 물건을 그저 제 위치에 놓기만 하면 된다. 애초에 쓰고 제자리에 뒀으면, 사실 정리라고 할 것도 없다. 가만 생각해보면, 군인이 진정한 미니멀리스트 같다. (강제적이지만) 꼭 필요한 물건만 최소한으로 소유하는.
소유한 물건 자체가 적으면 정리할 필요 없다. 그냥 물건마다 제 자리를 정하고, 쓰고 나서 그곳에 두면 된다. 책은 책장에, 옷은 옷장에, 그릇은 찬장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물건의 종류별로 그 수가 적으면, 정리할 필요 없다. 책장에 책이 다섯 권 있다면,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책장을 정리할 필요가 없다. 옷장에 여름옷이 열 벌 정도만 있다면, 원하는 옷을 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옷장을 정리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집에 책이 수백 권이라면? 옷장이 옷으로 가득 차 있다면? 일단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물건이 제 위치에 들어가지 못해 겉돌 수 있다. 꾸역꾸역 제자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수량이 많으면 원하는 것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우린 특정한 기준을 세우고 그것들을 '정리'하려 한다. 마치 정리하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 착각하며. 찾는 시간을 아주 조금 단축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궁극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줄여야 달라진다. 물건의 종류를 줄이고, 수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 정리할 필요가 없어지고,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정리하다'의 뜻 중에 '관계를 지속하지 아니하고 끝내다'라는 뜻이 있다. 우리가 보통 '인간관계를 정리한다'고 할 때의 의미다. 물건도 이런 의미로 정리해야 한다. 단순히 흐트러진 것을 질서 있게 정돈하는 정리가 아니라, 관계를 끊어버리는 의미의 정리가 필요하다.
정리는 이제 그만하고, 이제 그만 정리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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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9

손목시계를 차지 않는 다섯 가지 이유

90년대 당시 학생이라면 누구나 차던 DOLPHIN 전자시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10개 정도의 손목시계를 찼던 것 같다. 다수가 저렴한 시계였고, 가장 비싼 시계가 최근에 잠깐 차다 판 애플와치였다. 애플와치를 판매한 후, 그 전에 차던 3만 원짜리 카시오 전자시계를 다시 차다가, 벗어놓은 지 한 달쯤 된 것 같다. 지금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버렸을 수도 있다.
여자의 핸드백에 비교되는 남자의 액세서리가 아마 손목시계일 것이다. 웬만한 남성잡지엔 손목시계 광고가 여러 면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광고에선 멋진 모델과 현혹하는 문구로 '비싼 손목시계를 차야 멋진 남자야'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허세를 부리고 싶지만 돈 없는 고등학생은 (어울리지 않게) 큰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며, 돈을 벌기 시작한 직장인은 무리해서 비싼 시계부터 산다. 좋은 시계가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믿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회적 지위? '남자의 자존심 = 손목시계'라는 등식은 어느 카피라이터가 처음 쓰기 시작했을까.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손목시계를 차고 다녔고, 항상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의식적으로 시계를 갖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 손목시계를 벗고 다녀 봤다. 불편해지거나, 달라진 점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손목시계를 당분간 차지 않기로 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시간을 확인할 일이 별로 없다: 내 경우, 업무시간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저녁에도 별다른 (중요한) 일정이 없으므로, 시간을 확인할 일이 적다. 무언가에 몰입해야 할 땐, 일부러 시간을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특히 여자친구와 있을 때는 아예 시간을 확인하지 않는다.
  2. 
필요하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된다: 시계의 원초적 기능은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것인데, 일할 때는 모니터에서, 평소엔 스마트폰에서 확인하면 된다. 스마트폰은 항상 갖고 다니므로, 굳이 손목시계까지 차고 다닐 이유가 없다. 시계에 아무리 좋은 기능이 들어가도, 웬만한 건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다.
  3. 
물건은 나를 대변하지 않는다: 시계는 내 정체성과 무관하다. 비싼 시계를 찬다고 해서 내가 더 값진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며, 싼 시계를 찬다고 해서 내가 싸구려가 되는 것도 아니다. 내 어떤 면도 시계로 표현하고픈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므로, 없어도 무관하다.
  4. 거추장스럽다: 꽉 조이면 살에 눌린 자국 생기고, 조금 풀면 앞뒤로 왔다 갔다 덜그럭거린다. 여름엔 땀 차서 신경 쓰이고, 바이크 라이딩 장갑 끼기에 불편하다. 손목시계를 차지 않으면, 손목이 가볍고 홀가분해서 기분이 좋다.
  5. 집착이 생긴다: 시계가 비싸면, 온갖 걱정이 따라붙는다. 흠집나지 않도록 애지중지 조심스레 차고 다녀야 하고, 운동이라도 할 땐 빼 놔야 하고, 누가 훔쳐가진 않을지 걱정도 해야 하고. 더 좋은 시계를 보면 왠지 내가 초라해 보이고. 더 좋은 시계로 바꾸고 싶고. 중고로 얼마에 팔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고.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곧 집착이고, 집착은 고통이다.
현재 내겐 손목시계가 필요한 이유보다 필요없는 이유가 훨씬 많다. 그래서 '손목시계를 차야 한다'는 습관을 없앴다. 혹시 미래에 필요한 이유가 생기면, 구입할 것이다. 그런데, 그럴 것 같진 않다. 남에게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강요해도 듣지 않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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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8

어머니의 미니멀리즘을 응원하며


추석을 맞아 고향 부산에 다녀왔다. 명절이라 의례 가는 것도 있지만, 어머니가 짐을 좀 줄이셨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몇 주 전, 내가 미니멀리즘을 시작하게 한 사사키 후미오의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를 어머니께 추천해 드렸다. 최근 통화로 책 잘 읽고 조금씩 실천을 하고는 있는데, 힘들어서 조금씩 버리고 계신다고 했다. 내려간 김에 짐 정리를 도와드리려 했다.
어머니는 예상보다 실천을 잘하고 계셨다. 현관 앞의 잡동사니도 많이 사라졌고, 주방과 방도 어딘가 모르게 잘 정돈된 느낌이었다. 자식 둘 출가하고 부모님만의 공간으로 얻은 작은 전세방이다. 지금은 동생이 잠깐 들어와 살고 있어, 전반적으로 좁은 느낌이다. 그래도 예전보다 짐은 많이 줄어 있었다. 맘이 놓였다.
추석 당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어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당신께서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직접 고백하셨다. 우리 집은 IMF 이전엔 3층 건물을 소유하며 온 가족이 부족함 없이 살았다. (자세한 과정은 잘 모르지만) 빚이 커졌고, 집을 팔고, 차도 팔고, 아버지는 전공과 관계없는 택시 운전을 시작하셨고, 어머니도 일을 시작해야만 했다. 집안 살림을 담당하시는 어머니는 무엇이든 어떻게든 아껴야만 했다. 그래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으니. 그러면서 사소한 물건에도 욕심이 생겼고, 쉽게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하셨다. 지금은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습관은 쉽게 고치기 힘든 법이다. 그래도 짐 줄이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조금씩 실천하고 계셨다.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다. 스스로 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알 수 없는 그런 이유. 그걸 알게 알아야, 비로소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그 전에는 항상 오해일 뿐이다.
은행에서50만 원을 뽑아와서 드렸다. 쓸데없는 데 쓰지 말고, 꼭 필요한 데 쓰시라고. '아이고, 이 돈을 어디에 쓰나? 고맙데이.' 어머니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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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2

[제한] 배부르면 그만 먹기

빨리 먹었다

군대에서 빨리 먹는 습관이 생겼다. 기존 근무자(주로 선임)와 일찍 교대하기 위해선 밥을 빨리 먹어야 했다. 근무가 없더라도 분대 단위로 '식사 이동'을 했기 때문에, 후임이 밥을 늦게 먹으면 고참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때부터 빨리 먹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많이 먹었다

빨리 먹으면 많이 먹게 된다.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위에서 뇌까지 도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 그동안 계속 먹고 있으니 '배가 부르다'고 느꼈을 땐 이미 과식한 다음이다. 식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빨리 먹느라 많이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과식한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배가 볼록하게 나온 후였다.

억지로 먹었다

요즘엔 아침을 좀 챙겨 먹는데, 그럼 점심시간이 시작하는 12시에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다. 하지만 1시까지 식사를 마치고 근무에 복귀해야 하므로, 배가 고프지 않아도 점심시간 중에 밥을 다 먹어야 했다. 점심을 조금 늦게 먹거나, 많이 먹으면 저녁이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도 '이쯤이면 저녁을 먹어야 하니까 일단 뭘 먹어야겠다..'하며 습관적으로 저녁을 먹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그냥 먹었던 것이다.

빨리, 많이, 억지로 먹는 본성?

빨리, 많이, 억지로 먹는게 인간의 본성일 수 있다. 지금의 인간 본성이 만들어진 수렵-채집 시절엔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사냥에 성공하거나 과일 나무를 발견하면 언제 또 음식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므로, 일단 배부르게 먹어놔야 했다. 천천히 먹거나, 조금만 먹고 남기거나, 배부르다고 안 먹는 유전자를 가진 개체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사바나 원칙

하지만 현재는 식량이 풍부하다못해 과잉이다. 조금만 노력하면 원하는 만큼 많이, 24시간 먹을 수 있다. 일을 하는 한, 적어도 굶어서 죽진 않는다. 그래서 수렵-채집인의 본성대로 살면 몸과 마음에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사바나 원칙).

[제한] 배부르면 그만 먹기

그래서 '영양분 섭취' 측면에서 제한을 하나 두기로 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주면 실패하기 쉽다.) 바로 '배부르면 그만먹기'다. 이는 아래 내용을 포함한다.
  • 배가 고프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 배가 고플 때 먹는다.
  • 일단 먹기 시작하면, 천천히 조금씩 먹는다.
  • 배가 부르다고 느끼는 순간, 그만 먹는다.
  • 맛있고 비싼 음식이라고 욕심내지 않는다.
  • 음식 아깝다고 억지로 먹지 않는다.
  • 남들 눈치 보여서 남들이랑 비슷하게 많이 먹지 않는다.
소중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내 삶에 점점 더 많은 제한을 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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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0

2016-09-10 월악산 송계 캠핑장 오토캠핑

송계





미니멀리즘 실천할 때 주의할 점

남에게 강요하지 말 것

이것은 나 자신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미니멀리즘은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식이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최적의 도구 중 하나이다. 하지만 농경시대와 산업혁명을 거쳐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겐 낯선 방식이며,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산업화한 많은 국가의 일반적인 생활 방식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다소 급진적인)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 내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 느낀 만족을 남도 똑같이 느낀다는 보장이 없다. 각자의 신념과 기준이 있고, 그 가치는 남이 쉽게 바꿀 수 없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조심해야 하며, 함부로 남의 신념을 바꾸려 해선 안 된다.

미니멀리즘을 전하는 방법

결국 자신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밖엔 없다. 내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변화한 모습을 그저 상대방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내 긍정적인 변화를 보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미니멀리즘에 조금씩 관심을 두고, 글을 읽어보고, 하나씩 실천해 보고, 내가 느낀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조금씩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강요나 직설이 아니라, 감화하는 것이다. '짐을 줄여야 해!'라고 말하면 안 되고, 짐이 없는 내 방을 보여주고, 덕분에 얼마나 쾌적한 환경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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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블로그에 광고를 없애야 하는 이유

2003년쯤, 처음으로 호스팅을 사서 html과 제로보드를 사용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0년대 중후반, 대세를 따라 네이버 블로그를 쓰다가, 이후 좀 더 자유도가 높은 티스토리로 넘어갔다가, 2014년경에는 구글 블로거로 옮겼다. 현재는 구글 블로거에서 개인 블로그 하나, 워드프레스를 사용한 minimalists.kr 블로그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html은 잘 다루지 못했고, 네이버는 폐쇄성이 싫었으며, 티스토리는 디자인이 별로였고, 구글 블로거는 뭔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네이버, 티스토리, 구글 등의 대기업이 제공하는 블로그 플랫폼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자유도가 떨어진다. 지금 쓰고 있는 워드프레스는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유료 호스팅에 설치해야 하고, 내가 맘에 드는 테마와 스킨은 돈을 주고 사야 한다. 돈을 내는 만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많고, 모든 컨텐츠를 내가 소유/관리할 수 있으며, 원하는 방향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다.
네이버, 티스토리, 구글 블로거까지 항상 광고를 넣었다. 주로 글 하단이나 사이드바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블로거는 아니었기 때문에, 광고로 버는 수입은 미미했다. 한 달에 겨우 몇백 원 정도였다. 그 적은 광고 수입을 위해 꾸준히 글을 올려보기도 했고, 시의적절한 글을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다 일시적이고, 무의미했다. 한 달에 고작 몇백 원의 돈을 벌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은 예상보다 컸고, 블로그의 통일성과 디자인에도 나쁜 영향을 끼쳤다. 내가 쓰고 싶은 글보다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한 글을 쓰는 데 신경을 썼고, 내가 블로그를 시작할 때의 방향과 맞지 않았다. 지금 운영있는 두 블로그엔 광고가 전혀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블로그 방문자는 처음엔 주로 검색으로 유입된다. 괜찮은 정보를 지속해서 얻을 수 있으면 즐겨찾기에 추가하거나 구독을 한다. 방문자의 가장 큰 목적은 필요한 정보 습득이다. 그렇다면 글을 쓰는 사람은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블로그엔 광고가 먼저 보인다. 제목과 본문 사이에 광고가 두 개씩 들어가기도 하고, 좌우 사이드바에도 각종 현란한 광고가 즐비해서 시선을 분산시킨다. 겨우 집중해서 본문을 읽어내려가다가도, 중간마다 광고가 섞여 있다. 블로그뿐만 아니라 각종 포탈과 기사에도 광고가 넘쳐난다. 광고는 방문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점점 더 화려해지고, 노골적이다. 내 블로그에서 즉석만남 광고를 보고 내가 놀란 적도 있다. 광고는 방문자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집중해서 읽을 수 없게 만든다. 독자가 애초에 블로그를 방문한 목적 달성을 방해한다. 그래서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려면, 블로그에서 광고를 다 없애야 한다.
블로그는 글을 쓰는 공간이다. 모든 글은 읽혀야 의미가 있다. 독자가 없으면 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독자는 글을 쓰는 사람에게 고마운 존재다. 내 글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광고를 덕지덕지 붙여서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렵게 만들고, 독자가 광고를 클릭해서 몇 십원이라도 벌고 싶어한다면,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독자를 내 글을 읽어주는 고마운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돈벌이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돈벌이가 블로그의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자극적인 제목과 키워드로 방문자가 유입되게 만들고, 광고를 클릭해서 돈 한 푼 벌어보려는 알량한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한다면, 오래 갈 수 없다. 주객이 전도됐다. 좋은 글을 꾸준히 쓰면 독자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돈을 벌고 싶다면, 차라리 글을 모아 책을 써라.) 그저 내 글을 읽어주는 것 만으로도 독자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그런데 광고라니? 이건 정말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블로그에서 과감히 없애야 할 요소

블로거는 독자가 가장 편안하게 글을 잘 읽을 수 있게 블로그를 구성해야 한다. 그래서 다음의 요소는 과감하게 제거해도 괜찮다.
  • 모든 종류의 광고와 팝업
  • 읽기를 방해하는 과도한 SNS 위젯
  • 복잡하게 구성된 페이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하나의 글을 여러 페이지에 나누는 경우)
  • 글 하단의 태그, 관련 포스트

바람직한 블로그의 형태

그리고 아래 요소를 중심으로 블로그를 구성해야 한다.
  • 제목과 소제목을 포함한 정돈된 글
  • 읽기 편한 글씨 크기와 글씨체
  • 읽기 편한 줄 간격과 좌우 너비
  • 다른 글에 접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 (독자가 다른 글을 더 읽고 싶을 경우를 위해)
  • 최소한의 이미지 (사진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보조 수단이어야 한다.)
  • 짧은 url (현재 글의 주소는 'minimalists.kr/ads' 다.)
모든 글은 읽혀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 독자는 내가 쓴 부족한 글을 읽고 의미를 불어넣어주는 고마운 존재다. 독자의 읽기 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는 없애야 한다. 그것이 독자에 대한 예의고, 내 글에 대한 예의다. 내 블로그엔 앞으로도 영원히 광고는 없다. 광고를 달고, 이번주엔 얼마나 벌었나 살펴볼 시간에 좋은 글 한 줄이라도 더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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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6

[제한] 커피는 하루에 두 잔, 18시 전까지만.

우리는 보통 제한을 두지 않고 산다. 그런 삶이 주는 자유로움은 처음에는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점차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을 다 하려 들 때의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것도 힘들다. 아무리 욕심이 나도 그렇게 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Leo Babauta

나는 언제부터 커피를 마셨나

2009년 봄, 임용고사 공부를 그만두고 상경하여 작은 회사에 취직했다. 바이크 용품 쇼핑몰이었는데, 상품페이지 제작부터 고객 상담, 거래처 방문, 택배 발송까지 많은 일을 했다. 종일 정신이 없었고, 그래서 뭔가 단 게 필요했나 보다. 모든 직장인이 즐기는 맥심 모카골드 봉지커피를 그때부터 마시기 시작했다. 출근해서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저녁 먹고 한 잔. 일이 힘들면, 그사이에 추가로 마시기도 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엔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았는데, 서울에서 일하는 1년 동안 그렇게 봉지 커피에 중독되어 버렸다.

커피를 취미로 즐기다

학교로 돌아와 조교로 근무하면서, 시간적/심리적 여유가 조금 생겼다. 커피메이커를 사서 사무실에 두고, 아무 커피나 사서 내려 마셔보기 시작했다. 사실 커피의 맛은 잘 몰랐다. 그저 아침마다 커피메이커에서 나는 향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실수로 커피메이커용이 아닌 모카포트용 분쇄 커피를 산 적이 있었다. 포장을 뜯었는데 가루가 평소보다 곱길래 살펴봤더니, 모카포트용 분쇄 커피였던 것이다. 이미 뜯어버려서 반품도 안 되고, 일단 커피메이커에 넣고 내려봤더니 거품이 너무 많이 나서 넘치는 바람에 제대로 커피를 내릴 수 없었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 그래서 커피 공부를 조금 하고, 모카포트를 샀다. 그때부터 커피 만들어 마시는 남자가 된 것이다(다행히 로스팅까지 손대진 않았다).
이전엔 맥심 커피만 알았는데, 그 이후로 에스프레소가 뭔지,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가 뭔지 자신 있게 설명하고 또 만들 수 있게 됐다. 카페에 가서도 기호에 맞게 커피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주로 아메리카노와 카페 모카를 마셨다. 배가 너무 부를 때는 에스프레소를 즐겼고, 요즘은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를 마셔보고 있다.

제한 두기의 필요성

지금은 다 팔았지만, 한때 커피메이커와 모카포트 세트, 핸드드리퍼 세트를 모두 소유했다. 그리고 학교 안과 밖을 합치면 카페가 열 개는 된다. 심지어 사무실 바로 옆 자판기에도 커피가 있다. 커피를 마시기 너무 쉬운 환경이다. 제한을 두지 않으면? 하루에 커피 열 잔도 마실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내가 커피를 몇 잔을 마시든,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사실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다. 그래서 스스로 제한을 두어야만 한다. 자신의 의지로 제한을 두지 않으면, 그저 내 입맛과 습관이 원하는 대로 커피를 입에 달고 살 것이다. 요즘 내 삶의 여러 분야에서 제한을 두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과 시간을 아래와 같이 제한하는 것이다.

하루에 두잔 이하, 18시 이후엔 금지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제한을 두고 실천하고 있다.
  1. 하루에 두 잔 이하
  2. 18시 이후엔 금지
하루에 두 잔이라면, 아침에 잠을 깨면서 한 잔, 점심식사 후 잠을 좇아내기 위해 한 잔 정도가 끝이다. 하루에 두 잔을 마셨다면, 그 날은 더 이상 마시지 않는다. 누가 사다줘도, 냉장고에 보관했다 내일 마셔야 한다. 18시 이후에도 마실 수 없기 때문에, 그 날 커피를 한 잔 밖에 마시지 않았더라도, 저녁식사 후 커피를 마실 수 없다. 친구들과 카페에 가더라도 커피 말고 다른 것을 마셔야 한다. 생각보다 힘들 줄 알았는데, 제한을 명확히 두고, 블로그에도 올리고, 실천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또 의외로 쉽게 지켜지고 있다.

달라진 점

두 가지 제한을 둔 이유는 건강과 숙면을 윈해서다. 뭐든 과하면 해로운 법이다. 커피도 하루에 딱 두 잔만 먹는게 내 몸엔 적절한 것 같다(여러 잔 마셨을 때, 심장이 좀 빨리 뛴다고 느낀 적도 많다). 그리고 오후 6시 이후에 마시지 않으니, 더 일찍, 빨리 잠에 드는 것 같다. 9월의 습관으로 '아침 일과 지키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7시 반에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하고, 또 숙면이 필수적이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늦게 잘 수 밖에 없고, 푹 잘 수도 없다. 사실 저녁에 커피를 마시고 집중해서 할 일도 없다. '해야할 일'은 낮에 학교에서 다 하고, 퇴근 후 저녁은 온전히 쉬는 시간이다. 숙면을 위해 조명도 어둡게 하고 있는데, 커피는 당연히 자제해야 한다.

난 이미 커피에 길든 몸이다. 커피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굳이 그럴 이유도 없다. 기호 식품으로 적당히 즐기면 된다. 다만 건강과 숙면을 위해 하루 두 잔18시 이전에만. 시험삼아 한 달 만이라도 한 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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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4

고양이와 함께 미니멀 라이프

며칠 전 (친한) 외국인 강사에게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중이라고 얘기했더니, 약간 비꼬면서
"무슨 미니멀리스트가 바이크가 두 대에, 고양이도 두 마리나 키워?"
라고 얘기했다. 사실 그렇게 말할 법도 하다. (바이크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미니멀리스트가 애완동물을 키우다니? 그것도 두 마리나?? 미니멀리즘과 반려동물은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와 함께 사는 고양이들은 사실 미니멀 라이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나는 한때 맥시멀리스트였다. 취미도 많았고, 좁은 집에 물건도 많았다. 책장이나 침대, 옷장, 스피커 등 쓸만한 물건은 집에다 갖다놓았다. 인간 하나와 고양이 둘이 살기엔 충분히 넓은 집이지만, 짐이 많아서 항상 좁게 느껴졌다. 고양이들은 마음 놓고 뛰어다닐 공간이 없었다.
주인이 맥시멀리스트면, 고양이도 자동으로 맥시멀리스트가 된다. 캣타워는 기본이고 각종 장난감, 스크래처가 여러 개 생긴다. 택배 박스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고양이가 좋아하겠지', '들어가서 놀겠지'하는 생각에 집 여기저기에 박스를 둔다. 그리고 그 박스엔 먼지와 털이 쌓인다.
주인이 게으르기까지 하면 큰일이다. 고양이 화장실에 있는 똥과 오줌을 제때 버리지 않으면, 집 안 전체에 하수구 냄새가 나기에 십상이다. 앞발로 자기 똥을 모래로 덮을 때 발생하는 먼지도 엄청나다. 제때 닦아주지 않으면 여기저기 뽀얗게 쌓였다가, 결국 고양이와 내 코로 다 들어간다. 바닥에도 화장실 모래가 굴러다닌다. 고양이와 인간은 그 모래를 집안 구석구석으로 옮기며, 결국 바스러져 먼지가 된다. 그 먼지는 고양이가 구석구석 돌아다니고 뛰어다니며 공기 중으로 날려 보내고, 다 함께 마신다. 이게 올해 초까지 나와 고양이의 일상이었다. 고양이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더럽고 지저분한 삶. 나와 고양이 건강에 매우 안 좋은 환경이었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 집 안의 쓸데없는 물건이 사라졌다. 그 중엔 고양이 장난감도 포함되었다. 고양이 처지에서도 처음 본 장난감은 즐겁게 갖고 놀지만, 조금 지나면 실증 나기 마련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안 쓰는 장난감이 생긴다. 주인은 자기 돈 주고 사줬으니 고양이가 그 장난감을 갖고 놀아주길 원한다. 하지만 사람도 안 쓰는 물건을 집에 그냥 내버려두는데, 고양이라고 다르랴. 결국 안 쓰는 장난감은 다 버렸다. (들어가주길 원하는) 종이 박스도 다 버렸다. 고양이가 실제로 사용하는 물건만 남겼다. 캣타워와 스크래처가 전부다. 방을 굴러다니는 장난감은 하나도 없다. 화장실도 세 개에서 하나로 줄였다. 화장실이 더러우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다른 깨끗한 화장실이 필요하지만, 항상 깨끗하다면 하나면 충분하다.
물건이 사라짐으로써 집 안에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서, 요즘엔 둘이서 잘 뛰어다닌다. 10평 남짓한 작은 방이지만, 베란다부터 현관문까지 뛰면 제법 운동이 될 정도의 길이가 나온다. 어쨌든 우리 고양이들은 가끔 뛰어다니기 때문에, 바닥에 먼지가 있으면 안된다. 뛰어다니면서 다 공중으로 날리기 때문이다. 가끔 바닥에 엎드리거나 누워서 뒹굴 때도 있는데, 먼지가 많으면 털에 다 붙는다. 그리곤 침대 위로 풀쩍 뛰어올라와서 이불 속에 들어갔다, 이불을 밟았다, 베개를 밟았다 한다. 결국 고양이라는 존재는 바닥의 먼지를 집안 전체에 퍼뜨리는 존재다. 그걸 고칠 수는 없다. 결국 내가 먼지를 먹지 않으려면, 방을 깨끗이 치워야 한다. 방을 깨끗이 치우려면 청소가 간편해야 하고, 청소가 간편하려면 바닥에 불필요한 물건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고양이 덕분에, 방이 항상 깨끗해야만 하는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고양이는 그저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럽다. 그러다 가끔 애교를 부리거나, 미치도록 귀여울 때가 있다. 그럼 사진을 찍어서 보관하고 싶고,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런데 방이 더럽다면? 배경에 다 썩어가는 옷이 널부러져 있고, 사람 털과 고양이 털이 한데 엉켜있다면? 사진을 찍을 순 있지만, 공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와 함께 사는데, 사는 곳은 엉망진창 쓰레기장입니다."
를 광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전엔, 사진을 찍어놓고도 공유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언제 어디서 사진을 찍든 즉시 공유할 수가 있다. 쾌적한 환경과 귀여운 고양이라니! 최고 아닌가?
고양이는 내게 정말 소중한 존재다. 언제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잠에서 깼을 때 내 다리맡에서 날 쳐다보고 있다. 가끔이지만 애교도 떨고, 일에 지쳐 퇴근했을 때 현관까지 마중도 나와있다. 항상 따뜻하고, 보드랍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고양이는 내게 가치있는 존재다. 그래서 난 고양이와 함께 한다. 둘째 고양이는 나 뿐만 아니라 첫째에게도 가치있는 존재다. 한 공간에 살아가는 같은 종으로서, 서로에게 위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 또한 행복하다. 첫째는 둘째와 나에게, 둘째는 첫째와 나에게, 나는 그들에게 소중한 존재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미니멀리스트다.
미니멀리즘은 다 버리는 게 아니다.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해주는 물건은 꼭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런 물건만 남겨야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고,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나는 미니멀리스트다. 그리고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운다. 내게 소중하고 가치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난 우리 고양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방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겠다. 그래서 우리 셋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겠다. 우리 아이들이 요단강을 건널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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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1

집중해서 읽기

독서는 우리의 친구

독서는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취미일 것이다. 나도 최근까지 책을 즐겨 읽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휴대전화 액정이나 모니터 화면을 통해 뭔가를 읽어온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독자들이 마주한 문제들이 있다.
  • 읽을거리가 너무 많다.
  • 미디어의 종류가 다양하다.
  •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 방해요소가 너무 많다.

너무 많아

최근 읽을거리의 종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전통적인 책부터 신문, 잡지, 블로그, 포탈 뉴스, 카페 게시글, 트윗, 페이스북 업데이트, #인스타그램에 #달리는 #바보 같은 #태그들, 각종 댓글, 카톡에 딸려오는 뉴스까지. 읽을거리가 너무 많고 흔해졌다. 사실 이러한 모든 읽을거리를 다 소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포탈에 한 번 접속하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각종 기사와 캡처, 연예 프로그램 클립, 광고의 무한 루프에 빠져, 순식간에 한 시간이 지나가기도 한다. 카페나 블로그, SNS도 마찬가지다. 링크에 링크를 타고 가다 보면 끝이 없다.
그렇다면, 이 정보의 바다에서 헤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포기하면 편해

다 따라갈 수 없다면, 몇 가지는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이다. 꼭 읽을 블로그 몇 개만 찾아 들어간다. 이메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최소한의 사람만 follow 한다. 나 또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SNS에 많이 올리지 않는다. 내 친구에게 공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중을 방해하는 딩동! 카톡!!

읽을거리의 종류와 양을 줄인다 해도,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휴대전화에서 알림이 울리고, 보다 보면 이메일이 오고, 이메일 읽다 보면 인스타그램 알림이 오고, 인스타그램 사진 보다 보면 페이스북 알림이 뜨는 식이다. 전통적인 전화나 문자, 단톡방 알림도 한몫할 것이다.
집중해서 읽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책은 무조건 전통적인 종이책을 읽는다. 태블릿/킨들로는 다른 일도 할 수 있으므로, 독서에 집중할 수 없다. 사무실에선 가능하면 책을 읽지 않는다. 언제 누가 찾아오거나 전화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흐름이 끊겨 독서에 집중할 수 없다. 집에 와서 컴퓨터를 끄고, 휴대폰의 알림도 꺼 놓고, 형광등은 끈 채, 따뜻한 LED 조명 아래에 편한 의자를 잘 설치한 후 책을 읽는다. 한 번 읽으면 적어도 30분 이상 읽으려 한다. 집중해서 읽을 때, 비로소 '시간가는 줄 모르는 독서'가 가능하다.

블로그 포스트

우리나라 블로그는 잘 읽지 않는다. 블로그에 광고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방문자를 '독자'로 보는 건지, '용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건지 모르겠다. 내 글을 잘 읽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는데, 광고가 너무 많아 글이 어디있는지 찾아봐야 할 정도다. 그래서 외국 블로그를 즐겨 본다. 컴퓨터에선 Instapaper 앱을 이용해 읽을만한 글을 저장해 뒀다가, 나중에 집중해서 읽고 지운다. 쓸데없는 사진이나 광고는 빼고 오로지 글만 보여주므로, '읽기활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iOS의 Safari를 이용할 경우 주소창 옆의 '읽기 도구 뷰어'를 클릭할 경우, Instapaper와 마찬가지로 글만 읽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배경색과 서체, 글자 크기를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

이메일

다양한 사이트에 가입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광고 이메일 수신에 동의를 한다. 광고 메일이 올 때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서 동의를 해제하거나, 수신거부를 요청한다. 그래서 내 inbox엔 그 어떤 광고메일도 도착하지 않는다. 어쩌다 실수로(?) 도착한다 해도,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괜찮은 블로그를 발견해서 구독 신청을 했다 하더라도, 배달되는 뉴스레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구독을 해지한다. 읽을 만한 글이 있으면 즉시 방문하여 링크를 따로 저장해 뒀다가, 한꺼번에 집중해서 읽는다. 물론 이메일은 즉시 지운다.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좋아요'를 누른다. 이게 쌓이면, 진짜 친구들의 소식보다 페이지가 공유하는 링크가 더 많아진다. 나는 한 번씩 '좋아요'를 다 취소한다. 쓸데없는 링크를 자주 공유하는 친구가 있으면, 친구 관계는 유지하지만, follow를 취소한다. 가끔 친하지도 않은데 친구를 맺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과감히 친구를 취소한다.

포탈 사이트/커뮤니티

내 휴대폰엔 NAVER 앱이 없다. DAUM 앱은 올림픽 동영상을 보려고 잠시 설치했는데, 올림픽이 끝나고 나니 들어갈 일이 없다... (이 글을 다 쓰고 나서 지워야겠다.) 방문하지 않는 각종 카페는 탈퇴했다. 최근 '오늘의 유머'라는 커뮤니티에서 잠시 활동했는데, 한 번 접속하면 '베스트 오브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읽느라 허송세월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탈퇴했다. 네이버에서 이용하는 서비스는 딱 두 개 뿐이다. 웹툰과 블로그. 웹툰은 딱 다섯 개. 블로그도 관심있는 몇 블로거들의 글만 읽는다. 다음에서 이용하는 서비스는... 없는 것 같다. 카페 활동도 필요한 정보를 얻어야 할 때를 제외하곤,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금속인쇄술이 발달하기 전까지 책과 지식은 가진자가 독점했다. 금속 인쇄술 이후 비로소 책이 대중에게 허용되었다. 요즘 책은 너무 흔하다. 온라인에는 읽을거리가 무한정 존재한다. 원하면 뭐든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다. 방해요소도 많다. 그래서 자신에게 필요한 읽을거리를 선택하고,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집중해서 많이 읽고, 집중해서 많이 쓰고 싶다.

(이메일 구독)

미니멀리스트의 자산 관리

제목은 거창하게 '미니멀리스트의 자산 관리'라고 썼지만, 사실 난 자산이라 부를 만한 것이 거의 없다. 월급 통장에 있는 돈과 바이크 한 대가 전부다. 집은커녕, 전세도 없다. 보증금 200에 월세 20짜리 13평 시골 아파트에 살고 있다. 차도 없다. 잠깐 중고차를 탄 적이 있었지만, 엔진이 고장 난 후 폐차했다. 집안에 가구도 딱히 없다. 중고로 다 팔아봤자 50만 원 정도 될까? 아, 모터사이클이 있다. 내 보물 1호. 생산된 지 10년도 넘은 바이크라, 팔아봤자 얼마 되지 않는다. 이렇듯, 나이 서른둘에 정규직도 아니고, 집도 차도 쌓아놓은 돈도 없다. 그래도 이상하게 걱정이 안 된다.
예전엔 월급을 거의 취미활동에 다 쏟아부었다. 그러다 보니 월급날이 다가오면 통장에 잔액이 거의 없었다. 모터사이클, 수영, 사진, 여행 등 각종 취미를 다 즐기기에 내 월급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엔 취미도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수영은 이제 주말에만 가고 평일엔 집 안에서 운동하기로 했다. 모터사이클도 당분간 업그레이드 예정이 없다. 예전엔 1년에 한 대씩 바꿨지만, 지금 타고 있는 녀석은 2년 넘게 타고 있다. 장비도 새로 살건 없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필름 사진도 이제 거의 정리하고, 중고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여행은 데이트 겸 다니기 때문에,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렇게 살다 보니 통장에 조금씩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국립대 조교 월급이라고 해 봤자 (학력보다) 얼마 안 된다. 적은 월급에 원하는 것 다 하고 다니면, 남는 돈이 없다. 욕심을 줄이니, 통장 잔액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고정비용 없애기

의식적인 지출 외에도, 매달 나가는 고정 비용이 있다. 하나씩 따지면 얼마 안 되지만, 다 합치면 꽤 큰돈이 된다. 현재 내가 지출하고 있는 한 달 고정비용은 다음과 같다.
  • 월세: 200,000원
  • 관리비: 66,000원 (전기, 수도 포함)
  • 가스비: 15,000원
  • 휴대전화: 23,100원
  • 구글 드라이브: 2,510원 (사진, 파일 보관용)
아래는 내가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항목이다.
  • 휴대폰 할부금 (일시불로 샀다.)
  • 각종 할부금 (신용카드를 안 쓴다.)
  • 자동차 할부금 (차가 없다.)
  • 자동차 보험료 (차가 없다.)
  • 각종 보험료 (보험 든 게 없다.)
  • 대출 이자 (대출 없다.)
  • 수영/헬스 회비 (맨몸운동으로 전환했다.)
  • 인터넷 요금 (끊었다.)
  • TV 수신료(TV 없다.)
  • 잡지/신문 구독료 (인터넷으로 본다.)
  • 자녀 양육비 (결혼도 안 할 것이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고정비용을 줄이면, 그 만큼 절약할 수 있다. 일시불로 사기엔 너무 비싸다고? 그럼 그 물건은 아직 사면 안되는 물건이다. 대출을 받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다고? 그럼 자기 수준에 맞게 싼 집을 찾거나, 전세/월세로 들어가면 그만이다. 욕심을 줄이고 타인의 시선을 무시해야 한다. 지출을 줄이면, 돈을 덜 벌어도 된다. 지출이 많아지면, 어떻게든 돈을 더 벌어야만 한다.

쓸데없는 소비 줄이기

사실 내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나도 한 때 인터넷 쇼핑 중독이었다. 사무실로 1주일에 두 세 번은 택배가 도착했다. 뭔가 재미있는 아이템이 나오면, 손에 넣어야 했다. 무리해서 새 아이폰을 샀고, 쓸 데 없는 애플와치도 샀다가 헐값에 팔았다. 쓰지도 않는 물건을 구입해서 방치했다. 우연히 미니멀리즘을 접한 후 비로소 안 쓰는 물건을 나눠주거나 버릴 수 있었지만, 그 전까지는 내 집안을 가득 채우고 먼지를 뒤집어쓰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지금은 무엇이든 구입하기 전에 내 자신에게 꼭 물어본다.
내 인생에 어떤 가치를 더해줄까?
10년 후에도 아낄 물건인가? 얼마나 자주 사용할 것인가? 없으면 불편할까? 이런 질문에 모두 YES라고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구입해야 한다. 생필품이나 소모품은 당연히 구입하지만, IT기기나 가전제품, 가구, 잡동사니를 구입할 때는 위와 같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해주는 물건이라면, 비싸도 괜찮다.

미니멀리즘이란?

미니멀리즘은 최소한의 물건으로 불편하게 사는게 아니다. 내가 아끼든, 좋아하든, 아니면 필요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해주는 물건만 갖고 사는 것이다. 버릴 때도 구입할 때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꼭 필요한 것만 사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버리면 그만이다. 정말 좋아하는 물건만 사고, 설레지 않는 물건은 버려야 한다.
그렇게 내 주변 모든 물건이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해주는 물건이라면,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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