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13

2005. 5. 23 ~ 7. 13. 육군훈련소 일지

5월 23일 입대 1일

군복과 생필품을 지급받고 내무실로 배정받음.
밥... 그다지 나쁘지 않음. 배고프면 아무거나 먹는게 동물본능.
자는데 약간덥고, 불침번 할만함. 코고는 거에 신경 안쓰게 적응이 중요할 듯.
할만함.


5.24

지능, 적성검사. 상관 말에 집중 중요... 씻기도 좋음. 별로 안힘들다... 살만해.
연대에 가면 어떨지 궁금하다.
밤 10시 5분
헌혈하고 받은 빛나오는 펜이 참 좋다. 헌혈차안에서 자우림의 노래가 나왔다. 그 몇분 사이의 감동


05. 05. 25

신체검사. 도살직전 고깃덩어리마냥 발가벗겨진 채 순서를 기다린다. 그들의 삶이 몸에 나타난다.
"니넨 왜 얼굴에 표정이 없냐, 여기 군대가 무슨 사람죽이는 데냐?"
어딜가든 똑같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불교나 한번 믿어볼까. 군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참고, 예의 범절을 지키자. 염불도 하고.


05.05. 26

새벽4시 35분. 불침번 도중 행정반에서 들려오는 '너에게 보내는 노래'. 한 때 홈피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입가에 웃음이... 불침번을 서며 멀리서 들려오는 노래들은 하나같이 느낌이 새롭다. 음악의 소중함.
오전 7시 재밌다, 아직까진.
12시. 군대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 맞다. 일어난지 6시간이나 됐다. 시간이 잘가는 듯 안가는 듯, 시간은 많이 흘렀는데 한 일은 별로 없다. 벌써 4일째다. 내일이면 입소대대를 떠나 본격적으로 훈련을 받는 연대로 간다. 얼마나 힘들지. 얼마나 더울까. 얼마나 찝찝할까. 배보단 낫겠지... 그럴꺼다. 그 때 생각만 하면....


그 때 생각만 하면 아무리 군대생활이 힘들어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기댈 곳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단 하나만을 생각하며 훈련을 견딜 수 있는... 사진을 가져올 껄 그랬다. 가만히 있으면 할 일이 없다. 아직까지는. 병영생활 지도기록부에 '나의 성장기'를 적으라 하는데, 9가지 주제, 주제별로 한바닥씩 꽉 채우라 한다. 있는 말 없는 말 다 짜내어 다 적고 나니, 할 일이 없다. 내무실에 가만 앉아 있는거 보다 나가서 풀이라도 뽑으라고 했음 좋겠다.
이젠 잠도 안온다. 스트레칭도 할 만 하다. 자리는 좁지만...
저녁 8:32. 안경을 쓸 필요가 없다. 정확히 봐야 할 것도 없고, 그 볼 것 자체도 없을 뿐더러 볼 필요도 없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입다물고 있는게 그들이 원하는 최선이다. 마치 폭풍전야같다.
26연대 10중대다. 다치지만 말자.

5월 27일. 자는데 폭탄이 내 앞에서 터지는 꿈을 꿨다. 순간 온 몸과 얼굴이 뜨거워졌고... 잠에서 깨며 살아있는지를 확인 했다. 섬찟하다..

새벽 5시 불침번 시간, 들려오는 임창정의 소주한잔,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자우림 5집.. 새벽의 음악감상시간이다.

이제 큰 연대로 간다.

오후 12시 7분. 나는 26연대 3교육대 10중대 4소대 1분대다. 시설이 아주 좋다. 개인공간도 널찍하고, 화장실도 깨끗하다. 분대장도 좋아보인다. 이제 여기서 5주다. 토, 일은 쉴 수 있다. 덥고 짜증나겠지만, 지금은 마냥 좋다.
이곳에서도 역시 가만히 있는 시간은 많을 것 같다. 수다를 떨 수도 없고, 누워 잘 수도 없고 빨리 수첩같은거 받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연습지 한장에 빼곡히 적고 있는데, 계속 이런식이라면 금방 다 쓸 것 같다. 편지도 빨리 쓰고 싶다. 맙소사, 시원한 바람이 분다...
중대선임을 뽑았다. 힘든 만큼 많이 챙겨준다는 소리에 혹해서 할까말까 망설였지만. '중간만 해라.', '절대 나서지 마라'라는 선배들의 충고를 믿고 안했다. 어느게 더 나은지는 이제 밝혀질 것이다...
짐정리 하는게 재밌다. 팬티, 양말, 런링 등... 돌돌말아 넣으면 된다. 사회 나가서도 이제 좀 정리 잘하며 살고 싶어졌다.
우표, 봉투, 편지지를 일괄 구입했다. 오늘은 금요일, 2~3일 내로 편지를 쓸 수 있다. 편지는 얼마나 올까... 언제 볼 수 있을까. 바깥세상이 궁금하다. 학교도, 동아리도, 사람들도...

26연대 3교육대 10중대 4소대 1분대 161번 훈련병 박종호.


#4

소위 아빠다리를 하고 있는게 제일 힘들다. 피가 안통한다... 우어어

19시 4분
'내 마음속엔 언제나 맛스타 오렌지 ㅡ_ㅡ 진정 맛스타다. mastar

5.28. 8시 50분 토요일.
7시까지 잤다. 그 짧은 1시간이었지만, 일요일 오전 침대에서 뒹굴듯 한가롭고.. 편했다.

13시 30분. 맙소사. 낮잠도 재워준다. 선풍기도 틀고... 아직까진 너무 좋다.

5/29 6시 9분
5시 불침번을 서는 바람에 지금 잠이 안온다.



#5

아까 낮엔 편지를 썼다. 아아 오늘도 좀 쓰고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답장이 왔으면...
꿈을 꿨다. 여러 친구들이 나왔다. 꿈에서 몹시 depressed 상태였는데 아마 누구와 헤어져서 그런 것 같다. 그럴 사람도 없는데 -_- 억울해...
오늘은 종교활동이 있는 일요일. 오전은 불교, 야간은 천주교. 하하 Multi - Believer다. ㅋ
법당이 무지 크다.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사람 대접 해줄 때 사랍답게 행동해라. 벌레처럼 행동하면 벌레처럼 대접
해줄께. 벌레는 밟아 죽여야 돼"

훈련받아 보면 자대배치 받고 이등병 되고, 이등병 되면 일병 되고, 일병 되면 상병 되고, 상병 달면 병장 되고, 병장 되면 전역하는 날이 온다. 조금만 참고 견디자.
이곳은 '여자'라는 존재 자체가 너무 희소하다. 어쩌다 한번씩 들려오는 high-tone...은 정말 신기하기까지 하다. 지금 법당 안에서 여자가 춤춘다고 다 뛰어간다... -_-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될까?


#6

지금은 저녁 종교활동. 천주교 성당엘 왔는데 시끄럽고 정신업다.. 잘 모르겠다. 뭐가 뭔지... 이 벌레같이 모인 훈련병들이 과연 진정 종교활동을 하는 목적으로 왔는지 그냥 초코파이 먹으로 왔는지. 물론 나는 후자다. 그래도 이렇게 박수치고 노래하는 걸 보면, 종교가 참 무섭다...
왼쪽 윗주머니에 항상 볼펜과 편지지를 넣고 다니며 쓸 수 있는게 즐겁다. ㅊ 초코파이 2개와 펩시콜라 1캔을 받았다. 펩시의 목넘김이 좋다. 펩시는 살얼음 언 것을 파닭이랑 함께 먹는게 제일 맛있는데...

5.30. 매일 꿈을 꾼다. 하지만 일어나서 정신없이 점오 준비하고 밥먹고 청소하다 보면 점점 잊혀져간다. 애써 기억해내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사람이 그립다. 여기 있는 사람 또 새로 만나는 사람들도 좋지만, 같이 사진찍고 노래하고 술마셨던 사람들이 그립다. 그립다. 그립다.

#7에 이어집니다...



5/31.

어제 시계를 잃어버릴 뻔 했다. 수통을 못 받을 뻔 했다. 정신이 없다. 오늘도 꿈을 꿨는데, 누가 나왔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전혀 안난다. 괜히 궁금하다.
교육중 누가 그랬다. 군대는 자신과 가장 많이 대화할 수 있는 곳이고, 동시에 자신과 가장 많이 싸워야 하는 곳이라고. 자신과의 싸움.. 인내는 자신 있다. 생각을 많이 해야겠다. 생각을 안하면 바보가 될 것 같다..
오늘도 하루가 거의 끝나간다.. 벌써 저녁 8시. 오늘은 체력검사 덕분에 몸이 노곤하다. 군대 처음엔 살찐다는게 맞다. 특별히 운동량도 없고, 얼차려도 즐겁다. 근육은동~ 오예.
발바닥에 사마귀야. 그만 자라라.



6/1
비가 온다. 정말 오랜만에... 너무 시원하게 내린다. 덕분에 우의를 입고 찝찝한 몸으로 식당까지 정신없이 비를 맞고 뛰어갔다 왔다. 그래도 내무실에 앉아서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느니... 나름대로 선선하고 운치(?)있다.

오늘 드디어 우표를 받아서 보냈다. 그래도 가는데 꽤 걸릴 것이다. 언제 답장이 올까. 누구에게 올까... 사회에 있을 땐 메신저나 싸이때문에 잊고 살았는데... 편지라는 게 있어서 다행이다.




6/2
입대 10일째다. 이제 어느정도 적응도 됐고 생활도 안정적이다. 체력단련 시간에 2km 정도를 뛰었다. 숨이 가쁘면서도 소리를 지르고 군가를 부르며 난 웃고있었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명언이다.
아직 힘든 일은 없다.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무조건 웃으련다.
그냥 웃자.

한편으로 감정이 사라져가고 있다. 사색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수백명의 훈련병들 중 한명으로 묻혀가고 있다.
내 자신을 찾자.
공부를 못해서 머리가 돌이 되더라도
내 안의 내 자신만은 지키자.




6/3
처음으로 영외교육을 나갔다. 몇 킬로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나마 행군을 했다. 농촌길을 걸어가는데 담장 옆에 장미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향기를 맡고 싶었지만 멈출 수 없었기에 고개를 빼고 맡으려 노력했지만, 방탄헬멧에서 나는 땀냄새밖에 없었다..
오늘은 점심,저녁을 밖에서 먹었다. 소풍 온 것 같다. 단지 소풍이랑 다른 것은, 체력단련시간이 빡시고 목도 아프며 팔도 까지고 먼지도 많이 먹고 쉬는시간마다 외울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인도 머리가 좋아야 한다. 머리가 나쁘면 어리버리 하다가 군기교육대 가서 손발이 고생하면 된다
참 멋있는 풍경이 많다. 사진기에 담을만한... 1년 9개월이나 지나야 몰래모래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 땀흘리며 훈련받는 모습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이다.




6/4
매일 꿈을 꾼다... 기억나는 건 별로 없지만, 간절히 바라던 것이 꿈에서 나타나곤 한다. 영화를 본다던가 편지를 받는다던가
꿈이란 게 있어서 참 좋다. 당장 할 순 없어도 꿈꾸며 그릴 수 있기에...

우리 소대 분대장 중 한 명이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맙소사
그것도 내 밴드부 동기와 같이 입대한.
인생이 이런거지, 뭐..








6/5
오늘 꿈엔 휴가나가서 홈페이지를 관리하는게 나왔다.
꿈, dream.
1. 장래에 하고싶은 일, 또는 바람.
2. 수면 시 느끼게 되는 환상.
내가 군대에서 절실히 느낀 것은 자신이 소망하는 꿈이 꿈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지금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불교 종교행사에 왔다. 앞쪽에 앉았는데 앞에 여군들이 앉았다. 머리맡에 땀을 적신 채로.
군대와서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도 처음이다.
그냥 여자들이다. 우리 또래의.
모두 무슨 사연으로 이곳에 있을까.
군인이 되고 싶은 걸까.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어서일까.
우리 남자들이야 '의무'로 온 것이지만, 이들은 왜 왔을까.
보기엔 그냥 앳된 학생들인데...
사람 속을 어찌 알까

오늘 점심부터 우리 소대가 배식을 밑았다.
나는 국당번... 그럭저럭 할 만하다. 급식소 알바의 경험이 있기에...
2주 동안 해야되는데, 개인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이도 못닦고 지금 야간 종교활동에 와 있다.
이번엔 천주교. 아침과 저녁의 미사 내용이 같기 때문에 아침에 왔던 사람들은 딴 데 비디오 보러 간단다.
앗싸... 지금 그래서 편지쓰고 있다. 앞에선 passion of christ DVD를 틀려고 하는데 소리가 잘 안되나 보다.

내 손에 카메라가 잇었으면 좋겠다.
이 군대라는 곳의 모든 것(물론, 군사기밀 말고)을 담고 싶다.
땀 흘리는 모습, 전투화에 쌓인 흙먼지, 내무실 풍경...
왜 여기 와있는지조차 모르고 방황하는청년들. 그들을 이끄는 사람들.
괜히 웃음도 나오고 눈물도 나오려 한다.




6/6
새벽 2시 37분.
거울 앞에 군복을 입은 내가 서 있다. 아직은 어색하다.. 옷도 잘 안맞고 모자도 이상하고.
앞으로 2년동안 볼 모습이다.. 사랑해주자.
고작 2년인데 뭐. 많이 배워나가자.

노래를 잘 부르면 소름이 돋는다. 현충일 행사를 시청하는데, 어떤 국악 교수의 한 소절에 바로 소름이 돋았다.
노래하고 싶다. 군가 말고 큰 소리로. 맘 놓고...
분대장님이 옆에서 라디오 틀어주신다ㅋㅋ 오예~






6/7
어젠 집에 전화를 했다. 바느질을 잘해서(?) 4분 동안의 전화기회를 얻었다.ㅋ 집에 전화를 했고, 엄마와 통화를 했다.
힘든 일이 없어서 서글프지도 않았고.. 그냥 일상의 전화와 같았다.
나랑 같이 올라온 한 명은 집, 어머니, 아버지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아서 통화를 못했다. 정말 얻기 힘든 기횐데..
초조하게 시계를 보며 고개를 숙이고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는 모습이 서글펐다.
얼마나 안타까울까. 처음으로 전화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오늘도 꿈을 꿨다.
내 꿈엔 가끔 지하철이 등장한다. 항상 같은 지하철이다.
그 공간에서 항상 급박한 일이 일어나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기억나는 건, 지하철이라는 사실 뿐이다.
뭘까. 내 잠재의식 속의 이 지하철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머리가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 머리가 나빠진다기 보다는 기억력이 감소하고 있다. 사회에서 기억하던 것들이 사라져간다.
공부, 추억, 사람들...
제대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소중한 것들을 망각하고 싶진 않다.

수상인명구조원 도전할 때와 고기잡이 배 탔을 때가 생각난다.
수상인명구조원 훈련 때는 온 몸의 근육이 부어오르도록 힘들게 교욱을 받았고(결국 포기했지만), 고기잡이 배 위에서도 하루 5~6시간 씩 시끄러운 배 밑에서 자면서 손에 굳은살이 배기도록 일을 했다. 휴대폰이 있었고 충전도 할 수 있었지만, 망망대해, 태양과 바다 밖에 없는 곳에서 전화가 될 리가 없었다. 어쩍다 한 번 연결된 전화도 '나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말라'는 말 한마디 하기 전에 끊어지곤 했다.
그 땐 정말 매일 밤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멈추지도 않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느껴 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서러움과 외로움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들은 이미 겪었다.
아직 2년이랑 시간이 남아 있지만, 아무것도 아니리라.





6/8
오늘도 역시 꿈을 꿨다. 'Do-Re-Mi Song'을 부르며 돌아다녔다.-_-
외울 수 있는 몇 안되는 팝송(?). 'The Sound of Music' 연극도 내 마음 깊이 있는가보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라는 노래.
난 아직 이등병이 되려면 한참 남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부터 이 노랠 좋아했던 것 같다.
김광석씨는 군대를 안갔다. 아니 못갔다. 그의 형이 군 복무 중 사고로 돌아가셨고, 그는 면제를 받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이 노래가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얘기를 하고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 동영상을 보았다. 노래실력이 정말로 뛰어난 건 아니다. 다만 그의 가슴을 울리는목소리와 진심 어린 부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빠지는 것 같다. 비록 지금은 고인이지만, 항상 우리 곁에 있는 것 같다. 주옥같은 그의 노래들이 여기저기서 불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등병의 편지'의 1절 끝부분,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에서 원곡은 '꿈이여'가 아니라 '생이여'
이다. 왜 라이브에서 '꿈'이여라 했을까. 그냥 '生'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꿈'을 추구하지 않았을까.
청춘의 무덤인 군대에서도 항상 꿈꾸며 살아가기를 원했던 게 아닐까.




6/10
오랜만에 또 비가 왔다.




6/11
별로 느낀 점 없다.






6/12
점점 살이 찌는 것 같다... 나도 배가 조금씩 나온다. 살이 막 잡히는 건 아닌데, 배가 커지고 있는 것 같다.
매일 운동을 별로 안하면서 많이 먹어서 그런 것 같다. 훈련 받을 때도 별로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 배식조라 아침 체조랑 구보도 생략이다. 맛있는 건 더 먹는다...
운동을 좀 해야겠다. 밥도 좀 줄이고. 사회에서보다 두배는 더 먹는 것 같다.



6/13
꿈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좋은 꿈, 나쁜 꿈.
좋은 꿈은 소중한 사람을 만나거나 가고싶은 곳에 가는 꿈.
나쁜 꿈은 싫은 사람을 만나거나 난처한 상황에 빠지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꿈이 꿈인 걸 인식하는 순간 결국 잠시 깨어날 수 밖에 없다. 좋은 꿈은 계속 빠져있고 싶지만 그럴려고 노력 할수록 쉽게 깨어 버린다. 하지만 이것이 나쁜 꿈에서는 좋게 작용한다. 가꿈 꿈에서 사고를 많이 쳤다거나 죽기 직전이라던가 너무 부끄러워 숨고 싶을 때, '아, 이거 꿈이지!'하고 눈을 딱 떠버리면 그만이다.

오늘도 편지가 안왔다.. 아무리 훈련이 힘들어도 편지만 온다면 견딜 수 있다. 매일 땀에 쩔어 먼지를 뒤집어쓰지만, '오늘은 편지 와있겠지...'하는 생각만 하며 견디고 있따.
내일은 왔으면 좋겠다. 소박한 바람이지만, 소중한 소원이다.





6/14
1. 상처
군대 와서 처음으로 다쳤다. 국을 싣는 국차를 끌고 오다가 손잡이랑 기둥 사이에 손이 꼈다. 살이 약간 들리고 퉁퉁 붓고 피가 조금 나왔다. 한 마디로 짓눌린 것이다.
짜증이 마구 났다. 군에 와서 처음으로.
한숨을 쉬며 밖에 줄을 서 있다가 그냥 바보같이 미소를 지어 버렸다. 오대수씨처럼.

2. 열외의식
열외의식. 힘들거나 귀찮은 일을 하기 싫어서 피하는 짓거리.
물론 열외의식은 군대에서 필요하다. 자신이 편하기 위해서. 근데 좀 너무하다싶을 때가 있다.
배식이 끝나면 밖에 있는 물통들을 건물 안으로 넣어야 한다. 물담당이 있지만, 물통이 무겁고 많기 때문에 정말 힘든 일이다. 자기 맡은 일이 끝난 사람들은 4열종대로 줄을 서 있다. 그들이 한 개씩만 들어다줘도 한 번에 끝난다. 그런데 그거 하기가 싫어서 앞줄에 서지 않으려 한다. 결국 착하거나 별 생각없는 애들만 앞에 서있고, 결국 그들이 두세 번 씩 물통 나르는 걸 도와준다.
그게 그렇게 싫을까. 전우가 힘들어 하는 걸 나무그늘 밑에서 멀뚱멀뚱 지켜보고 있다. 물통을 나르면서 그들을 쳐다봤다. 비웃어줬다... 힘든 일 하는것을 싫어하는 인간들. 자기 일 아니라면 관심도 가지지 않는 인간들. 남이 힘들어 할 때 도움주지 않는 인간들.
자신의 삶을 위할 줄 알지만, 그것이 진정 자신을 위한 길은 아니리라.





6/15
1. 식탐
배가 고프다. 여기 있으면.
하는 일이 많든 적든 밥 먹을 시간이 되면 배가 고프다. 반찬이나 국에 '육류'가 보이면 정신없이 탐을 낸다.
'좀만 더 줘.', '건더기 좀 더 줘.'
배가 부르면서도 계속 먹는다... 식욕이 어떤 것인지를 여기서 느꼈다.
배는 부르다. 밥도 많이 먹었다. 그러나 눈 앞엔 맛있는 게 있다. 아까워서 먹는다.
21년동안 안 키웠던 뱃살이 찾아오고 있다.. 얼른 내쫓아야겠다.

2. 편지
답장이 안온다. 편지도 안온다. 집에서 온 것 빼고..
어제 생각했다. '오늘도 안 오면 포기해야겠다. 뭔가 잘못됐겠지...'
오늘도 안 왔다.
동아리에, 영어교육과에, 홈페이지. 잘 모르겠다. 도착을 했는지 답장이 오는 중인지 보고 넘겨 버리는지. 중간에 편지가 사라졌다고 믿고 싶다. 아니면 편지가 오고있는 거라고 믿고싶다. 밖에선 '내일 쓰지 뭐.'라고 할 지 몰라도 여기선 '오늘도 안 오는구나... 휴...' 한숨밖에 안 나온다.



6/17
수첩을 받았다. 그 동안 기다려왔는데...
잘 써야겠다. Diary처럼 달력도 만들고, 여러가지 계획도 쓰고.

친구들은 답장을 안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머니는 꼭 보내주실거다... 집에 쓰자. 친구들 편지만 기다리고 있지 말고.




6/18
아, 이제 방학이다. 학교로 보내면 못 받겠다...



6/19
배식 끝났다. 3주차도 끝났다. 이제 제일 힘들고 빨리가는 4주차가 시작된다...
오전종교활동이 끝나고 친구 소식을 들었다. 대학 후배이자 동아리 동기. 3월에 군대를 간 놈이다... 교회에서 내 이름을 물어물어 같은 내무반 동기에게 안부를 전했다. 다음 주에 교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사람 인연이란 게 이런거구나. 이 넒은 훈련소, 그것도 친구가 후반기 교욱을 여기서 받았고, 그 넓고 복잡한 교회에서 나를 찾으려 했다는것. 참 고맙고, 마음이 찡했다.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 '충성' 먼저 하고 껴안아야겠다.





6/20
주간행군 16km. 샤워시간만 기다린다...



6/22
어제 편지가 왔다. 여차저차해서 늦게 도착했는가 보다. 너무 고맙다...
이제 1주일만 있으면 여기도 떠나야 한다. 시간 정말 빨리 간다... 입대한 지도 한 달이다.



6/23
각개전투+숙영. 정말 훈련다운 훈련이었다...
꾸어어





6/24
손이 많이 상하고 있다. 특히 손톱 주변이... 가슴이 아프다... 나름대로 아끼는 손인데(?)ㅋㅋ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서로 잘 알지도 못하고 별로 관심도 없다. 그러다 서서히 알게되고 여유가 생기다 보면 친해진다. 더 시간이 지나면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미워하기까지 한다. 15주차가 되면 상호폭행(싸움)이 가장 많이 난다고 한다. 나도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욕도 많이 하고 있다. 진정해야 겠다... 군대 안에 있다고 내 사고까지 군대식으로 할 필욘 없지 않은가.





6/25
그들은 교관에 지나지 않는다. 대한민국 육군 Sergeant. 그들은 군대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군대에서 살아왔으며 군대에서 가르쳤다. 그들의 스승은 군인이었고, 그들의 학생도 군인이며, 그들의 동료도 군인이다. 우리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건 어쩌면 갓 군인이 된 우리가 멍청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방법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의 행동은 교육, 또는 가르침이라기 보다는 명령과 지시에 가깝다.
선생님이 될 나로선 그런것들이 너무나도 눈에 잘 보인다. 안타깝다. 군인속에 파묻혀 군대에서 자신이 뛰어난 교육자라고 생각하며 한 번에 기억하지 못한다고 훈련병들을 싸잡아 무시하는 그들.

나를 죽이지 못하면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뭐, 근데 별로 죽을만큼 강한 훈련도 없었다. 충분히 강한건가?ㅡ_ㅡ 까짓것 더 강해져서 나가지 뭐...
사실 강해진다기보다 좋은 습관을 많이 배워가야 겠다. 규칙적인 생활이랑 깔끔한 정리정돈 등등. 안좋은 건 보고 배우지 말자.

굳은살이 생긱고 있다. 팔꿈치와 손바닥에.
새록새록 자라나는(?) 굳은살들이 '내가 군인이 되어가는구나'를 느끼게 해 주는데, 한편으론 씁쓸하다. 이전에 느낄 수 있었던 감촉들에 둔해질 것 같다...
이제 손등도 구릿빛이다. 몸매도 더 좋아졌다. 뭐...만족한다.ㅋ

나를 죽이지 못하면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하고싶은 거, 먹고싶은 거, 빡시게 계획 잡아놓고 가자. 군인이라는 걸 잊자...놀자!
사진 많이 가져오자.
안좋은 건 보고 배우지 말자.




6/26
인생을 설계... 하기위한 마음의 수첩을 만들자.
민영이, 만나지 못했다. 시간대가 맞지 않았다. 오늘이 여기 훈련소에서 마지막 주말인데... 1주일동안 기대하며 기다렸지만 어쩔 수 없다.
꼭 찾아서 편지라도 해야겠다.

멋있는 군인이 되자. 일개 병사라도. 전역해서는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되자.

야간종교활동. 어떻게 꼬여서 불교말고 기독교엘 오게 됐고, 민영이도 어떻게 꼬여서 기독교에 왔다. 결국 만났다... 6개월만에. 그것도 훈련소에서, 나는 퇴소 전 마지막 종교활동, 민영이는 훈련소 분대장이 되어.
정말 우연같은 필연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교에서 자유로운 모습으로 만나던 시간과는 달리, 서로 짧은 머리를 하고, 까만 얼굴에, 몸은 조금 지쳤지만 정말 반가웠던... 만남이었다.
그래... 민영이도 편지가 안온다고 했다.
뭐 그런거지. 내가 보내주기로 했다.
찬양단 고등학생들. 대부분의 여햑생들.
군대에 젊은 나이에 온 청년들.
찬양단들은 신나는 찬송가에 맞춰 신난는 춤을 추고 훈련병들은 열광한다.
그들이 전하려는 기독교, 예수.
성에 관심갖는 훈련병들.
그들의 공연에 집중하기 보다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려는 외침들.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가스가스가스
오와열. 분대,돌격 앞으로. 병영생활행동강령
이 자리는 무엇을 위한 자리인가.
정말 힘들게, 열심히 연습한 티가 나는 찬양단의 공연.
공연을 보기위해 교회가 꽉 차도록 모인 훈련병들.,
퇴소하긴 전 마지막 종교행사를위해 수건이며 박스에 적은 구호며, 마치 콘서트처럼 열심히 호응하는 훈련병들.
너무나 진지한, 심지어 울먹이며 노래하는 학생들...
그들은 무엇을 믿기에 저리도 열정적일까. 저것이 종교란 말인가... 난 종교에 부정적이지만, 저들의 땀이 마음에 든다.
한편, 끝날 때가 되니깐 웅성이며 자리를 떠나는 몰지각한 훈련병들, 끝까지 남아 인사하며 기도를 하는 훈련병들, 우리의 안녕을 기도해주는 목사님. 오늘 처음 온 교회지만 나름대로, 아니 아주 만족스런 행사였다.



6/27
'나 오늘 저기압이니까 건들지마.' 왜 저기압일까.
비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든다. 비에 젖는다해도 감상에 잠겨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면, 그보다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뒷처리 할 것이 없다면 말이다.
군대에서, 아니 훈련 중에 내리는 비는 사람을 미치게 한다. 온 몸을 흠뻑 적셔주고, 온 몸에 진흙을 덕지덕지 붙여주고, 친절하게 속옷 속까지 모래들을 넣어준다. 막사로 복귀하는 길엔 질퍽질퍽한 전투화와 축축한 전투복의 찝찝함을 절실히 느낀다.
문제는 막사에 돌아와서였다. 속옷만 빼고 모두 벗어서 흙을 씻어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고, 한 놈이 "야, 너 성질 좀 죽여라. 너무 소리치는 거 아냐?" 순간 열 받아서 대꾸하려 했지만, 싸움나겠다 싶어서 아무말 않고 참았다. 나도 그놈도 계속 기분이 나쁘고 저기압이다. '니 자신을 알라'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다만... 접어두고.
오늘 싸울뻔 한 장면을 3개나 보았다. 물론 지금 내무실 안 분위기도 예전같지만은 않다.
군대가, 비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계속 미쳐있어서 언젠가 이게 당연한 걸로 여겨질 것만 같다. 다시한번 가슴속에 새기자. 내 정신까지 묻혀가지 말자고. 부산촌놈이기도 하지만, 한국교원대학교 영어교육과 03학번 아니,COMA20기라고.
마음을 다스리자...



6/28
17시 08분. 야간행군 출발 전.
군장이 몇 kg이든, 거리가 몇 km든, 중요하지 않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오늘, 제대로 한 번 싸워보자.




6/29
아, 전경이다... 사회있을 때 안좋게 보던 전경, 이제 내가 그 자리다. 전경 vs학생
전경은 휴학생, 학생은 재학생. 그 씁쓸한 만남에 동참해 볼까나.



6/30
배출준비. 수료식은 마쳤고 짐도 다 쌌고, 이제 강의실에 모여 어디로 갈지를 전달받는다.
오늘부턴 '161번 훈련병 박종호'가 아니라, '이병 박종호'이다.
박종호! 850225! 2월25일생?
예, 맞습니다.
너희는 전경이야.
전경X, 경비교도...??!!






7/6
이곳에서의 생활도 벌써 6일째다. 재밌는 거 많이 배워서 좋다...
여기서도 배식을 맡았다. 1시간씩 같은 동작만 반복하고 있노라면 수많은 추억들이 기억난다. 또 그 시절마다 유행했던, 즐겨 불렀던 노래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후회되는 것들도 많다.
친해질 수있었는데 놓쳐버린 사람들...
예전에 누가 그랬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시 실수 안하면 된다고. 아직 45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여러가지를 생각했고, 또 계획도 세웠다. 전역하기 전, 또 전역하고 복학해서의 생활도, 지금부터 계획 세우고 고쳐나가다 보면, 언젠간 좋은 날이 올 것이다.




7/7
leader란. 지도자란. 각 내무반, 소대, 중대마다 그 선임이 있다. 우리 중에 선발되며 그 모임의 대표자가 된다. 그들은 견장이나 완장을 차게 되고, 우린 그들의 말에 따라야 한다.
선발 기준은 간단하다. 하고 싶다고 손을 들거나, 혹 사람이 많을 땐 목소리 크고 덩치 큰 놈으로 한다. 그들은 우리를 인솔할 책임이 있고, 우린 그들의 말에 복종해야 한다.
허나 그게 쉬운가... 어느 단체나 겉도는 놈들, 소위 또라이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런 놈들 때문에 전체의 분위기나 화합이 깨지기 마련이다. 그걸 상대하다 보면 지도자 위치의 사람들은 싫은 소리를 해야 하고, 화를 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자신의 직위에 맞는 용어와 문장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일개 소대선임이 소대장인 줄 알고 소대원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 소대원들은 선임을 믿거나 의지하고 따르기 싫어지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leader로서 자신의 책임과 위치를 바로 알고,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쩝.
leader가 어디 쉬운가
근데, 참 글 못쓴다. 젠장 마치 내 말이 진리인 양.




7/8
어느덧 여기서도 8일째다. 육군훈련소에서부터 쓰던 일기가 많이 모였다. 뭐 많다기 보다는... 누구에게 부탁해서 홈페이지에 올려달라라고 하기엔 많은 양이 되어 버렸다. 일기는 그렇다치고, 어제 집에서 편지가 왔다. 방명록에 어떤 글들이 올라왔는지 보내달라고 했는데, 프린터가 고장나서 아버지가 손수 다 써주셨다. 내가 입대하고 나서도 꾸준히 들러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항상 찾아주던 사람들... 일일이 답글을 다 적었다. 짤막하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게 다였다. 편지를 기다리는 일과.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연락도 잘 안되는데도 찾아와주는 사람들이 정말 고맙다.

음... 바쁜 일주일도 이제 끝났다. 주말엔 교욱도 없고... 배식도 바쁘지 않다. 오늘은 불침번도 없고, 푹 잘 수 있을게다.
애들끼리 학교 애기를 한다. 음... 나도 2년이나 다녔네. 전역하면 3학년 1학기, 스물 셋.
2년동안 뭘하고 지냈나. 소중한 사람들도 많이 생기고... 방학마다 많은 경험도 하고. 전역하고 복학해서도 그럴 수 있을까. 자신감은 넘치지만... 아주 조금 두렵기도 하다. 어서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7/9
곽세와의 첫 통화.
"여보세요"
"어, 내 종호다!"
"어! 종호야!!"
정말 반가운 듯 hightone의 대답, 오랜만이었다.
사회에선 왜 전화의 소중함을 몰랐을까. 휴대폰도 있고 전화할 사람도 넘쳐나고 시간도, 돈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 전화하길 꺼렸을까. 단지 귀찮아서, 오랜만이라 어색해서 전화을 안했다.
요즘 이렇게 사람들이 그리울 때면, 참 후회된다. 왜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을까...




7/11
2007년 5월 27일 낮 12:00 롯데백화점 지하 26연대 10중대 4소대 1분대 모임!

음... 오늘은 동기녀석 생일이다. 본 지 10일밖에 안됐는데도 과자 조금씩 모아서 생일축하 노래 불러주고 지금 마구 밟고 있다.
음... 생일이라. 생일의 기억은 별로 없다. 항상 겨울방학. 한 학년의 시작되기 직전이라 혼자 보내는 일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기억에 남는 건... 고2 겨울방학, 별 아이들이 학교에서 케이크와 선물을 줬고... 2004년 초에 대학 동기들과 동번선배와 함께 칼국수와 동동주를먹었고... 뭐 이정도가 다인 것 같다. (물론 내 인간관계의 문제도 있지만)
나에게 생일이란 것이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니기에 남들의 생일도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진 않는다. 생일이라 친구들과 모여 신나게 놀고 선물 받고 맛있는 거 먹는다고 아둥바둥하는 모습들, 부럽기도 하지만... 나도 왠지 챙겨줘야 할 것 같지만 습관도 안돼있고...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다고, 나도 받아보질 못해서 주는것도 익숙치 않은, 한편으로 이런 무덤덤한 내가 안쓰럽기도 하다.





7/13
인간관계의 우선순위를 정한다는것, 참 서글픈 일이지만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순위를 매겨야 할 순간이 온다. 특히나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하고 시간이나 돈이 넉넉치 않을 때, 주어진 시간은 3분, 수첩에 적힌 이름들 중에 누구에게 전화를 할까...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면, 씁쓸하다. 그래도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 그 중 한 명을.






2005/03/10

대한스키지도자연맹 스키 준지도자(Level 2) 자격증 획득


스키강사 2년차..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생활도 끝났다.
12월 10일부터 3월 7일까지..
작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1년차땐 나이도 제일 어리고, 경력도 없고,
부딪혀야 했다.
내 몸을 던져서 터특해야만 했다.
체육과, 사체과 사람들에 섞여
눈치보는 법을 배우고,
일찍 일어나고 일찍 출근하고 청소하는것을 배우고,
후배로서, 아랫사람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올해는,, 2년차에,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부딪혀서 터득할 줄만 알았지,
후배들에게 그걸 가르쳐주진 못했다.
오히려 내 스키욕심만 가득가득 채웠다.
전체적으로 많아진 단체강습과,
90명에 가까운 강사들..
예전엔 사랑과 아낌이 있었지만,
올해는 무관심과, 시기, 질투가 있었다.
이래저래 힘든 시즌이었다.
그리고, 준 지도자 시험..
일명 '쭌'.

대한스키지도자연맹에서 주관하는
우리나라 스키 지도자 인증 시험이다...
처음엔 도전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다.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았고 실력도 부족했다.
같이 하려는 2년차들도 6명정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다른 동기들은 하나둘 포기했고, 결국 3명만 남았다.
난.. 되든 안되든 도전해보겠노라고 끝까지 남았다.
더이상 중도포기하긴 싫었다.
나도 끝까지 도전해서 하나 이루고 싶었다.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생활했던 나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고..후회도 있었고.

3월 3일. 용평으로 향했다.
같이 시험보는 강사들과 함께..
콘도에 방을 잡고, 도와주러 온 선배들 차로 콘도와 스키장을 오갔다.
다른 사람들은 미리 시즌권을 산 모양이었다.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은 4명정도.
할 수 없이 리프트권을 샀다.
3월 5일.. 숏턴과 슈템턴.
그날은 리프트권을 끊지 않았다.
걸렸다..
리프트권때문에 정상에서 베이스까지 갔다 와야 했다.
시간이 충분하리라 예상했지만..보기좋게 빗나가고
숏턴에서 지연출발로 감점을 당했다.
"말렸다....젠장"
가장 자신없었던 종목인데다가 지연출발까지..
맥이 확 풀려버렸다.
'그래... 경험한다고 생각하자.'
3월 6일.. 보겐과 롱턴.
롱턴은 잘했다.
보겐은... 못했다.
그날까지의 평균은 79.25
3월 7일 마지막 한종목 종합활강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79.25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점수였다.
81, 80, 80점을 받고, 뱃지테스트 가산점을 포함하면 80점평균으로 합격하는 상황.
결코 쉬운게 아니었다...
기적을 바라진 않았다.
그냥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다른 형들도...
7일. 종합활강.
시험치기전에 몇번 연습을 했지만, 전혀 되지 않았다.
시험 번호가 가까웠던 형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부드럽게.부드럽게.'..
내 순서가 가까워오고.
같이 일했던 누나가 챙겨준 초콜릿을 먹으며 긴장을 풀고...
"BIB 넘버 295번 출발!"
....
내려와서 전광판을 보는 순간...
81 81 81 80 80.
최고점과 최저점을 빼면
81 81 80
합격..
대한스키지도자연맹 주관
스키 준 지도원 자격검정 통과.
아...............
기적이었다.
가장 가능성 적었던 내가 마지막날 역전으로.
준지도자가 되었다.

그렇게..시험은 끝나고.
우린 강촌으로 돌아와 팬션에서 회식을 하고.
난 학교에 들렀다 지금 집에 와있다.
많은 것을 느꼈다.
2004-2005 시즌 스키강사..를 하며.
소중한 사람들, 나에 대한 만족, 자신감...
스키에 대한 애정.
난,,, 강촌리조트 스키학교 2년차고,
대한스키지도자연맹 LEVEL2 준지도자다.

2005/03/01

2004~2005시즌, 강촌스키학교 스키강사 시절, 수첩 정리

Pflug 자세 - 1. 속도조절, 2. 방향전환
· 상체고정(강습시 오바하기)
· Angulation
· 짤랑짤랑 으쓱으쓱
· 적절한 피봇팅

1/13 (화)
· 리듬감..특히 up
· Bogen down시 산쪽무릎 터지지 않기, 과장된 up, down.
· carving - wild

1/14(수)
· edge

1/15(목)
· accident-_-

1/17(토)
· 야간 - 모데라토 엠티

1/18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But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1/19(월)
· 뒤로 주저앉지 말고, 정강이 누르며 앞으로 꾹!!
· 스키는 움직이는 운동이다. '전경 업!"

1/20(화)
· up check down
· 외향경 잊지말자
· 팔 내려간다

1/21(수)
· 왼쪽 턴 시 무릎 붙지 말자(왼발 out edge)
· 무릎 살짝 넣고 꾸우우욱..
· 왼쪽 턴 시 오른발에 모든 체중을.
· 왼발에 체중을 남기지 말자. + 적절한 외향경 주기
· 팔 자세 편안히 but 다운시 내려 가지 않게 + 산쪽 팔 열지 말자
· 생각하며 타라고!

1/23(금)
· 왼쪽 턴 신경쓰자
· carving때 전후차 줄이자 -> 골반

1/27(화)
· 전후차 극복
· wild stance -> 경사에 따라.

1/28(수)
· 스키는 한발로

1/29(목)
· wild stance
· edge로만
· 상체, 골반 닫기

1/30(금)
· 산쪽 발목 뒤틀기
· 기울기로 타지 말자
· 열 번 스피드를 느끼는 것 보다 한 번 제대로 생각하며 타자

2/1(일)
· Ski stolen..

2/4(수)
· Wild stance
· 골반 닫기(산쪽 발 앞으로) -> out edge 저절로
· 어깨 무너지지 않기 ->계곡스키 체중
· up - 시선, 어깨, 골반, 방향전환

양데몬 특강
· 폴 - 새끼손가락, 편안히
· 몸통 - 너무 신경쓰지 말고. 앉았다 일어서서.
· 손 - 배꼽정도
· 팔 - 넓게(안정적). rotation 방지
· 초보에겐 쉬운 설명
· 꼭 탑밴드에 주먹하나일 필욘 없다. 두세개도 괜찮다.
· 완경사에선 많이 움직일 필요 없음
보겐 응용동작
· 비행기, 폴 평행잡기(손바닥이 위로), 무릎잡기, 계곡으로 두 손 뻗기
상체포지션 - 따로하지 말고 업다운 하면 저절로 된다.
체중분배, up 뒤꿈치들기
원리설명 - 이해 - 실기 - 자세교정
뒤에서 따라가면서 말하지 말고 앞에서 보여주면서 보여주자.
딛고 일어서기 x . 방향바꾸기
Basic parallel(외향, 스키딩, 상하업다운)
Parallel(스키 같은 방향, 스키딩x, 좌우운동(업다운x))
Carving(내측주도)
->어깨, 골받 같이 - 폴을 골반에. 스키와 함께.
골반을 돌리기->바깥발을 앞으로(계곡쪽)

선대몬 특강
Carving - 산쪽 스키 들지 말고 함께.
허리 펴고 역기 들듯이.
힘을 가장 많이 받게.
무릎 옆으로만 넘기려 하지 말고 같이 앞으로.

Pflug Bogen
up-down bogen - 무릎 각에 신경써서. pivoting ! 업다운 확실히
Carving Bogen - 업다운x, 좌우운동

short turn
발목뒤틀기
와일드스탠스 연습
양손 폴체깅
탑밴드부터 파고들기

카빙
산쪽발 발목 비틀기
골반 짜지지 않기
상체(어깨선) 좌, 우가 아니라 11시, 1시 방향
기울기로 타지 말자
어깨, 골반, 무릎 평행
cross over - 시선, 어깨, 골반 함께 방향전환

발앞꿈치 - 초반
중간 - 중반
뒤꿈치 - 후반
->smooth하게. 양발 모두.

항상 뒤꿈치 들고(느낌), 발목 비틀면서.

리듬차이. 턴??에 따라서 발바닥(발목) 기울기, 하중 틀림.

팔은 넓게(좁으면 과도한 로테이션처럼 보인다)
관절을 펴주는 하중
넓은 스텐스 - 좁은 스텐스보다 더 큰 체중이동 가능

시선 - 어깨라인 - 골반 - 무릎 - 발목 - 스키
up할때 방향전환

외향경을 바탕으로 내향성이 있는 것. 단 rotation x ->팔을 넓게.

power line- 허리를 펴고 가슴을 내민듯한

관절을 구부리는 하중 - 스키딩
관절을 펴주는 하중 - 카빙

up - 시선, 어깨, 골반, 다음턴 준비 -> 다운 시 시작부분의 빠른 edge change 주도

스키가 돌아오는 느낌.턴의 시작과 끝이 없다. 팔은 넓게.
발바닥, 발목, 골반.골반..
팔!
상체는 고요하되 업, 좌우만이 아니라.
업을 해야지.
내측주도
안쪽 발목 뒤틀리는 느낌
탑을 꾹 눌러주면 펑 돌아오는 느낌
스키를 이용하세요

안쪽, 바깥쪽 무릎 모두 턴의 안쪽 방향으로.
up에서 안쪽 스키테일을 들면서 상체를 계곡쪽으로

카빙보겐
바깥다리 펴지게
상체는 안쪽다뤼 위(체중)
not rotation just move
뒤로 앉지 말것
enge changing이 아니라 turn을 해야지

보겐
스키딩 - 옆구리. 흘러내려와야지. 프로그 유지. 테일 컨트롤. 몸, 팔 뒤로 빠지지 않게. 고개 x
스키딩&카빙 - 팔 앞으로. 상하 업다운. 탑&테일
카빙 - 바깥다리. 펴지게. 상체는 안쪽. 다리위에 체중. 뒤로 앉지 마. 상체는 돌리지 말고 이동(계곡쪽). 탑. 뒤로 앉지 말고 앞으로

보내.

숏턴
정확한 상체포지션&리듬&폴체킹
리듬 더 빠르게
턴 호를 크게. 무릎 때고
피보팅
더 리듬 빠르게
자신의 스탠스를
턴호를 크게
발목. + 카빙요소
후경x

롱턴
일정한 호
넓은 팔, 와일드 스탠스
선행동작 부드럽고 과감하게
넓은 팔, 와일드 스탠스
확실한 아웃엣지 처리
넓은 팔!!!
골반 닫기 - 상체와 함께
out edge 처리. wild stanc

슈템
크로스오버 지점에서 준비동작 시작
스키딩 - 다운 - 준비 - 스텝
호를 일정하게
외향
스키는 움직이는 운동.
팔 넓게.
정확한 타이빙
업 하고 한박자 쉬고


턴을 만들지 말고 턴을 그려봐.

스키는 돌리는 게 아니라 타고 가는 것.

나는 남이 해서 따라하는 것 싫다. 마음에서 우러날 때 해라. - 전영국 선생님