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9

집에서 진짜 '쉬고' 있는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각종 공문과 이메일을 처리하고, 남는 시간에 인터넷 이곳저곳을 방문한다. 그렇게 여섯시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노트북을 켜는 것이었다. 그리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즐겨찾기가 들어있는 폴더를 한꺼번에 열고, 뭔가 새로 올라온 내용이 없나 살핀다. 밥을 먹으면서도 볼 영상을 다운받느라 밥이 식기도 했다. 설거지를 할 때도 꼭 뭔가를 듣거나 봐야 했다.

침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손에서 휴대폰을 절대 놓지 않았다. 누워서 휴대폰을 보다가 팔이 아프면 엎드리고, 그러다 어깨가 아프면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보다가, 허리가 아프면 다시 눕는 식의 반복이었다. 그러다 11시, 12시가 되면 어쩔 수 없이 불 끄고 침대에 눕고는, 다시 휴대폰을 본다. 그러다 눈이 뻑뻑해서 더이상 견딜 수 없을 때가 되면 그제서야 휴대폰을 머리맡에 내려두고 잠에 든다.

이것이 최근 몇 년 간의 생활 패턴이었다. 진정으로 '쉬어야' 할 공간인 집에서 내가 했던 '일'이었다. 그래서 항상 피곤했고, 아침에 개운하게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할 공간에서, 내 몸과 두뇌는 끊임없이 일을 했던 것이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 최근에 인터넷을 끊었다.



사실 해지신청을 한 후 오늘까지 약 3일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감하게 모뎀을 철거해 버렸다. 그리곤 집에선 인터넷을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컴퓨터 학원을 다니고, 학부 때도 컴퓨터교육을 복수로 전공한 나에게 인터넷을 끊는다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이다.) 옆집 와이파이가 잡히긴 하지만, 느려서 못 쓸 정도니 그나마 다행이다. 만약 공짜 와이파이가 정말 잘 터졌다면, 내 노력은 헛수고가 되었을 것이다.

인터넷이 되지 않는 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생활'하는 것이었다. 밥을 해서 맛있게 먹고, 설거지를 하고, 바닥을 쓸고, 빨래를 돌리고, 건조대에 널고, 고양이 밥 주고, 화장실 청소하고... 그동안 노트북과 휴대폰을 붙잡고 있느라 소홀했던 집안일을 비로소 정성스럽고도 신속하게 처리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는다. 하지만 인터넷은 안된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사실 책을 그리 오래 읽지는 못한다. 인터넷 서핑은 몇시간이고 집중해서 할 수 있는데, 거기에 너무 익숙해지다보니 책에 집중하는 능력이 쇠퇴한 것 같다. 어쨌든 할 게 없으니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집어들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는다. 조금 읽으면... 금방 피곤해진다. 그러면 침대에 누워 잔다. 그리고 일어나 다시 책을 보거나, 씻거나, 청소하거나...

인터넷을 해지함으로써 그동안 순위가 밀렸던 집안일을 성실하게 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집이 훨씬 쾌적하게 변했다. 집에서 비로고 '쉴' 준비가 된 것이다. 잠시 자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하는 '여유'를 만들어 낸 것이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그 중 하나로서 인터넷을 해지했다. 그리곤 집안일을 열심히 한다. 집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집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가만히 있거나 잠을 잔다. 이게 진정한 휴식같다. 노트북과 휴대폰 화면에 시각과 청각, 촉각과 집중력을 소모하는게 쉬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진짜 쉼.

2016/07/25

집에 인터넷을 해지했다.

2009년 처음 조교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사용했던 인터넷을 해지했다. 오늘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해지 의사를 밝히니, 역시나 사용료를 할인해주겠다며 회유했으나, 단칼에 거절하고 무사히(?) 해지 신청을 완료했다.

난 인터넷 중독이다.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즐겨찾기의 여러 폴더에 담겨있는 수많은 SNS/사이트/블로그/카페를 수시로 열어서 새 글을 확인한다. 새 글이 없음을 확인한지 채 5분도 되지 않았는데도, 무의식적으로 또 접속해서 새 글이 있나 살펴본다. 아무 생각 없이 사이트들을 배회하다가, 유투브도 기웃거리다가, 더이상 볼 것이 없으면 그제서야 모니터에서 눈을 돌려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중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모뎀을 통해 전화선으로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기 때문에,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무실에선 당연히 무제한 인터넷이고, 집에서도 월 18,000원을 내며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유무선 공유기로 wifi까지 되게 해 놨으니,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하루 종일 무제한 인터넷 망 안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가끔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을 절제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책을 읽다가도, 방을 치우다가도, 뭔가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다가도 금방 모니터 앞으로 돌아와서, 습관적으로 의미없는 인터넷 서핑을 반복한다.

그러던 중, 어제 the minimalists의 글 하나(Killing home internet is the most productive thing I've ever done)를 읽고, 나도 집에 인터넷을 끊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단순히 '인터넷을 줄여야지'라고 마음먹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치 담배를 끊는 것 처럼 인터넷을 끊는 것도 힘든 일이다. 때로는 강력한 수단이 필요한 법. 인터넷을 해지하면, 인터넷으로 해야 하는 모든 일은 인터넷이 되는 학교에서 다 처리해야 한다. 보고싶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미리 다운받아 USB에 담아 와야 하고, 확인해야할 사이트나 블로그는 미리 읽거야 한다. 즉, 계획을 세워서 계획에 맞게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집에서 휴대폰 LTE 모드로도 인터넷 접속은 가능하지만, 난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금방 데이터를 다 써버릴 것이고, 그 이후로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할 것이니 어느정도 절제가 가능할 것이다.

아마 처음엔 적응이 안될 것이다. 금단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그럴 때마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금단현상만 잘 극복하고 나면, 그동안 인터넷에 소모했던 많은 시간과 집중력, 정신력, 여유를 좀 더 가치있는 곳(독서, 글쓰기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6/07/22

영어(교육) 전공이라 좋은 점

어쩌다가 외고에 진학하고, 어쩌다 영어교육과에 들어가고, 어쩌다 영어교육전공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았으나, 교사에 뜻이 없으므로 직업적인 측면에선 시간낭비를 했다. 해외로 이민을 가려 해도, 직업으로 쓸 만한 '기술'과 '영어능력'이 필요한데, 난 전공이 영어다 보니 다른 기술이 없다. 그래서 기술을 새로 배워야 하는데, 일 하면서 그게 또 쉽지 않다(물론 그만큼 절실하지 않은 탓이겠지.)

그래도 영어(교육)를 전공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전 세계에 널린 영어로 된 글은 사전 없이도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전문적인 내용일 경우 당연히 사전이 필요하지만, 내가 관심있는 분야(사진, 미니멀리즘 등)의 블로그 글 정도는 쉽게 읽을 수 있다. (글 뿐만 아니라 유투브에 있는 각종 자료도 자막 없이 90%는 이해할 수 있다.)

미니멀리즘(http://theminimalists.com)이나 거리사진(http://erickimphotography.com/blog/)에 정통한 블로거들이 쓰는 수준 높은 포스트를 아무런 어려움 없이 쉽게 읽고 그 사상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는게 지금 생각해 보면 꽤 대단한 능력(?)인 것 같다. 영어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글을 읽기 위해 따로 공부를 해야 하고, 단어 뜻을 몇 번은 찾아야 할 것이다. 하나의 글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영어에 투자한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지금에 와서 어려움 없이 영어로 된 글을 읽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남들과 비교해서 내가 가진 뛰어난 능력중 하나가 영어일 수 밖에 없다. 그럼 그걸 잘 활용해야겠지.

일단 많이 읽자.

2016/07/21

점심을 언제 먹어야 할까

학교든 회사든 국가기관이든, 점심시간은 보통 정해져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은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이다. 문제는 개인에 따라 이 시간이 애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을 안 먹고 출근했을 경우 11시부터 배가 고프기 시작해서, 12시에 식당에 도착했을 땐 배가 엄청 고픈 상태이다. 그래서 허겁지겁 먹다보면 과식을 하게 되고, 오후 내내 가득 찬 위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하며 일해야 한다. 아침을 챙겨 먹으면 (내 경우) 오전 9시 쯤에 간단히 먹는다. 집에서 달걀과 베이컨을 구워 먹는다거나, 김밥을 사와서 사무실에서 먹는 경우이다. 이렇게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챙겨 먹으면, 12시가 되어도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다. 이럴 때는 오히려 12시 40분 정도에 먹는 것이 적당하다.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세 끼로 나눠진 것도 어떻게 보면 우리 몸의 리듬과 맞지 않을 수 있다. 식사 시간을 하루 세 번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시간까지 제한하는 것은 밥을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밥을 정해진 시간에 일괄적으로 먹인 후 다시 일을 시키려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유리하다. 개인의 배고픔 정도는 상관할 바가 아니고, 정해진 시간에 모든 직원이 다 같이 밥을 먹고, 13시가 되면 모두 일자리에 복귀하는 것이 고용주 입장에서는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밥을 먹고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배가 고파도 식사시간이 되지 않아 밥을 먹지 못하기도 하고, 배가 불러도 점심시간이 끝나면 업무에 복귀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언제가 가장 좋은 식사 시간일까? 바로 배가 고플 때다. 배가 고프다고 위가 신호를 보낼 때 적정량의 음식물을 섭취하면 된다. 그렇다면 그 적정량은 어느 정도일까? 바로 배가 어느정도 부르다고 느끼는 만큼이다. 그런데 밥을 허겁지겁 빨리 먹으면 배가 부른 것을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과식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밥은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어야 하고, 배가 어느정도 불렀다고 느껴질 때 그만 먹으면 된다. 하루에 꼭 세 끼를 배불리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배가 고플 때, 배가 부를 만큼만 먹으면 되는 것이다. 그럼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다섯 끼가 될 수도 있지만, 배가 부를 때까지만 먹으면 전체 섭취하는 양은 오히려 더 적어질 수도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선 배가 고플 때 밥을 먹고,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먹으며, 배가 어느정도 부르다고 느껴지면 그만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도 요즘 조금씩 실천하고 있다.

2016/07/15

2016-07-14 CB400SB(2005) 적산거리 30,000 km 돌파

적산거리 14,000 km 쯤 데려왔는데, 오늘 30,000km 가 됐다. 이 녀석 인생의 절반 이상을 나와 함께한 셈. 큰 사고 없이 잘 달리고 잘 서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내게 많은 풍경을 선사하고, 여자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 준 고마운 녀석. 잠시 한 눈 팔았지만, 내 어찌 너를 팔겠니. 앞으로 4만, 10만, 20만 km 꼭 함께 하자꾸나. 고맙다.




2016/07/14

오늘 집에 가서 할 일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읽으면서 몇 가지 할 일이 생각났다. 나중에 집에가서 할 일들.


  • 신발은 신발장에 - done!
  • 양념통은 선반 안에 - done!
  • 장작 갖다버리기
  • 캣타워는 베란다에 - done!
  • 백팩 팔기 - 새 백팩 찾아보기? - nope!
  • 식기 건조대를 없애고, 설거지 후 즉시 물기를 닦아 수납하기 - nope! 건조대는 필요함
  • 큰 공구함을 붙박이장 바닥에 넣기. 들어갈까?  - done!

2016/07/12

가끔 기변병이 온다

기변병은 바이크 타는 사람들이 수시로 바이크 기종을 변경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뜻한다. 오디오나 카메라의 장비병과 맥이 통한다. 지금 타는 CB400SB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는 부족한(?) 배기량. 사실 400cc는 국도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데, 시속 100km로 크루징하려면 6천 rpm이 필요하다. 난 좀 더 낮은 rpm을 사용해서 느긋하게 크루징하고 싶은데, 400cc로는 6천 rpm 정도는 써야 그 속도가 나오니.. 뻥 뚫린 국도를 달릴 때 리터급 바이크에 대한 갈망이 조금씩 싹트곤 한다.

혼자서는 부족함을 크게 못 느끼고 그럭저럭 잘 타고 다녔는데, 최근 여자친구 탠덤하고 투어를 몇 번 다니고 나니, 배기량이 더 아쉽다. 때마침 자주 가는 다음 카페나 대전에 있는 혼다 대리점에 CB1300SB가 가끔 매물로 올라온다. 내가 타고 있는 기종과 외모는 거의 비슷하지만 덩치와 힘이 더 커진 모델이라 위화감도 없다. 가격도 내 바이크에서 200만원 정도를 더하면 구할 수 있는 가격이라, 기변병이 자주 온다.

오늘도 중고 장터에 올라온 1300SB 주인에게 문자까지 보내서, 추가금을 받고 대차하는게 가능한지 물어봤다. 추가금이 너무 저렴해서인지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저녁에 수영장에 다녀오느라 바이크를 잠시 탔는데... 기변병이 사라졌다. 역시.. 기변병은 자기 바이크를 타고 신나게 달려주면 어느정도 사라지는 것 같다. 내 바이크가 더 아깝기도 하다. 난 아직 3만 km 도 안 탔고, 그 바이크는 5.2만 km가 넘었으니...

1300SB가 정말 필요한가? 내게 더 큰 기쁨을 주는가? 그렇지 않다면, 바꿀 이유가 없다.

2016/07/11

내 두 번째 디지털 카메라, RICOH GR


중고 60만원에 구입. 다소 비싼 감이 있지만, 상태가 괜찮고 직거래 해서 만족한다. 화질도 만족스럽고, 기능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여러가지 버튼의 기능을 사용자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street photographer를 위한 카메라로선 최고라고 생각한다.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