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1.

2014-02-11 강이 있는 조용한 휴양도시, 칠레 발디비아

칠레 푸콘에서 래프팅과 화산 트래킹을 마친 후, 다음 목적지는 남미의 스위스라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였다. 바릴로체로 향하기 위해선 오소르노(Osorno)라는 도시까지 가서, 그곳에서 국경을 넘는 버스를 타고 아르헨티나로 들어가야 했다. 나는 당연히 오소르노에 도착해서 표를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원래 일정상 바릴로체에는 하루 밖에 머물 수 없었는데, 당일 바릴로체로 가는 표는 이미 다 매진된 상태라 구할 수 없었기에 바릴로체는 과감히 포기하고, 여행중에 언뜻 들었던 발디비아(Valdivia)라는 도시로 가는 표를 구입했다.



역시 계획한 대로만 된다면 여행이 아니지... 한시간 남짓한 환승 시간을 이용해 오소르노 중심가(?)의 광장을 찾았다. 놀랍게도 광장 전체에서 와이파이가 되는 것이 아닌가? 남미의 다른 나라나, 심지어 칠레의 다른 도시에서도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다. 비록 속도는 느렸지만, 이 얼마나 은혜로운 와이파이 신호란 말인가. 애초에 계획에 없었던 발디비아였기에, 숙소 예약도 당연히 하지 않았다. 이 틈을 타서 발디비아 버스 터미널과 근처에 괜찮은 숙소를 검색하고, 지도를 캡쳐해 두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분수 물방울을 맞으며, 따가운 햇볕을 선글라스로 막아내며,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몇시간을 달려 드디어 발디비아에 도착했다. 이제 버스 서너 시간 정도는 금방이다. 파란색 바탕에 예쁜 글씨체의 버스 터미널 간판이 참 맘에 든다. 이곳에서 숙소 '아이레스 부에노스'(http://www.airesbuenos.cl/index.php/en/)까지는 약 10분. 내가 거의 인간 네비게이션 수준인데, 이곳에선 30분 정도 배낭을 메고 헤매다 겨우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숙소는 Hostel World에서 꽤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고, Lonely Planet에도 소개될 정도의 아주 좋은 숙소였다. 숙박비도 저렴해서 하루 만 원 수준.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많이 찾는 도시는 아니라 그런지, 다행히 빈 침대가 있었다.



'아이레스 부에노스'의 최고 장점은 바로 이 아침! 남미 여행하면서 아침을 제공하는 호스텔을 많이 겪었지만, 이렇게 감동스러운 아침은 처음이었다. 정말로 맛있는 빵에, 세상에나, 과일샐러드라니! 칠레는 역시 과일! 게다가 신선한 요거트 속 과일이라니!! 최고의 아침식사였다. 비주얼 만큼이나 맛도 대박이다. 주방에서 신선한 과일을 그자리에서 손질해서 만들어 주는 샐러드다.. 또 먹고싶다. 한국에선 저런 맛이 나지 않겠지..



같은 방을 쓰는 Lionel이란 동갑내기 친구와 동네 구경을 나섰다. 강을 끼고 있는 도시다 보니,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거나, 보트를 타는 정도가 이 동네 액티비티의 전부이다. 구경할 거리는 수산물 시장과 공원 정도? 별다른 건 없어서 그냥 마음 편하게 카메라 하나씩 둘러메고 몇 군대 천천히 걸어다녔다. 관광도시라기 보다는 휴양도시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Universidad Austral de Chile 라는 대학으로 들어가면 강을 끼고 있는 공원이 나온다. 말이 공원이지, 우리나라로 치면 휴양림 정도 된다. Lionel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사진을 찍기 시작!



스위스에서 온 친구였나... 확실히 유럽 애들을 여행 스케일이 크다. 기본 6개월은 되고, 1년 넘게 돌아다니는 여행자도 많다. 스페인어는 기본으로 다 배워오는 것 같고... 그에 비해 난 너무 대책없이 여행을 떠나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게 여행의 매력이지만!



이런저런 쓸데없는 사진을 찍어댄다. 저 산딸기는 제법 맛있다! 잘 보면 아침에 나왔던 과일샐러드에도 들어가 있는 녀석이다.






사실 휴양림 같은 곳에는 딱히 찍을 것이 없다. 나무나 강, 꽃 정도인데, 저정도가 내 카메라와 렌즈로 찍을 수 있는 최선의 사진이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 Lionel이 현지인들에게 근처에 괜찮은 관광지를 추천받아,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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