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0

7월 블로그 - 벌써 일 년

벌써 일 년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지 벌써 일 년. 중요한 것을 잃고, 중요한 것을 얻다.


카모스 블랙박스 장착



요즘 웹서핑을 하다 보면, 블랙박스에 녹화된 교통사고 영상이 제법 많이 올라온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증거자료로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 사실 100% 상대방의 과실이 아닌 이상 그 자리에서 잘잘못을 따져야 하고, 니가 가해자니 내가 피해자니 하며 말싸움 하는 일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상대방이 "배 째라! 증거 있나?" 라는 식으로 나오기라도 한다면, 무척이나 억울한 일이 생길 수도 있고. 그래서 나도 하나 장만! 카모스에서 나온 차량용 블랙박스 DR-100(http://www.bikeing.net/mart7/mall.php?cat=029010000&query=view&no=7561) 을 구입하였다. 일단 전원 공급은 이전에 직접 설치한 파워아울렛을 이용하면 되고, 문제는 블랙박스의 거치인데, DR-100은 차량용으로 나온지라 원래는 차량의 전면 유리에 양면테이프로 장착을 하지만 883에는 따로 윈드스크린이 없어서 램마운트 (RAM-B-149-UN4)(http://www.bikeing.net/mart7/mall.php?cat=029005000&query=view&no=3578)를 이용해서 잡아주었다. 휴대폰, 무전기 등 비슷하게 생긴 것은 다 잘 잡을 수 있는 모델이라 얇고 길쭉한 블랙박스도 무리없이 잡을 수 있었다. DR-100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주행 화면과 3D 충격 센서를 볼 수 있고, GPS 수신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주행 당시의 위치를 구글 맵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주행 속도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돌발적인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마련인데, 블랙박스를 장착한 이후에는 좀 더 여유있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주행하는 모든 순간이 고스란히 녹화되기 때문에 내 자신 스스로 신호를 더욱 더 잘 지키고, 과속하지 않으려 신경 쓰게 되더라. 헬멧을 비롯한 보호 장비들이 만약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심각한 부상으로부터 우리의 몸을 보호해 주듯이, 블랙박스는 사고 발생시 증거가 불충분하여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되는 등의 억울한 상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일종의 "보험" 같은 것이다. 마치 헬멧을 쓰지 않고는 허전해서 바이크를 탈 수 없는 것처럼, 블랙박스 없이는 가까운 거리도 다니지 못할 것 같다. 어떤 종류가 됐든 블랙박스 강추!





멋 VS 실용성
내가 지금껏 거쳐온 기종은 효성 TROY, 혼다 CB400, HSRC DRIFT125, 스즈끼 BANDIT400, 그리고 할리데이비슨 883R이다. 스쿠터는 단 한 번도 없었고 모두 메뉴얼&네이키드(883은 좀 애매하지만)였는데, 항상 수납공간이 문제였다. 어디 멀리 투어라도 갈 때면 짐끈이나 그물망으로 높게 쌓인 짐들을 꽁꽁 메곤 했는데, 잘 묶었어도 주행중에 방지턱이라도 세게 넘으면 혹여나 떨어질까 걱정하느라 주행에 집중도 안되고, 가방 속에 작은 것 하나 꺼내려해도 다시 끈을 풀었다 묶어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그럴 때 마다 부러운 것이 스쿠터의 트렁크, 탑케이스, 사이드백, 시트백 등. 하지만 지금껏 내가 투자한 것이라곤 시트백 딱 한 개가 전부다. 883에 어울리지 않아 그것도 팔아버린 지금, 수납공간이 너무나 아쉽다. 가방을 메자니 장거리 주행시 어깨와 허리가 아프고, 883에 딱딱한 탑박스를 달 수도 없고, 네이키드 바이크에나 어울리는 사이드백을 달기도 뭐하고. 역시 할리엔 가죽 새들백인데, 할리데이비슨 정품은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고, 싸구려 사제품을 쓰기엔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제대로 된 수제 가죽 새들백은 정품보다야 훨씬 저렴하지만, 그래도 만만하지 않은 가격이고. 진퇴양난이다. 99% 멋을 위해 883을 선택했지만 수납공간이라는 실용성이 매우 부족하고, 그것을 멋지게 보완하려면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야 하고, 대충 보완하려면 멋이 없어지고. 결론은? 돈을 많이 벌면 되는구나. (ㅡ_ㅡ;)


멋 VS 안전
883R의 경우 제트헬멧에 가죽장갑, 반팔티, 청바지에 컨버스 정도가 가장 잘 어울리고 멋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타고 다니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대형사고다. 예전엔 항상 풀페이스와 자켓, 무릎보호대와 부츠 + 레이싱글러브를 갖추고 다녔는데, 883을 타면서 많이 해이해졌다. 다행히 아직까지 위험한 상황은 없었지만, 이렇게 입고 다니다간 정말 큰일나겠다 싶어서 요즘은 다시 보호장비를 갖추고 타려고 노력하고 있다. 뜨거운 햇빛과 후끈한 엔진 열이 보호장비를 갖추려는 마음을 아래위로 흔들어놓지만, 따끈따끈한 아스팔트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찰과상 & 타박상 & 화상 삼종세트를 경험하는 것 보단 낫지 않은가! 사실 오늘 킴코&마스터피스21 코리안 챌린지컵 스쿠터레이스에 참전했었는데, 헬멧부터 부츠까지 안전장비를 완벽히 갖추고 탔음에도
불구하고 슬립을 대여섯 번 하고 나니 온 몸이 쑤시고 골반쪽에 피멍도 들고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그 중 한 번은 슬립한 후 뒤따라오던 차량에 등을 부딪혔는데, 다행히 슈트가 몸을 지켜주었지만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다. 힘들었던 하루가 지나고 가장 깊이 느낀 점 하나가 있다면 "공도에서는 정말 조심해서 타자" 라는 것. 장비를 다 갖추고 서킷에서 슬립해도 그 두꺼운 슈트가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는데, 하물며 서킷보다 몇 배로 위험요소가 많은 일반 도로에서 보호장비 없이 무리한 운전을 하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정말 살아남기가 힘들 것 같다는 걸 느꼈다. 사고가 나본 사람이 사고의 두려움을 알고 더 조심해서 운전한다고들 하는데, 사실 난 지금까지 한 번도 주행중 슬립한 적이 없어서 사고에 대한 현실적인 개념이 없었다. 근데 오늘 수도 없이 넘어지고 나니 바이크를 타다가 넘어진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피부로 느끼게 되었고, 평소에 더욱 더 안전운전에 신경써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요즘 투어를 다니다 보면 대배기량 아메리칸 바이크를 타면서 헬멧도 제대로 쓰지 않고 두건 하나 쓰고 과속하며 다니는 몰상식한 라이더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뭔가 굉장히 큰 착각 속에 빠져 사는 것 같다. 큰 배기량의 바이크를 탄다고 해서 사고 발생시 덜 다치거나 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더 다쳤음 다쳤지...). 다른 건 몰라도 헬멧은 써야 할 것 아닌가! 경찰이 헬멧 미착용을 단속하는 이유도 헬멧을 쓰냐 안쓰냐에 따라 사고시 사망률 차이가 크니까 법으로 규정해서라도 라이더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닐까.
어찌됐든 안전이 우선이다. 아무리 멋있으면 뭐하나, 사고나면 그만인 것을. 멋을 부려도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부리자. 아직 못 타본 바이크고 많고, 못 가본 길도 많지 않은가!


벌써 일 년
바이킹넷에서 일하기 위해 작년 7월에 상경했으니, 벌써 서울생활 일 년이 다 되어간다. 한 평이 될까말까 한 작은 고시원 방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바이크도 없어 자전거로 출퇴근 했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에어컨 있는 월세방에서 바이크도 하나 굴리고 살고 있으니 어찌보면 서울생활의 아주 작은 성공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나저나 돌쏠 생활도 어언 9개월 남짓.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청주~부산 장거리 연애는 그럭저럭 견딜만 했는데 서울~부산 연애는 당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더라. 돈이라도 많으면 주말마다 KTX 타고 날아가서 만나면 그만인 것을, 피곤하고 주말만 되면 쉬고 싶고 돈도 없어 자주 만나질 못하니 헤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헤어지자는 통보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 참 씁쓸했지. 다카하시 아유무의 'LOVE& FREE'를 읽고 "사랑과 자유를 추구하는 종호스닷컴"이란 모토로 홈페이지를 꾸미기도 했었는데 -사랑과 자유 중 단연 사랑이 으뜸인데 - 사랑을 잃었으니 자유인들 무슨 소용이랴. 주말마다 자유롭게 투어를 다니고, 갖고 싶던 꿈의 바이크를 구입해도 잠시 뿐. 마음 한 구석이 아니라 전체가 허한 느낌은 피할 수가 없다.
서울에서의 일 년. 사랑을 잃고 바이크와 사람을 얻었지만 사랑을 잃었으니 다른 것은 무의미하다. 새까만 아스팔트와 미친듯이 많은 자동차들로 가득찬 서울이 이젠 너무 버겁다. 밤마다 맹꽁이가 울어대고 거름냄새 구수한 다락리 시골이 참으로 그리운 밤이다 -



6/20 작성

2010/06/01

2010. 6. 스쿠터레이스 출전




파주 통일동산 카트랜드에서 열린 레이스에 참가했어요.
다 닳은 타이어에 세팅도 하나도 안 된 회사차량 GP125 를 타고
단 한 번의 연습도 없이 참가해서 KYMCO 원메이커전은 꼴찌, 스쿠터통합전은 뒤에서 2등 했습니다.쀏






사실 원메이커전은 조금 아쉬워요. 회사 GP125는 구동계쪽의 문제로 초반 스타트가 상당히 느립니다.
그래서 예선 성적은 10위였지만 출발하면서 바로 꼴지가 되었죠.
14바퀴 달리는 동안 두 세 명은 추월했는데, 다른 선수들의 사고가 있어 경기가 중단되고, 다시 그리드 정렬후 출발했습니다.
출발할 때 다시 꼴지가 되었어요. 남은 아홉바퀴를 도는 동안 다시 추월하지 못했죠... 에휴
그래서 꼴찌 했어요.ㅠ_ㅠ






그나저나 역시 레이스는 힘들군요.
슬립만 대여섯 번 하고, 그 중 한 번은 슬립 후 뒷차에 치이고.. (별로 다치진 않았습니다만)
오뉴월 땡볕에 두꺼운 소가죽 수트 입고 더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더위는 그렇다치고 포지션 적응이 안돼서 억지로 자세를 만들어 내느라 여기저기 안 아픈 근육이 없네요.
왼쪽 엉덩이쪽엔 (깐데 또깔고 깐데 또깔고) 잦은 슬립으로 인한 피멍도 들었구요.

여태껏 3년간 바이크 타면서 제자리쿵을 제외하곤 단 한 번의 슬립도 없었는데 어제 그렇게 많이 넘어지고 느낀 건
이렇게 슈트 다 갖추고 넘어져도 이렇게 아픈데 공도에서 보호장비도 제대로 안하고 넘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좀 더워도 보호대 잘 하고 다녀야겠어요. 레이스 때 넘어지던 생각 하면 아찔합니다.ㅠ


다시는 출전 안해요-
그냥 평소에 조심해서 탈래요~
일부러 코너타러 가지도 않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